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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3년 2개월 동안 일요일 아침마다 귀여운 어린이들의 깜찍한 재치로 즐거움을 주었던 '환상의 짝꿍'이 7월 18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되었습니다. 마지막회에는 특별히 예전에 출연했던 어린이들 중에서 다시 뽑힌 친구들이 마지막 전학생으로 등장했군요. 1년만에 다시 만난 친구도 있었고, 불과 2주만에 다시 만난 친구도 있었지만 모두 반가웠습니다. 특히 1년만에 몰라보게 어른스러워진 친구의 모습은 지나간 세월(?)을 실감하게 해 주었습니다. '환상의 짝꿍'이 처음으로 생겨났을 때 출연했던 어린이들은 이제 4~5학년이 되어 청소년기에 접어들고 있겠군요. 몇 주 전에는 아이들 앞에서 혼전 임신을 자랑하던 젊은 부부 때문에 눈살이 찌푸려지기도 했지만, 기본적으로 '환상의 짝꿍'은 별로 흠잡을 데가 없는 좋은 프로그램이..
원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배우 김혜수가 새로이 'W'의 진행을 맡으면서 화제가 되었기에 궁금증에 시청을 해보았는데, 느낌은 괜찮았습니다. 김혜수라는 배우의 풍부한 경험과 연륜이 프로그램의 이미지와 잘 어울렸으며,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교양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조금은 가볍고 부드럽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느 분야에 진출한 신인이, 자기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를 통해 먼저 얼굴을 알리려는 시도는 좋게 판단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러나 김혜수 정도의 인물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은 얼마든지 인정할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일례로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했던 영화배우 정진영도 교양 프로그램을 매우 성공적으로 이끌었지요. 이미 오래 전에 진행했던 토크쇼 '김혜수..
단역 또는 비중이 높지 않은 역할을 주로 맡았을 경우, 그 배우의 얼굴은 사람들의 뇌리에 조금씩 천천히 각인되어 가지만 좀처럼 이름은 기억되지 못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배우 김정태가 자신의 존재를 알린 것은 영화 '친구'에서였다고 하는데, 저는 개인적으로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인지 유오성과 장동건이 나왔었다는 것과 "고마해라, 마이 묵었다 아이가" 라는 유명한 대사가 엄청나게 패러디 되었던 것 외에는 기억나는 것이 없군요. 그 영화가 좀 제 취향은 아니었어요..^^ '친구'에 김정태가 나왔었다는 사실조차 어제 '해피투게더'에 함께 출연했던 절친(?) 안선영의 증언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김정태가 나이는 많지만 학교에는 안선영의 후배로 입학했었는데,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안될 만큼 귀엽고 순하..
작년까지 유재석은 담당한 프로그램 4개가 모두 최고의 시청률을 거두며 명실공히 그의 전성기임을 증명할 수 있었습니다. M방송사의 '무한도전', '놀러와', K방송사의 '해피투게더', 그리고 S방송사의 '패밀리가 떴다' 까지 (비록 '패떴'은 하반기에 현저한 내리막길로 접어들었지만 그래도 기존의 위용이 남아 있어 여전히 S방송사의 대표 예능이었던...) 유재석의 손길이 닿은 프로그램은 모두 승승장구했으며, 어느 자리에 있을 때나 유재석의 존재감은 최고로 빛났습니다.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유재석은 일요 예능에서 수차례의 고난을 극복하며 견디어야 했습니다. 2007년 4월 '일요일이 좋다-X맨'이 종영한 후 '하자GO', '옛날TV', '기적의 승부사' 등 이어지는 프로그램마다 몇 개월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
이쯤 되면 의도적이라고 밖에 볼 수 없을 듯 합니다. MC몽의 치과 질환으로 인한 병역 면제 논란이 아직 확실하게 진위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하하몽쇼'의 방송이 강행된 것부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설상가상으로 1회의 게스트는 최근 표절 논란으로 데뷔 이후 최대 위기를 맞고 있는 이효리였습니다. 비록 이효리에게 모든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해도 작곡가의 표절을 인정한 시점이 그녀의 앨범 활동이 거의 끝나가는 시점과 맞물렸다는 점 때문에라도 의혹의 시선이 멈추지 않고 있으며, 많은 사람들이 좀 더 자숙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하는 상황인데 그 와중에 이효리는 거침없이 예능에 출연하여 예전처럼 한치도 수그러들지 않는 자신감 100%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예전에는 그녀의 호감도를 높였..
탤런트 최철호가 거리에서 한 여성에게 폭행을 가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7월 8일 새벽 2시경, 술자리에서 벌어진 사건이었습니다. 최철호 측에서는 강하게 부인해 왔지만, 당시의 상황이 고스란히 녹화된 인근의 CCTV가 경찰에 확보되고 그 사건의 보도가 뉴스를 통해 나가게 되자, 결국 잘못을 시인하고 11일 기자회견을 통해 공식 사과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처음에 경찰에서 발표한 내용은 "탤런트 손일권이 주변 취객에게 폭행을 당해 사건이 접수되었으며, 그 술자리에 동석했던 최철호와 여성 김모씨 사이에도 물리적인 마찰이 있었으나, 여성 쪽에서 처벌을 원하지 않아 그 사건은 접수가 되지 않았다." 는 것이었는데, 최철호 측에서는 더할 수 없이 강하게 부인했습니다. "나중에 결과를 보고 확인하면 될 것이며, 법이..
지난 주에 왕종근 아나운서가 출연하여 친구에 대한 언급을 하면서 화제가 되었던 인물이지요. 프로레슬러 이왕표 선수가 '세바퀴'에 전격 출연했습니다. 키 190cm에 몸무게 110kg의 거구로 패널들 중앙에 앉아 계시니 그 옆에서 조형기는 홀쭉한 중학생 같고 조혜련은 초등학생 같더군요. 하지만 그 자리에 있다는 것만으로 존재감이 그토록 묵직한 이유는 단지 체격 때문만은 아닌 듯 했습니다. 수십 년 동안 몸에 속속들이 배어 들어간 스포츠맨쉽이 그냥 모락모락 피어 오르는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월드컵 중계를 보면서 저는 스포츠에 문외한인 만큼 그들의 거칠고도 위험한 플레이에 깜짝깜짝 놀라기가 일쑤였습니다. 사실 저는 스포츠 경기를 거의 안 보거든요. 예전에 저희 가족 중 한 분이 직업상 국내의 특정 농구팀과 약..
그렇게 아파하는 줄을 아무도 몰랐는데 또 한 사람이 허무하게 떠나 버렸다. 제발 그만... 이제 살아남은 너는... 제발 그러지 마라. 간신히 버티고 있던 수많은 가슴들에 쩍쩍 금이 갈테니... 어떻게든 버텨 보려고 애쓰던 귀한 영혼들이 너를 따라 가겠다며 발버둥칠테니... 왠지 너는 이제 편안할 것만 같아서 남아 있는 사람들은 고통스러워도 너는 편안할 것만 같아서 모두 다 버리고, 그냥 모른 척 하고 너를 따라가고 싶어지는 거다. 겉으로는 네가 불쌍하다고 울면서 속으로는 네가 부러워서 우는지도 모른다. 그건 참으로 달콤하면서도 몹쓸 유혹이다. 살얼음이 갈라지는 것처럼 너를 따라가려는 영혼들이 우수수 무너져 내릴테니... 제발 그러지 마라. 지금 살아있는 너는..... 제발 그러지 마라.
이번 주 '1박2일'은 옥천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났습니다. 충북 옥천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은 아니구요, 기차에 자전거를 싣고 옥천까지 가서, 그곳에 마련된 환상적인 자전거 여행 코스를 달리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1박2일'은 마치 우리 삶의 일부가 된 것처럼 편안하고 친근합니다. 그들이 기차에 오르는 순간부터 우리도 함께 기차에 오르고, 그들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옥천의 환상적인 풍경을 접하는 동안 우리도 함께 그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여전히 '1박2일'의 상징인 복불복이 존재하고 각종 게임과 벌칙이 존재하지만, 별다른 재미와 웃음을 창출해내려 억지스럽게 애쓰지 않더라도 그들은 이미 우리 삶 속에 녹아들어서 그 자연스러운 모습만으로도 충분한 행복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뜨거운 열정만이 아니라, 충분히 승리할 수도 있었을 만큼 좋은 경기를 펼쳤으면서도 결과적으로 패배하여 8강전 진출이 좌절된 경기였습니다. 그래서 많이 아쉬웠고, 선수들의 눈물이 빗물과 함께 흘러 넘칠 때는 저도 가슴으로 함께 울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생각해 보니 '한국VS우루과이'전은 그 자체로 감동적인 걸작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양팀 선수들이 거의 완벽한 스포츠맨쉽으로 상대팀 선수들을 배려해주는 자세를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후반전에 몇 차례나 심판의 억울한 판정이 계속되면서 저는 조금씩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결코 우루과이 선수들에게는 뾰족한 시선을 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2002년 월드컵에서 거칠고 더티한 반칙을 일삼는 이탈리아 선수들을 향해 끊임없이 분노를 터뜨리며 경기를 관람하던 기억과는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