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스타와 이슈 (79)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혹시라도 조민기의 죽음에 죄책감을 느끼는 피해자가 있다면, 그럴 필요 없다는 말을 해주고 싶다.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나는 이렇게 말할 것이다. "그의 죽음은 당신의 책임이 아니다. 그의 죽음은 그가 저지른 죄에서 비롯된 결과이며, 또한 그가 스스로 선택한 길일 뿐이다. 혹시라도 어떤 몰지각한 자가 있어 그의 죽음을 이유로 당신을 비난한다 해도 전혀 아랑곳할 필요가 없다." 세상 모든 범죄의 피해자들이 혹시라도 가해자가 자살할까 두려워하며 입을 다물어야 한단 말인가? 죄는 밝혀져야 한다. 그 결과가 설령 죽음일지라도, 혹은 그보다 더한 것일지라도. 그는 끝내 뉘우침도 진실한 사과도 없이, 도망치는 길을 선택했다. (유서가 되어버린 손편지 내용 중에 "지난 7년 고되고 어려운 배우..
현재 대한민국에서는 사회 권력자들의 성추행을 고발하는 미투(me too) 운동이 들불처럼 확산되고 있다. 현직 검찰 내부의 성추행을 과감한 방식으로 세상에 드러낸 서지현 검사의 폭로는 이 운동의 도화선이 되었다. 그 동안 권력의 이름으로 자행되어 왔던 수많은 성추행과 성폭력들이, 피해 여성들의 용기에 힘입어 잇달아 세상에 폭로되기 시작한 것이다. 미투(me too) 운동으로 고발당한 가해자들은 모두 막강한 명성과 권력을 지닌 사회 저명인사들이다. 정치, 문화, 연예계는 물론 종교계까지도, 그 어느 곳에도 성역은 없었다. 권력의 이름으로, 절제 못한 욕망을 핑계로, 약자들을 짓밟고 죄책감조차 없이 살아온 범죄자들은 어느 곳에나 존재하고 있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서지현 검사에게 가해자로 지목된 안태근..
나 역시 동물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알레르기 때문에 반려견이나 반려묘를 키우지는 못하지만 늘 부러워하며 로망처럼 여겨 온 사람으로서, 사랑하는 반려견이 이웃을 물어서 죽게 만들었을 때 그 충격이 얼마나 클지는 상상만으로도 가슴이 서늘하다. 하지만 그렇게 심각하고 끔찍한 사고가 발생했다면 살아남은 사람들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정당한 수습을 해야 한다. 단순히 '사과'하고 '용서'하면 끝나는 문제가 아니란 말이다. 사.람.이. 죽.었.다. 이것은 엄연한 과실치사다. 제대로 법적인 절차를 밟아 대중이 수긍할 수 있는 처벌을 받고 그 결과를 세상에 널리 공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사람을 한 번 사람을 물어 상처를 입힌 개는 '내가 사람을 물어 제압했다' 는 인식을 갖게 되어, 차후로도 ..
우리 한국인들의 입장에서 볼 때 일본인들의 혐한(嫌韓) 감정이란 도통 이해하기 힘든 것이지만, 아무튼 요즘 일본에는 혐한 분위기가 매우 고조되어 있다고 한다. 오사카에서는 그 유명한 '와사비 테러' 사건이 있었고, 최근에는 야스쿠니 폭발 사건의 유력 용의자가 한국인임이 밝혀지면서 더욱 불붙었다고도 한다. 그런데 역사적 정치적으로 아직 풀리지 않은 앙금들이 쌓여 있기는 하지만, 그로 인해 두 나라 국민들이 감정적으로까지 서로를 미워하게 된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1일 유튜브에 2분 30초 분량의 동영상이 공개되었다. 시내 거리에서 반한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곱게 한복을 차려입은 한 여성이 두 눈을 가린 채 프리허그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었다. 그 여성의 발치에는 일본어..
'우리 집엔 아무것도 없어'라는 책이 일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제2권까지 발행되고 드라마로까지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내가 즐겨 찾는 한 블로거님의 포스팅을 통하여 알게 된 책이다. 그 여성 블로거님은 이 책에 매우 큰 감명(?)을 받고, 벌써 몇 개월 동안이나 열심히 집안의 물건들을 구분하고 정리하고 버리면서 공간을 확보하는 중이라고 하셨다. 나도 불쑥 호기심이 생겼다. '아무것도 없어'라는 제목에 걸맞을 만큼 휑하니 비어 있는 거실 풍경이 담겨진 사진을 보고는 더욱 궁금해졌다. 무엇보다 그 발상 자체가 이제껏 한 번도 본 적 없는 새로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보통 자기 생활 공간을 사진 찍어 올리는 사람들은 '그 곳에 있는 무언가'를 자랑하게 마련이다. 비싸고 멋진 장식장, 예쁘..
최근 배우뿐만 아니라 감독으로서도 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조재현의 영화 '나홀로 휴가'가 개봉되었다. 이 영화의 개봉을 앞두고 조재현은 출연 배우들을 이끌고 각종 예능에 출연하는 등 홍보에 심혈을 기울였던 것이다. 평소 호감을 갖고 있는 배우였기에 나 역시 그 영화에 적잖은 관심이 있었는데, 우연처럼 조재현의 인터뷰 기사 하나를 읽은 후에는 모든 마음이 달라졌다. 이런 생각을 품고 있는 사람인 줄도 모르고 그 동안 좋아해 왔다는 사실이 통한스러울 뿐이다. 뭐 팬이라고 할만큼 열정적인 것은 아니었지만, 그의 섬세하고도 묵직한 연기를 보면서 탄복하고 존경까지 해 왔던 세월이 어언 몇(십) 년이던가? (해당 인터뷰 기사 링크) 이후로는 인터뷰 내용을 한 단락씩 인용하면서 그에 관한 내 생각을 말해 보도록 하겠다..
가수 임창정이 18세 연하의 일반인(?) 여성과 목하 열애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 2013년 이혼한 임창정은 엄연한(!!!) 싱글이기 때문에 그가 연애를 한다고 해서 문제될 이유는 없다. 해당 기사의 댓글을 보면 대중들도 거의 대부분 축하한다든가 응원한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열애 상대인 여성은 임창정의 뮤직비디오에도 얼굴을 비추었다는데, 기사에 올라온 사진을 보니 정말 대단한 미인이었다. 앞서 '일반인'이라고 표현하면서 물음표를 붙였던 이유는, 외모부터 여배우 수준인데다가 최정상 가수의 뮤비에 출연하며 폭넓은 대중에게 얼굴이 알려진 그녀를 과연 일반인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기 때문이다. 이혼도 연애도 어차피 그들의 이야기일 뿐이라 그냥 그런가보다 하는데, 문득 떠오르는 기억이 있었다. 2013..
리우 올림픽의 여자 양궁 금메달리스트인 기보배 선수를 향해 연예인 최여진의 모친인 정모씨가 SNS로 욕설을 하여 파문이 일고 있다. 수년 전 기보배 선수의 아버지가 인터뷰를 하면서 "딸에겐 보신탕이 잘 맞는 것 같다. 보신탕을 먹으면 성적이 잘 나온다."고 말했던 것을 빌미삼아 "국가대표가 한국의 이미지를 실추시켰다." 고 주장하며 욕설을 퍼부은 것이다. 해당 SNS에는 원색적인 욕 단어가 수차례 등장할 뿐 아니라 "잘 맞으면 네 부모도 처먹어라"는 식의 패륜적 표현까지 사용하고 있어 매우 충격적이다. 무엇보다 이해할 수 없는 것은 기보배 선수의 아버지가 그 인터뷰를 한 것이 2010년인데 느닷없이 지금에 와서, 그것도 리우 올림픽 기간에 딱 맞추어 무려 6년 전의 인터뷰 내용을 물고 늘어지며 공공연한 ..
젊은 연예인들 중 누군가가 불시에 죽음을 맞이하면, 나는 그가 생전에 출연했던 작품들을 다시 찾아보며 회상에 잠기곤 한다. 한창 살아야 할 젊은 나이에, 그리고 평범한 사람들보다 훨씬 더 우월한 외모와 특출한 끼와 재능을 지녔으면서, 반짝반짝 빛나는 그 모습을 좀 더 오래 보여주지 못하고 일찍 떠나가야 했던 운명이 안타까워서인 것 같다. 특히 최근 세상을 떠난 배우 김성민은 각종 인기 드라마와 예능을 통해 대중에게 매우 친숙한 연예인이었고, 개인적으로도 많은 관심을 가졌던 인물이라 더욱 아쉬움이 컸다. 그래도 장기 기증을 통해 무려 5명에게 새로운 인생을 선물하고 떠날 수 있었다는 사실 하나만은 적잖은 위로가 되어 주었다. 나는 그리운 마음에 그가 출연했던 드라마와 예능 몇 편을 다시 시청했다. 드라마 ..
최근 대학병원의 산부인과에서 있었던 일이다. 동네 산부인과에서 검진을 받던 산모 A씨는 아기가 저체중으로 태어날 위험이 있으니 큰 병원으로 옮기라는 권유를 받고 근처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일부러 여자 산부인과 전문의를 찾아서 진료받던 A씨는 대학병원 역시 일부러 산부인과 여교수가 있는 병원을 선택했다. 그런데 진통 중 예상치 못한 남자 의사가 내진을 해서 불편함을 느꼈던 A씨는 결국 제왕절개 수술이 불가피하게 되자 "혹시 수술실에 남자 의사가 들어오는지"를 미리 확인했고, 병원측으로부터 "오늘 수술실에 들어오는 남자 의사는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 그러나 정작 수술실에는 남자 의대생 2명이 제왕절개 수술 참관차 들어와 A씨 옆에 계속 서 있었다. (관련 기사 링크)하반신 마취를 한 채로 남학생들과 눈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