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종영 드라마 분류/하이킥3-짧은다리의역습 (74)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나날이 더해가는 설렘과 불안함에 가슴 졸이며 기다렸던 것에 비해서는 어처구니 없을 만큼 허무하고 김새는 결말이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 하나 확실하게 결정된 것 없이 엉거주춤하게 멈춘 상태에서 열린 결말로 처리해 버리다니... 한 번도 상상해 본 적 없는 엔딩이니까 이것도 나름대로 역습이라 해야 할까요? 아니...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안내상의 새로운 사업 '안스월드'는 야심찬 첫발을 내딛었지만 아직 성공 여부는 불투명합니다. 박하선이 미국에서 돌아옴으로써 서지석-박하선 커플의 앞날에는 강력한 청신호가 켜졌지만, "미안해요, 너무 늦어서..." 라는 박하선의 마지막 대사 뒤에 또 어떤 말이 이어졌을지 모르기 때문에 해피엔딩을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가능성은 아주 희박하지만 어쩌면 이별 통보였을지도 ..
어차피 몇 시간 후면 알게 될 일인데, 굳이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기왕지사 해 오던 일이니 끝까지 굳세게 삽질(or 헛발질)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다는 생각에 또 짧은 글을 끄적대기 시작합니다. '하이킥3' 122회를 본 사람들은 모두가 서지석-박하선 커플의 이별을 믿고 있을까요? 여전히 고개를 가로저으며 그럴 리 없다고 생각한 사람은 저 혼자뿐이었을까요? 지석-하선이 공항에서 보여준 애끓는 이별은 '거침없이 하이킥'의 최민용-서민정 커플의 이별과 무척이나 닮아 있었습니다. 두 사람의 표정부터 분위기까지 너무 똑같으니, 마치 배우만 바꿔서 재연드라마를 찍은 것 같은 느낌마저 들더군요. 그렇다면 민용-민정이 이별했던 것처럼 지석-하선도 이별하는 게 정말 맞는 걸까요? 하지만 ..
부제 : 윤계상의 고백과 김지원의 눈물, 가슴 미어지는 엇갈림의 시간들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인생처럼, '하이킥3'의 결말도 아직은 알 수가 없습니다. 미국에 계신 박하선 어머니의 상태가 갑자기 안 좋아짐으로써, 윤지석-박하선 커플의 미래도 장담할 수는 없게 되었군요. 당장 미국으로 들어왔으면 좋겠다는 아버지의 전화는 상태가 심상치 않음을 느끼게 했는데, 그렇다고 지하커플에게 위기가 닥쳤다고 단정짓기도 어렵습니다. 박하선의 부모님이 굳이 반대하실 만큼 윤지석이라는 인물에게 큰 결함이 있는 게 아닌 이상, 오히려 어머니의 건강 악화는 두 사람의 결혼을 바짝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그렇더군요. 결국 이적의 아내는 반전없이 백진희로 확정되었습니다. 그녀는 이적과 얽히는 에피소드..
지나치다 싶을 만큼 순조로운 진행이 오히려 불안감을 가중시키는 현재, '하이킥3'는 마지막 3회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원래 마지막회가 될 뻔했던 120회의 내용 또한 순조로운 진행에서 벗어남이 없더군요. 강승윤과 안수정의 러브라인은 승윤의 생일을 맞이하여 큰 보폭으로 한 걸음 전진하였고, 백진희는 그토록 원하던 광고회사에 합격하여 정든 보건소와 박하선네 집을 떠났습니다. 현재까지 '짧은 다리의 역습'이라는 제목에 가장 걸맞는 행보를 보여주는 인물은 바로 백진희가 되겠군요. 드디어 경제적인 독립을 시작했을 뿐 아니라, 정신적으로도 누군가에게 얽매이지 않고 지극히 자유로우며 자율적인 마음가짐을 갖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충분히 사람을 오해하게 만들 법한 윤계상의 오버스런 친절 행각은 오늘도 계속되었습니다. ..
오랜만입니다. 이러다가는 훌쩍 건너뛰고 마지막회 리뷰나 쓰게 되지 않을까 했는데 좀 일찍 돌아왔습니다. 몇 분이라도 반겨 주신다면 다행이겠네요..^^ 종방이 다가올수록 우리는 점점 지쳐서 받아먹을 힘도 없는데, 스텐레스김이 던지는 떡밥은 점점 커져만 가니, 그걸 일일이 쫓아다니다가는 꽥~ 맞아 죽을지도 몰라요. 저는 이제 아무리 탐스러운 떡밥이 던져져도 일단 슥~ 피하고 볼 생각입니다. 김병욱은 116회의 엔딩에 "삶은 참 불가측하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것도 예측할 수가 없다..." 라는 이적의 의미심장한 나레이션을 삽입함으로써 모든 애청자를 공포의 도가니에 몰아넣었지만, 저는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제 눈에는 떡밥 티가 너무 심하게 났거든요. 며칠 후면 다시 만나게 될 윤지석(서지석..
전작들에 비해 큰 이슈를 불러일으키지 못했음에도 '하이킥3'의 연장이 결정되었습니다. 비록 3회에 불과하지만, 최소한 방송국 내에서 버린 자식 취급을 받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은 증명된 셈이라, 나름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좋을까요? 웬만하면 최선을 다해서 변호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건만, 도저히 그럴 수가 없습니다. 연장의 이유는 못다한 이야기가 많아서라던데, 현재의 진행을 보면 연장은 커녕 조기 종영을 해도 모자랄 판입니다. 이야기가 완전히 바닥나서 억지로 무의미한 에피소드를 짜내고 있는 느낌이에요. 방패가 되어주진 못할망정 직접 나서서 돌을 던지고 싶지는 않았기에 며칠간이나 리뷰를 쉬었습니다. 하지만 뜬금없이 강승윤의 시나리오라는 명목으로 주된 내용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막장드라마 한 편을..
앞으로 김병욱 시트콤을 감상할 때는 매회마다 리뷰를 올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중입니다. 매번 리뷰를 쓰다 보니 개인적으로 두 가지 부작용이 있군요. 첫째는 너무 '하이킥'에만 빠져들어서 다른 글을 쓰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는 것이고, 둘째는 갈수록 스텐레스김의 손바닥 위에서 농락당하는 느낌이 든다는 것입니다..;; 떡밥은 점점 더 많아지는데, 그의 어장에 노는 물고기로서 받아먹지 않기에는 떡밥들이 너무나 크고 먹음직해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떡밥이라도 애써 던져주는데 매몰차게 외면하자니 좀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허구헌날 판단과 예측이 바뀌며 횡설수설하게 되는군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원래 고집이 상당히 세고 초지일관하는 편인데, 이러면서 스타일도 무너지고 자존심도 구겨집니다...
박지선, 이제 보니 생각보다 참 속깊고 괜찮은 여자였군요. 툭하면 햇빛 알러지 등을 핑계삼아 자기 일을 박하선에게 떠넘기던 얌체에다가, 남의 입장을 배려하지 않고 윤지석(서지석)을 자기가 찼다면서 SNS로 동네방네 떠들어대는 무매너에다가, 자조적인 듯하면서 은근히 오버하는 도끼병 환자에다가... 그 동안 박지선 캐릭터는 별로 좋아 보였던 적이 없는데, 갑자기 너무 어른스럽고 배려심 있는 사람으로 변하니까 좀 이상하긴 하네요. 어쩌면 일관성 없는 캐릭터 연출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109회에서의 박지선은 확실히 멋있었습니다. 특히 유치하게 다투고 있는 윤지석과 박하선을 붙잡아 놓고 학생들 가르치듯 훈계하면서 시원스레 화해시키던 장면에서의 카리스마는 정말 짱이었네요. "됐네, 이제 화해한 거지? 둘이 듀엣..
최근 드라마와 예능을 통틀어 제 마음을 확 사로잡는 프로그램이 없어서 좀 허전했는데, 고맙게도 오래 전에 종영된 '순풍 산부인과'를 다시 볼 수 있는 경로를 발견했습니다. 무려 13년 전의 작품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지금 보아도 여전히 세련된 웃음과 재미를 주는군요. 무려 340회나 되는 대장정 속에 등장인물들의 교체도 많았고 중간의 흔들림도 있었지만, 이쯤되면 가히 명작이라 일컬어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는 김병욱 시트콤 매니아로서 언젠가부터 고작 120부 정도로 너무 짧아져 버린 분량이 새삼 아쉬워지더군요. '순풍 산부인과'를 보면서 때로는 감개무량했고, 때로는 신기했고, 때로는 서글펐습니다. 쌍절곤을 돌리는 수간호사 김정희와 우락부락한 얼굴에 소심한 성격을 지닌 남자 간호사 표인봉은 처음..
"저도 아저씨를 따라서 르완다에 가고 싶어요!" 언젠가는 김지원의 입에서 그 말이 꼭 나오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장면에서 제가 아무런 감흥을 느끼지 못할 거라고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습니다. 사실은 오랫동안 설레면서 기다려 왔던 장면이었습니다.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표정과 목소리로 그 말을 할지가 늘 궁금했지요. 아직 신인에 불과한 김지원의 연기력에 큰 기대를 걸었던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김병욱이 선택한 여주인공이니까, 연기자가 좀 부족하더라도 정성껏 이리저리 고치고 다듬어서 최고의 모습으로 만들어 주리라 믿었습니다. 그런데 이건 도대체 무슨......;; 지난 번 놀이공원 에피소드 이후로 급격히 망가져 가고 있는 김지원의 캐릭터 때문에 좀 불안하긴 했지만 설마 이 정도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