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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3' 정말 해피엔딩의 역습일까?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하이킥3-짧은다리의역습

'하이킥3' 정말 해피엔딩의 역습일까?

빛무리~ 2012. 3. 22. 0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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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입니다. 이러다가는 훌쩍 건너뛰고 마지막회 리뷰나 쓰게 되지 않을까 했는데 좀 일찍 돌아왔습니다. 몇 분이라도 반겨 주신다면 다행이겠네요..^^ 종방이 다가올수록 우리는 점점 지쳐서 받아먹을 힘도 없는데, 스텐레스김이 던지는 떡밥은 점점 커져만 가니, 그걸 일일이 쫓아다니다가는 꽥~ 맞아 죽을지도 몰라요. 저는 이제 아무리 탐스러운 떡밥이 던져져도 일단 슥~ 피하고 볼 생각입니다. 김병욱은 116회의 엔딩에 "삶은 참 불가측하다. 그래서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아무것도 예측할 수가 없다..." 라는 이적의 의미심장한 나레이션을 삽입함으로써 모든 애청자를 공포의 도가니에 몰아넣었지만, 저는 신경쓰지 않았습니다. 제 눈에는 떡밥 티가 너무 심하게 났거든요.

며칠 후면 다시 만나게 될 윤지석(서지석)-박하선 커플을, 마치 이별을 목전에 둔 위태로운 연인들처럼 표현한 116회의 엔딩을 보고, 저는 그냥 피식 웃었습니다. 지치지도 않는 스텐레스김의 끈질긴 장난기가 조금은 어이없을 지경이라서요. 한편 안내상은 되찾을 뻔했던 10억을 잇따른 불운에 고스란히 날린 듯하지만, 그것도 아직은 모를 일입니다. 점퍼를 가져간 노숙자는 아직 문제의 경전을 발견하지 못한 듯하고 발견해도 그 값어치를 알지 못할테니, 언제든 그 길목을 지나던 안내상이나 우현의 눈에 띄어서 다시 찾게 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마룻바닥에 떨어진 복권도 청소기 안으로 빨려들어가지 않고 아직 그대로 남아 있더군요. 그 장면을 굳이 117회까지 이어서 비춰준 것으로 보아, 안내상 일가의 경제적 역습은 충분히 가능할 듯 싶습니다.

제가 117회를 시청한 후에 모처럼 기분이 좋아진 이유는, 진지희의 카메오 등장 이후로 다시 한 번 해피엔딩의 기운을 강하게 느꼈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는 단 한 사람도 불행하지 않게 끝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주인공들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잠깐 등장했던 단역들까지 모두 행복하게 끝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김병욱은 이제껏 한 번도 그런 엔딩을 선보인 적이 없었지요. 지독한 충격과 슬픔이거나,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딘가 가슴 한쪽이 쓸쓸함과 허무감에 젖어오는, 스뎅김의 엔딩은 언제나 새드에 가까웠습니다. 그런 그가 '난생 처음'으로 햇살처럼 따사로운 해피엔딩을 만들어낸다면, 그거야말로 진짜 반전이고 역습이 아닐까 싶기도 하거든요. [관련글 : 진지희 카메오 출연의 또 다른 의미]

혹시라도 이별할까봐 적잖은 사람의 심장을 파닥거리게 했던 지하커플은 아무 이변 없이 예정대로 며칠 후에 다시 만났습니다. 윤지석은 그 며칠을 못 견디고 혼자서 온갖 오버를 떨어댔지만, 비행기 사고로 박하선이 죽거나, 어머니의 수술이 잘못되어 미국에 발목을 잡히는 따위의 불행한 사건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홀연히 떠났던 고영욱은 드디어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서 돌아왔지만, 지석의 곁에서 행복하게 웃고 있는 하선의 모습을 보고는 더 이상 미련을 갖지 않았습니다. 괜히 목걸이를 선물함으로써 그녀를 부담스럽게 만들지 않고, 쿨하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돌아서는 모습이 멋지더군요. 그 목걸이가 또 다른 인연의 매개체가 된 것은 축하할 일입니다. "너 양아치니?"의 주인공 김지현은 척 봐도 고영욱과 꽤 잘 어울리네요. 사실 고영욱은 다시 등장하지 않아도 괜찮았을 법한 작은 배역이었는데, 굳이 다시 불러들여서까지 해피엔딩을 선물한 스텐레스김의 친절은 몹시 이색적입니다.

한편 느닷없이 날아온 강승윤의 입영 통지서는 참 여러 갈래의 가슴아픈 이별을 예고했습니다. 이 녀석이 워낙 주변 사람들에게 따스한 정을 많이 주었던지라, 막상 그가 떠난다니까 생각지도 않았던 제 눈시울이 다 뜨거워지는 거였어요. 단짝 친구 안종석은 말할 나위도 없거니와, 항상 "강대리~ 강대리~" 하면서 월급도 주지 않고 알차게 부려먹던 (사실은 마음 깊이 의지하고 있던) 안내상의 서운함은 또 어쩔 것입니까? 처음엔 이상한 아이라면서 무척이나 승윤이를 싫어하던 윤유선도, 이제는 친아들을 군대보낸 어머니처럼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못합니다. 강승윤은 이 집안 사람들에게 물이나 공기처럼 고맙고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그리고 누구보다 안수정... 강승윤과의 사이에 오갔던 친밀감의 정체가 명확히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 그녀가 느끼는 상실감은 누구보다도 컸을 것입니다. 수정이는 천성적으로 남에게 귀염받는 것을 즐기는 스타일인데, 집안이 폭삭 망한 후로는 엄마도 아빠도 그녀의 응석을 받아주지 못했거든요. 무뚝뚝한 친오빠 안종석과는 서로 잡아먹지 못해 아웅다웅할 뿐이고... 그 중에 불쑥 끼어들어온 강승윤이 없었다면, 안수정의 지난 몇 개월은 지옥과도 같았을 거예요. 이 다정한 녀석은 수정의 성깔과 투정을 다 받아주었고, 웃는 얼굴이 예쁘다며 찬양하는 노래까지 만들어 주었습니다. 아주 가끔씩은 그녀의 요구를 얼른 들어주지 않고 애태우는 일도 있었지만, 보통은 다 들어주고 맛있는 것도 많이 사주었습니다.

그런 승윤이가 어느 날 갑자기 군대엘 가버린답니다. 역시 4차원답게, 아무런 마음의 준비도 안 된 상황에서, 당장 내일 입대하라고 날아온 영장에 놀라지도 않는군요. 처음엔 구속 영장인 줄 알고 깜짝 놀라더니만 (ㅎㅎ) 군대 영장이라는 누나의 말을 듣고는 씨익 웃으며 "그게 무슨 큰일이고, 군대야 훌쩍 갔다오면 되지!" 라고 대답하네요. 바람처럼 쿨한 그 자세가 멋있긴 한데 조금은 서운하게 느껴질 지경이었어요. 그러니 인사도 못하고 떠나보낸 수정이 마음이야 어땠을까요? 급히 따라가 훈련소 문 앞에서라도 붙잡을 수 있었던 게 천만 다행이라고 생각했지요. 어쨌든 얼굴 보면서 작별 인사라도 할 수 있었으니까요. 

장면이 바뀌면 수정이는 자기 방에서 승윤에게 편지를 쓰다가 흐느끼기 시작합니다. 글쎄 승윤이가 누구한테도 줄 수 없다며 소중히 아끼던 기타에 수정의 이름을 붙여 선물하고, 혼자서라도 기타 연습 열심히 하라면서 꼼꼼히 교본까지 만들어 두고 갔지 뭡니까? 그야말로 아낌없이 주는 나무처럼... 굳이 정을 끊을 필요까지는 없다 해도, 이렇게 감동시키고 떠나면 남은 사람은 어쩌라는 건가요? 나쁜 스투핏...

그런데 원래 훈련소에 들어가면 신체검사를 다시 받는 건가요? 다시 받은 신검 결과 단백뇨가 검출되어 신장 기능 이상 진단을 받으면서, 강승윤의 군입대는 무기한 연기되고 말았네요. 치료받고 나서 다시 오라고 했다지만, 언제 완치될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니까요. 그토록 아쉬웠던 이별도 당분간은 염려할 필요가 없을 듯합니다. 반가운 마음에 저도 모르게 안내상 일가와 더불어 기뻐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데...

그 시각 아무것도 모르는 수정이는 홀로 다락방에 앉아 승윤이 남기고 간 기타를 치며 그리움에 울고 있습니다. 아래층에서 귀 익은 목소리가 얼핏 들려온 것도 같지만, 설마 돌아왔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한 채 환청을 들었다고만 생각하는군요. 웃음 속의 눈물, 착각 속의 진실, 그리고 무의식 속의 사랑.  

둘의 사랑이 무르익지 않은 현재의 상태에서 강승윤이 정말 군대에 가버렸다면, 이적의 아내는 안수정이 될 거라는 쪽으로 약간 더 기울어졌을지 모릅니다. 제대로 사귀었던 게 아니니까 지켜야 할 의리도 없고, 2년이나 꼬박 기다려야 할 이유가 전혀 없지요. 하지만 앞으로도 호구 오빠 강승윤이 계속 그녀의 곁을 지키게 되면, 궁뎅이 삼촌 이적이 끼어들 수 있을 가능성은 한결 낮아진다고 봐야 할 것입니다. 이적항문외과 원장 사모님 자리는 백진희 쪽에 한층 더 가까워진 걸까요?

그나저나 느닷없는 이별의 아쉬움을 체험한 탓인지, 물과 공기같은 그 존재의 고마움을 뼈저리게 느낀 탓인지, 갑자기 강승윤이라는 녀석이 환장하게 멋있어 보이네요. 물론 그 동안에도 멋진 모습을 꽤 많이 보여주긴 했지만, 이 정도는 아니었거든요. 굳이 비교하자면, 제가 초반부터 홀릭해 왔던 윤계상 캐릭터와 견줄 수 있을 정도입니다. 둘 다 남에게 베푸는 것을 좋아하는 인물이지만, 윤계상의 내면을 지배하는 슬픔과 고독의 기운이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강승윤의 캐릭터는 훨씬 가볍고 자유롭고 유쾌하군요. 이 매력적인 스투핏 강승윤의 사랑은 누구일까요? 만약 해피엔딩의 역습이 맞다면, 그녀는 마땅히 안수정이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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