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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지난 8월 21일자 '다섯 손가락' 포스팅에서 저는 유지호(주지훈)가 사실은 유만세(조민기)의 아들이 아니라, 채영랑(채시라)과 그녀의 첫사랑 김정욱(전노민)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일 거라는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 드라마는 그 무렵 방송되기 시작했는데, 저는 2회까지 보고 나서 그런 예감이 강하게 들었거든요. 순전히 개인적 상상력에 의거하여 풀어낸 내용이었지만 상당히 재미있고 역동적인 발상이다 싶었기에, 추후 드라마의 전개가 저의 예측과 다르게 흘러간다 해도 별 상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일종의 본능적 느낌일 뿐, 어떤 확신을 갖고 주장한 것은 아니었는데... 그 후로 무려 3개월 동안 긴 여정을 달려 온 드라마가 종방을 향해 치닫는 이 때, 저의 초반 예측은 더할 수 없이 정확하게 맞아 떨어지고 말았네..
강렬하고 자극적인 에피소드의 향연, 게다가 빠르고 역동적인 전개는 제법 흥미진진한 시청을 가능하게 하지만, 드라마 '다섯 손가락'의 완성도는 별로 높지 않아 보이네요. 개연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모든 설정이 어딘가 부자연스러워서 일부러 짜맞춘 듯한 느낌이 들고, 무엇보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점은 그 수많은 등장인물 중에 시청자의 마음을 확 사로잡을 만큼 매력적인 인물이 단 한 명도 없다는 것입니다. 진짜 매력적인 캐릭터가 한 두 명쯤 존재하고 스토리의 개연성을 조금만 더 확보했다면, 김순옥 작가의 드라마가 늘 그렇듯이, 막장이라는 비판은 피할 수 없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높은 인기를 얻었을텐데 말이죠. 피아노라는 중심 소재가 꽤나 신선하고 매혹적이어서 기대를 걸어 보았지만, 7회까지 시청한 현재의 ..
새로 시작된 드라마 '다섯 손가락'에서 저는 유만세(조민기) 회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이 모든 비극과 복잡한 이야기는 바로 그의 비뚤어진 사랑에서 비롯되었거든요. 그는 한 여자 채영랑(채시라)을 사랑했지만 그녀의 진실한 사랑을 얻지 못했고, 재벌회장으로서 모든 것을 가진 듯하지만 가장 원하는 것을 갖지 못한 불만은 점차 그의 인생을 파멸로 이끌었습니다. 사랑은 집착으로 변해갔고, 집착은 그 자신만이 아니라 사랑하는 사람들을 모두 불행하게 만들었죠.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유만세의 아들 유지호(주지훈, 아역 강이석)입니다. 누구를 닮았는지 몰라도 그는 천부적인 음악적 재능을 타고났죠. 교육이라고는 받은 적도 없건만, 그가 타고난 재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대단합니다. 아무렇게나 섞어서 눌러대는 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