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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말씨'란 명사로서 '말하는 태도나 버릇'을 뜻한다. 선택하는 어휘나 단어도 물론 말씨에 해당되며, 어떤 표현을 사용해야 할지에 관해 고민하는 것 또한 넒은 의미에서는 말씨에 해당된다고 나는 생각한다. 최근 '신서유기'를 시청하면서 개인적으로는 규현에게 늘 감탄하고 있다. 예능 베테랑인 나영석 PD와 제작진은 그에게 '비관적 아이돌'이라는 코믹한 별명을 붙여 주었지만, 사실 그렇게 고민이 많고 생각이 많아서 비통함(?)에 잠긴 표정을 지을 때가 많은 것은 모두 배려심이 지나친 탓이었다. 첫 모임에서는 이상할 만큼 게임을 잘 해서 문제가 되었다. 요괴들(출연자들)이 절대 성공할 수 없을 거라고 확신했던 나PD는 경솔하게도 "이 게임에 한 명이라도 성공할 경우 곧바로 차후 일정을 취소하고 퇴근시켜 주겠다."..
막내 안재현과 여배우 구혜선의 초고속 열애 인정과 결혼 발표는 대중에게 쇼킹했던 만큼 '신서유기' 팀에게도 엄청난 이슈였던 모양이다. 제작진은 옳타꾸나 하며 안재현의 집에서 촬영할 것을 결정하는데, 안재현은 순순히 그 제안을 받아들여 상다리 부러지게 음식을 차려놓고 기다린다. 착한 새신랑...! 안재현의 반려묘 '안주'는 얼핏 강호동을 닮았지만 엄청 귀여운데, 빼빼마른 재현이가 고양이 이름을 '안주'라고 지을 만큼 술을 즐긴다는 건 의외의 반전이었다! "구님(안재현이 3살 연상의 연인 구혜선을 부르는 애칭)이 저를 생각할 때, 없으면 굉장히 슬플 것 같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대요!" 예비 부부의 꿀처럼 달콤한 분위기는 그녀가 곁에 없어도 생생히 전해진다. 아웅, 닭살~~ 결혼식을 안 하고 그 비용을 모두 ..
군대 간 이승기를 대신해서 그의 포지션에 투입된 배우 안재현은 '신서유기2'가 시작되기 전부터 온갖 궁금증과 우려의 중심이었다. 예능에서 완전 생초보임은 물론 배우로서도 아직 뚜렷한 이미지를 굳히지 못한 그는 모든 면에서 예측을 불허하는 순백의 물음표였다. 첫인상은 약간 날카로운 말솜씨를 지녔지만 아무튼 순둥이, 뭐 그런 정도였다. 밤새 미션톡을 기다리며 잠을 안 자는 매우 독특한 면을 지녔으나, 기본적으로는 형님들을 잘 따르고 무엇이든 열심히 하려 드는 전형적인 예능 초보자의 모습이었다. 아니 그런 줄만 알았다. 그런데 '신서유기2-언리미티드' 제11화에서부터 안재현은 소름돋는 진화의 과정을 보여준다. 사실 진화라기 보다는 그의 내면에 숨겨져 있던 '돌+아이' 기질이 발현되기 시작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9월 4일 오전 10시, 드디어 나영석 PD의 '신서유기'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었다. '신서유기'는 여러모로 독특하면서도 혁신적인 기획이라 방송 이전부터 큰 화제가 되었던 작품이다. 현재 공중파가 아닌 케이블 tvn에 몸 담고 있음에도 명실상부 최대 권력의 스타 PD라 할 수 있는 나영석 PD가 굳이 인터넷 방송 제작에 나섰다는 것은 그 자체만으로도 흥미로운 선택이었다. 첫째로는 과거 '1박2일' 시즌1을 함께 했던 동료들과 다시 뭉쳐보고 싶다는 (또는 어려움에 처한 옛 동료들을 돕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을 것이고, 둘째로는 한창 물오른 그의 혜안으로 차후 방송의 대세가 TV보다는 점차 인터넷 쪽으로 기울게 될 것임을 예측했기에 과감히 선구자적 발걸음을 떼어 본 것일 수도 있다. 현재 나영석 PD는 좀..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시리즈에 이어 최근 '삼시세끼' 마저 성공시키며 나영석 PD는 명실상부한 이 시대 최고의 예능 크리에이터로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KBS 재직 당시 연출했던 '1박2일'의 명성이 대단하기는 했으나 그 때는 강호동, 이수근 등의 예능 베테랑 MC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출연진들로부터 적잖은 힘을 받았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했다. 하지만 예능인이 아닌 배우들(또는 가수들)만을 출연시키고도 예능으로서 충분한 재미를 뽑아낸 '꽃보다~' 시리즈의 성공 이후에는 그 누구도 나PD의 역량을 의심할 수 없게 되었고, 차츰 그에게만 있는 특별한 무언가를 궁금해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던 차에 나영석 PD의 인터뷰를 접했고, 그의 예능 프로그램이 항상 마음 속 깊은 곳을 건드..
참으로 답답한 것은 외모지상주의자들이 뭐가 잘못인지를 모르기에 자신의 생각을 바꿀 의지가 전혀 없다는 사실이며, 그보다 더욱 답답한 것은 그들 자신조차 외모지상주의로 인해 불행한 삶을 살고 있으면서도 그런 줄을 모른다는 사실이다. 외모가 출중하지 못한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멋진 외모를 지닌 사람들조차 외모지상주의의 피해자이긴 마찬가지다. 인간의 욕망이란 결코 만족을 모르는 법이니 아무리 예쁜 사람이라도 자신의 외모에 불만은 항상 있게 마련이며, 사회적으로 외모지상주의가 팽배해 있는 한 그 작은 결점 하나를 고치기 위해 죽을 둥 살 둥 피말리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다. 비쩍 마른 몸매에도 더 날씬해야 한다며 다이어트를 하다가 거식증에 걸리기도 하고, 성형 중독이 심해지다 못해 괴물처럼 변해가기도 한다. ..
벌써 몇 주째 KBS 프로그램이 끝날 때마다 '나의 결혼 원정기'라는 파일럿 프로그램의 예고편을 보았었다. 나름 추석 특집으로 야심차게 기획한 듯 했으나, 나는 예고편을 볼 때부터 당최 저 프로그램의 정체성이 무엇일까 하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었다. 표면적으로 내세운 방송의 주제는 분명 '결혼'인데, 분위기는 확실한 '여행' 쪽이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 싶은데 왜 머나먼 나라 그리스까지 가야만 하는 것일까? 게다가 1:1 미팅도 아니고, 한 명의 그리스 여인을 차지하기(?) 위해 네 명의 한국 미혼 남성 연예인들이 경쟁하는 설정이란다. 그게 무슨 '결혼'을 주제로 만든 예능이라는 것일까? 혹시 직접 방송을 보고 나면 숨겨진 의미를 깨달을 수 있을까 해서 1회를 시청했으나, 역시 남은 것은 어처구니 없..
가수 김C의 이혼 소식을 접한 것이 어제(8월 4일)였는데, 오늘(8월 5일) 재혼 전제 열애 소식을 접하게 되니 아무 상관없는 남의 일이지만 기분이 썩 좋지는 않다. 열렬히 좋아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잔잔한 호감을 갖고 있었는데, 연예인을 향한 호감이란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가를 새삼 느끼게 된다. 김C는 해당 신문 기자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아무 변명 없이 "죄송합니다" 라고만 인사했다는데, 오히려 기자가 어떻게든 감싸주고 싶었던지 구구절절 해명이 길다. 요약하면 "지금 열애중인 여성과 김C의 이혼과는 절대 무관하다" 라는 이야기인데,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씁쓸함에는 별 차이가 없다. 어쨌든 기사 내용에 따르면 김C와 전부인이 합의 이혼에 관한 법적 절차를 마무리한 것은 작년(2013년)이었지만, 그들..
우선 이 글은 기자들의 역성을 들기 위해서 쓰여지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해 둔다. 개인적 용무로 출국하려던 연예인이 공항에서 우연히 마주친 기자들에게 취재 거부 의사를 분명히 밝혔는데도, 무작정 카메라를 들이대며 일방적 취재를 강행했다면 기자들의 그런 행동은 100% 잘못이다. 해당 연예인으로서는 몹시 불쾌하고 짜증날만한 상황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기자들의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가운뎃 손가락을 올려 보란듯이 욕을 한 연예인의 행동이 정당한 것이었을까? 원인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잘못된 행동을 칭찬할 수 있을까? 그 사건을 다룬 기사들에서는 당연히 김민준에 대한 우호적 태도를 찾아볼 수 없었다. 김민준의 행동이 잘못되기도 했지만, 일단 기자들이 욕을 먹었기 때문에 좋은 말로 기사를 써 주었을 리가 만..
3월 7일에 방송된 '꽃보다 할배-스페인' 제1편의 반응이 나쁘지 않다. 독해진 나영석 PD 때문에 더욱 재미있어졌다는 의견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이건... 나로서는 참 놀랍기 그지없는 시청자 반응이다. 물론 나도 '1박2일-시즌1'을 시청할 때는 제작진과의 기싸움(또는 게임)에서 패배한 멤버들이 지독히 골탕을 먹거나 생고생하는 모습을 보며 재미있어 했다. '1박2일' 멤버들은 모두 혈기왕성한 젊은이들이었으니 하루쯤 쫄쫄 굶는다 해서, 한겨울에 텐트치고 야외취침쯤 한다 해서 크게 걱정할 일도 없었다. 특히 비빔밥 한 숟가락 얻어 먹겠다고 혈안이 되어 좌충우돌하던 강호동의 모습은 달콤한 꿀재미였다. 그러나 이와는 정반대로 '꽃보다 할배'를 시청하면서 가장 큰 재미를 느끼는 순간은 H4 어르신들이 객지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