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종영 드라마 분류/시티헌터 (4)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한 줌 핏덩이에 불과했던 너를 경희의 품에서 강제로 빼앗아 올 때, 너를 보는 내 눈빛에 일말의 따스함이 있었겠느냐? 나는 5인 회의를 뼈까지 갈아마시고 싶을 만큼 증오하였으나, 그 중에서도 가장 치가 떨리는 것은 바로 최응찬이었다. 그는 언제나 정의롭고 인자했으며 나와 무열에게는 친형이나 다를 바 없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가 순식간에 안면을 바꾸어 우리를 배신하고... 무열이와 19명의 다른 동료들을 죽인 것이다. 경희가 최응찬의 아이를 가졌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무열이가 기꺼이 그녀와 결혼한 이유는 경희를 사랑했던 탓도 있지만, 진심으로 존경하고 좋아하는 응찬 형님을 위해서이기도 했다. 경희의 임신 사실을 최응찬보다 먼저 알게 된 천재만은 그녀를 협박했다. 차기 대권 주자로 활약하게 될 최응찬에게 있어..
드라마가 시작도 되기 전에 OTS부터 엄청난 화제의 중심이 된 것은 물론 임재범 때문이었죠. 노래의 가사와 멜로디 자체는 독특할 것 없이 그저 평범한데, 임재범의 목소리가 입혀지니 갑자기 명곡 중의 명곡이 되어버린 경우였습니다. 아무리 평범한 식재료라도 훌륭한 요리사의 손을 거치면 특급호텔 식당에 내놓아도 될만한 요리로 둔갑하여 나오는 것처럼 말이죠. 저는 나이 어릴 때에도 한 명의 연예인에게 푹 빠져 본 적이 없었습니다. 누군가의 팬클럽 활동을 해 본 적도 물론 없습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이야 무수히 많았지만 그 누구에게도 열광하거나 푹 빠져 본 기억은 없습니다. 좋아하는 연예인이 어느 날 갑자기 쑥 들어가서 안 보인다 해도 별로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나오면 나오나보다, 들어가면 들어가나보다 했을 ..
1회를 보고 예상했던 것과 달리 현재 '시티헌터' 속의 이윤성(이민호)은 복수의 화신이 아니라 선량한 영웅입니다. 자고로 복수의 화신이라면 먹구름이 드리운 듯 어두운 카리스마를 풍겨야 하는 법인데, 이윤성은 오히려 눈부실 만큼 흰 빛깔을 띠고 있습니다. 차라리 1회를 시청하지 않고 2회부터 보았다면 좀 더 적응하기가 쉬웠을 텐데...... 저는 3회까지 시청한 지금도 아직 어리둥절한 상태입니다. 1회는 분명히 어둡고 진지한 복수극이었으며, 그 와중에 정치와 역사적 사실까지 맞물려 있어서 드라마가 굉장히 묵직했거든요. 그래 놓고 2회부터는 갑자기 새털처럼 가벼운 로맨틱 코미디로 바뀌어 버리는 바람에 저는 너무나 당황을 했습니다. 이게 도대체 같은 드라마가 맞나 싶을 정도였어요. 그래도 2회의 당황스러움을 ..
첫방송의 느낌은 예상보다 더 괜찮았습니다. 저는 원작만화를 전혀 모르기 때문에 아무 선입견 없이 감상에 임할 수 있었지요. 처음부터 긴장감과 몰입도가 상당하고, 주인공 이윤성 역할을 맡은 이민호는 캐릭터에 자신을 일치시키려고 노력한 흔적이 엿보이더군요. 아직은 자기 출생의 비밀을 모르던 17세 소년 시절의 티없는 싱그러움도 잘 나타냈고, 모든 사실을 알고 나서 냉혹한 킬러로 훈련받아 변신한 24세 청년의 어두운 카리스마도 제법 그럴듯하게 표현했습니다. 이윤성의 캐릭터는 다중적인 면이 있어서 표현하기 쉽지 않은데, 이만하면 일단 합격점을 주어도 될 듯 싶습니다. 드라마의 시작은 1983년에 일어났던 실화, 아웅산 테러사건에서부터 비롯됩니다. 북한은 당시 버마를 방문 중이던 대통령을 노리고 테러를 감행했으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