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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많은 사람이 열광하는 드라마 '시크릿 가든'이지만, 아무래도 저와는 코드가 잘 맞지 않는 듯합니다. 저도 그 열광에 동참하고 싶은데 그렇지 못해서 소외감을 느꼈거든요. 그러다가 지난 주 11회에서 싸가지 김주원(현빈)이 스스로 인어왕자가 될 것을 자청하며, 대놓고 길라임(하지원)에게 매달리는 모습을 보고는 "이거다!" 싶었습니다. 무조건 그녀를 자기 마음대로 휘두르려는 것이 아니라, 겸허한 마음으로 자기가 그녀에게 맞춰 변화되려는 결심이라고 판단했거든요. 드디어 저도 남들과 같이 '주원앓이'의 감미로움을 이제부터 체험할 수 있겠다 싶어서 기분이 좋았습니다. 하지만 더 크게 실망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13회에서는 제 눈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충격적인 장면이 등장했습니다. 이른바 '노출 ..
참 오래 걸렸습니다. 총 20부작 드라마의 절반을 훌쩍 넘어, 무려 11회의 엔딩 장면에 가서야 제가 드디어 이 드라마의 히어로 김주원(현빈)에게 마음을 열 수 있었군요. 그렇다고 남들처럼 현빈앓이에 동참하게 된 수준은 아니지만, 이제껏 대책없는 녀석이라고만 생각했던 김주원이 심상찮은 변화의 조짐을 보이면서 제 마음을 울컥하게 만들었거든요. 그런데 이상하게 가슴이 아파 옵니다. 어쩌면 그 동안 김주원에게 빠지지 않으려고 일부러 마음을 더 닫고 있었던 것 같기도 하군요. 그는 너무 매력적인 남자인데다 모성애를 자극하는 소년처럼 외로운 자아를 지녔습니다. 못된 성질도 못된 말버릇도, 차분히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이해 못할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저는 일부러 김주원에게 몰입하지 않으려 하며, 철저히 여주..
'시크릿 가든'의 두 남자, 김주원(현빈)과 오스카(윤상현)에게는 아주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김주원은 속속들이 자신만만한 사람이지요. 자신이 엄청난 재력과 더불어 스마트한 두뇌와 신이 내린 외모까지 겸비한, 완벽한 남자라는 사실을 그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누구의 앞에서든 겸손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습니다. 영혼이 체인지되었을 때, 툭하면 '죄송합니다'를 연발하는 길라임(하지원)을 보고 "내 머리를 어디다 숙여!" 라며 구박했던 것은 그야말로 김주원다운 행동이었지요. 그의 본질적인 자신만만함은 예상치 못한 일생의 위기 앞에서도 수그러들지 않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진 재벌 3세 백화점 사장에서 갑자기 아무것도 가진 것 없는 가난한 스턴트우먼의 삶으로 전락했는데도, 걱정하거나 슬퍼하거..
드디어 김주원(현빈)과 길라임(하지원)의 영혼이 뒤바뀌게 된 '시크릿 가든' 5회는 참으로 흥미진진했습니다. 거의 대부분의 여성들이 '현빈앓이'에 동참하고 있을 때, 그에 몰입하지 못한 저는 속으로 혼자 외로워하며 오스카(윤상현)의 줄어든 분량만을 안타까워하고 있었는데, 이제 주인공들이 일생일대의 대혼란과 변화의 시기를 겪으면서 스토리가 급물살을 타게 되니 얼마나 반가운지 모릅니다. 이제부터는 그야말로 요절복통할 로맨틱 코미디를 시청하며 한 주의 피로를 말끔히 털어버릴 수 있을 듯해요. '시크릿 가든' 5회가 특별히 제 마음에 쏙 들었던 이유는 건조한 현실과 낭만적 동화가 절묘하게 결합된 그 '신비가든'에서의 에피소드 때문이었지만, 그 이야기는 살짝 뒤로 미루고 제가 원래 좋아했던 오스카 이야기를 먼저 ..
현재 4회까지 방송된 '시크릿 가든'의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어느덧 '현빈앓이'가 시작되는 양상을 봅니다. 차갑고 까칠한 도시 남자의 전형이지만 의외로 내면에 뜨거운 사랑을 지닌 김주원(현빈)이라는 남자가, 아주 다른 세계에서 살고 있는 길라임(하지원)이라는 여자를 만나 사랑하게 되면서 차츰 변화해 가는 모습이 많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모양이에요. 그런데 아쉽게도 저는 김주원의 캐릭터에 별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저는 지금까지 김은숙 작가가 그려왔던 남자 주인공에게 언제나 그랬던 것 같아요. '파리의 연인'의 박신양을 비롯해 김은숙 작가의 남주인공은 거의 비슷한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겉으로는 마초적이고 무뚝뚝하고 사랑의 감정을 섬세하게 표현할 줄 모르지만, 속마음은 뜨겁..
'인생은 아름다워' 후속으로 방송된 '시크릿 가든' 첫방송에서 가장 인상적으로 존재감을 어필한 사람은 누구였을까요? 까칠한 백화점 사장 역의 현빈과 터프한 스턴트우먼 역의 하지원도 나름 강렬하게 등장하긴 했으나, 한류스타인 가수 '오스카'와 혼연일체가 된 윤상현의 존재감에는 미치지 못하였습니다. 오스카의 콘서트 무대는 드라마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기에는 너무도 완벽한 가수의 무대였으며, 윤상현의 소름끼치는 가창력과 무대 매너 또한 탤런트가 연기를 위해 연습한 거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진짜 가수 같았습니다. 노래 역시 윤상현의 '오스카'를 위해 새로 만들어진 것인 듯 처음 들어보는 곡이었는데, 굳이 비유하자면 신승훈 급의 중견 한류스타가 콘서트장에서 신곡을 발표하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한동안 넋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