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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아는 분은 아시겠지만 저는 '신사의 품격'이라는 드라마를 썩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나름대로 재미는 있지만 저의 감성과는 도통 맞지 않는 편이라서요. 이 작품뿐만 아니라 김은숙 작가의 남녀 주인공은 사랑을 한답시고 매번 지나치게 오버를 떨어대서 몰입이 힘들었기에, 제 시선은 언제나 잔잔하고 현실적인 사랑을 하는 서브남 쪽으로 기울곤 했었지요. 달리 서브남 캐릭터가 존재하지 않는 '신품'에서는 최윤(김민종)의 포지션이 비교적 그런 쪽에 가까웠습니다. 예상했던 그대로, 저는 여전히 김도진(장동건)과 서이수(김하늘)의 사랑에 몰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다 큰 아들이 나타났다는 신파적인 상황이라든가, 그래놓고 뭘 잘했다고 먼저 잔인하게 이별을 통보하는 남자의 모습이라든가, 볼수록 짜증만 솟구치는 경우가..
'신사의 품격'이 10회까지 방송된 현재까지도 저는 김도진(장동건)의 별다른 매력을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그 남자는 언제 어디서나 사랑보다 자존심을 우위에 놓고 살아가는 사람이죠. 앞으로도 그 우선순위는 바뀌지 않을 것이고, 그 남자 곁에 있는 여자는 무척이나 외로워질 때가 많을 겁니다. 물론 남자가 무조건 사랑 앞에 자존심을 버리고 여자 앞에 비굴해야 한다는 건 절대 아닙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마음이 진심일 경우, 아무리 자존심이 상했어도 상대가 진심으로 사과한다면 받아줄 수밖에 없을 거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이건 남녀불문, 누구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김도진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존심만 내세우고, 상대의 입장보다는 자기 기분이 최우선이군요. 물론 여자로서 서이수의 행동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마찬..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이지만, 확실히 김은숙 작가와 저는 코드가 잘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특히 같은 여성이면서도 '매력적인 남자'를 보는 기준이 너무도 현격히 다른 것을, 저는 매번 그녀의 작품을 접할 때마다 느끼게 되는군요.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가 시청률 면에서 거의 대박을 쳤고, 남주인공은 선풍적 인기를 끄는 경우가 많았던 사실이라든가, '신사의 품격' 6회에서 장동건이 부쩍 멋있어졌다는, 저로서는 결코 동의할 수 없는 의견들이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는 현상을 보면, 제가 유난히 특이한 사람일 수도 있겠죠. 그런데 언제 어디에서든 '앞으로 나서서 외치는 자' 보다는 '침묵하는 자'가 절대 다수임을 생각해 본다면, 진짜 현실이 어떤 것인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이를테면 현빈의 반짝이 츄리닝에 ..
이건 뭐 40대 남성들의 사랑 이야기라는데, 무슨 10대 소년들의 첫사랑보다도 유치하기 짝이 없네요. 김도진(장동건)이 서이수(김하늘)에게 하는 행동은 꼭 유치원 남자아이들이 좋아하는 여자아이의 치맛자락을 들추고 냅다 도망가는 (일명 아이스케키..;;) 짓거리와 별다를 바가 없어 보입니다. 게다가 여주인공 김하늘은 매회 점점 더 심해지는 오버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데, 솔직히 너무 오글거려서 닭이 될 지경입니다. 제가 원래 김은숙 작가의 드라마를 선호하는 취향은 아니었지만, 이번에는 다른 때보다 특히 정 붙이기가 힘드네요. 형식만 부부일 뿐 '제비와 사모님'에 지나지 않는 이정록(이종혁)과 박민숙(김정난)의 이야기도, 코믹한 껍데기로 둘러싸 놓기는 했지만 그 내면을 조금만 깊이 생각해 보면 역겨운 악취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