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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솔직히 '개인의 취향'이라는 드라마에 특이하고도 신선한 분위기를 선사해 주던 게이 코드가 빠져버리니까 삽시간에 식상해 보였던 것이 사실입니다. 평생 여자로서 사랑받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순수한 사랑만으로 게이인 전진호(이민호)와 결혼까지 하려고 했던 박개인(손예진)의 선택은 감동 그 자체였지만, 전진호가 평범한 남자였다는 것이 밝혀지고 난 후에는 보통의 연인들과 별다를 것 없는 모습으로 돌아가더군요. 당연한 일이지만 식상함에 지친 마음으로는 적잖이 서운하기도 했습니다. 그래도 꾸준히 그 커플에 대한 호감을 유지하게 만드는 것은 완벽에 가까운 순수를 보여주는 여성 캐릭터 박개인의 무공해 사랑이었습니다. 그리고 전진호는 그녀의 특성을 잘 알아보고 마치 어린아이를 다루듯 섬세하고 배려심 가득한 태도로 그녀를 ..
짝사랑 선후배라는 것만이 아니라, 두 사람은 타인을 사랑하는 방식 자체가 참으로 많이 닮았군요. 조금 다른 면이 있다면 박개인(손예진)은 아직 어린애 같은 면이 있어서 상대에게 많이 의지하고 약간 귀찮게 구는 경향이 있다면, 최관장(류승룡)은 완벽한 어른의 성숙한 내면을 지니고 있어서 무엇이든 베풀려고만 한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그들은 닮은꼴의 사랑을 하고 있습니다. 11회 엔딩에서 드디어 전진호(이민호)는 모든 타격을 각오하고 최관장에게 자기의 실체를 털어놓고 맙니다. 사랑이 그를 용감하게 하였군요. 최관장의 반응을 볼 수 있는 기회는 내일로 넘어갔지만, 예고편을 통해 그의 태도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홀로 술을 마시며 "미련한 친구... 속이려고만 들었으면 얼마든지 속아 주었을텐데..
오랫동안 수없이 많은 드라마를 즐겨 왔지만, 이렇게 독특한 커플은 처음입니다. 그런데 저는 감히 이들을 최고(最高)의 커플이라 말하고 싶군요. 물론 이보다 더 애틋하고 절절한 사랑의 이야기도 많이 있었으나, 제가 박개인과 전진호 커플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드라마 '개인의 취향'은 우리에게, 사람과 사람이 사랑하는 여러가지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단순한 남녀간의 사랑이야기가 아닙니다. 등장인물 중 오직 김인희(왕지혜)만이 아직도 사람을 사랑할 줄 모르고 여기저기 민폐를 끼치는 바람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모든 사람이 예쁘기만 하면 그것도 재미없을지 모르지요. 요즈음 보면 한창렬(김지석)도 진정한 사랑을 배워가며 예뻐지고 있는 중입니다. 피도 섞이지 않은 서모(庶母)들을..
손예진을 처음 본 기억은 2001년 드라마 '맛있는 청혼'입니다. 당시로서는 거의 신인급의 젊은 배우들이 주연을 맡아서 매우 신선한 느낌을 주었었지요. 그 중에는 연기 경력을 좀 갖추었던 정준이 남자주인공이었고, 그때만해도 인지도가 높지 않았던 소지섭이 서브남주였습니다. 더구나 여주인공 손예진과 서브여주 소유진은 모두 생소한 얼굴이었습니다. 심지어 놀랍게도 권상우와 지성이 거의 단역에 가까운 역할로 출연했으니, 지금 그들의 명성을 생각해 보면 그야말로 세월이 무상합니다..^^ 손예진의 첫인상은 같은 여자로서 보기에도 최고였습니다. 티없이 맑고 청순하고, 영리한 느낌을 주면서도 부드러운 이미지... 시대를 불문하고 소년들의 로망이던 '긴머리 소녀'의 느낌 그대로였지요. 연초에 '맛있는 청혼'이 괜찮은 성과..
'개인의 취향' 7회에서 일대 센세이션을 일으킨 인물은 담예술관의 최관장(류승룡)이었습니다. 그 기품있는 신사가 느닷없이 전진호(이민호)에게 범상치 않은 호감을 고백하며 자신이 게이라는 사실을 드러냈던 것이지요. 언젠가 포장마차에서 박개인(손예진)이 술에 취해 떠드는 소리를 들었기에, 전진호가 자기와 같은 게이라고 오해를 했고, 그래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 류승룡의 연기력은 과연 찬사를 받을만했습니다. 그는 짧은 분량 속에서도 더할 수 없이 충분하게 자기의 역할을 수행했지요. 너무나 은근하게, 극도로 조심스럽게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놀라움과 충격과 신선함이었습니다. 그런데 다음 순간, 생각지도 않은 감동이 다가와 제 가슴을 울렸습니다. 혼란스러운 마음으로 최관장의 방을 나서던 전진호는 한창렬..
개인적으로 제 취향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놓아버렸던 드라마인데, 우연히 재방송을 힐끗거리다가 덜컥 낚여버린 '개인의 취향' 입니다. 지극히 유치하고 얄팍한 듯 하면서도, 그 안에 적나라한 인간의 본성들을 원색적으로 대비시켜 놓은 구도가 자못 흥미롭더군요. 이민호가 연기하는 전진호라는 캐릭터가 적잖이 매력적이기도 하구요. 감초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정성화와 조은지의 연기가 또한 볼만합니다. 요즈음 드라마는 온전히 미워할 수 있는 악역을 만들어내지 않는 것이 특징인 듯 합니다. 초반에는 그럴 수 없이 뻔뻔한 밉상으로 여겨졌던 김인희(왕지혜)와 한창렬(김지석)이, 6회까지 방송된 지금은 나름대로 가엾고 순수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거든요. 제가 중점적으로 말하고 싶은 것은 김인희의 캐릭터지만, 우선은 한창렬에 대해..
사람의 겉모습이 꾸미기에 따라서 얼마나 달라 보일 수 있는지를, 여배우 손예진은 '개인의 취향' 1회에서 아주 여실히 보여주었습니다. 보는 내내 정말 손예진이 맞나 싶을 정도였어요. 가녀린 청순미의 대명사였던 그녀가 어찌나 구질구질해 보이는지, 아무리 연기라고는 하지만 좀 안스러울 지경이었습니다. 어쨌든 그녀의 연기력은 두말없이 인정해야 할 것 같습니다. 손예진은 어디가고 '박개인'이라는 캐릭터만 남았더군요. 이름도 참... 어울립니다...-_-;; 환하게 개인 날 태어났다고 해서, 평생토록 밝게 개인 인생을 살아가라는 뜻으로 부모가 지어 준 이름이라는데... 해몽을 들어도 왠지 석연찮은 꿈처럼, 저는 '박개인'이라는 이름이 대략난감하게만 느껴지는군요. 박개인이라는 여자는 우선 머리가 좋지 않아서 금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