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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3' 침묵의 늪에서 숨을 멈추고 기다려야 한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하이킥3-짧은다리의역습

'하이킥3' 침묵의 늪에서 숨을 멈추고 기다려야 한다

빛무리~ 2012. 3. 1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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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작들에 비해 큰 이슈를 불러일으키지 못했음에도 '하이킥3'의 연장이 결정되었습니다. 비록 3회에 불과하지만, 최소한 방송국 내에서 버린 자식 취급을 받고 있지는 않다는 사실은 증명된 셈이라, 나름 기뻐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좋을까요? 웬만하면 최선을 다해서 변호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건만, 도저히 그럴 수가 없습니다. 연장의 이유는 못다한 이야기가 많아서라던데, 현재의 진행을 보면 연장은 커녕 조기 종영을 해도 모자랄 판입니다. 이야기가 완전히 바닥나서 억지로 무의미한 에피소드를 짜내고 있는 느낌이에요. 


방패가 되어주진 못할망정 직접 나서서 돌을 던지고 싶지는 않았기에 며칠간이나 리뷰를 쉬었습니다. 하지만 뜬금없이 강승윤의 시나리오라는 명목으로 주된 내용과는 아무 상관도 없는 막장드라마 한 편을 찍어 내보낸 113회를 보고 나니, 스텐레스김이 의도적으로 시청자의 인내심을 테스트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혹시 그 막장드라마의 내용 자체가 복선일까, 그렇다면 모두가 뒤죽박죽으로 엉켜서 불행해진다는 새드엔딩을 예고하는 걸까 하는 의문도 품었지만, 설마 그렇게 허접한 구성은 아니겠죠. 아무리 봐도 별 의미 없는 땜방 에피소드일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어쩌면 김병욱은 연장을 원치 않았는데, 방송사의 압력(?)에 의해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결정된 일인지도 모르겠군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종방을 향해 달려가는 시점에서 이렇게까지 여유를 부리는 까닭은 알 수가 없습니다. 지난 3회에 걸쳐 그나마 조금이라도 의미가 있었던 내용은 두 가지뿐이었습니다. 김지원과 안종석의 마지막 과외, 그리고 르완다에 가는 것 말고도 이 세상에는 재미있는 일이 많다는 사실을 지원에게 알려주려 했던 윤계상의 고뇌입니다. 하지만 이것들 역시 순차적인 진행에서 살짝 짚고 넘어가면 되는 정도의 가벼운 에피소드였죠.

경제 관념이 희박한 윤지석(서지석)의 돈을 아껴 주려는 박하선의 고군분투는 나름대로 재미있었지만, 요즘 박하선의 원맨쇼에 의지하는 경향이 끝없이 반복된다는 점에서는 약간 불편했고, 이것 역시 스토리의 진행과는 무관한 개별적 에피소드였다는 점에서 너무 느긋한 발걸음에 속이 터졌습니다. 괜시리 백진희를 미워하면서 복수하려는 안내상의 진상 행각은 강승윤의 막장드라마와 함께 차라리 삭제했더라면 좋았을 것입니다. 이렇게 무의미하고 지저분한 덧칠이 거듭되면, 설령 모두 감탄할만한 명품 엔딩이 나온다 해도 이미 작품성은 심각하게 훼손되어버린 후일 테니까요.

아직도 변치않은 믿음과 애정을 지니고 있기에, 섣불리 실망이라는 단어를 내뱉지는 않으려 합니다. 비록 지금은 아무런 의미도 없어 보이지만, 나중에 돌이켜 보면 이 모든 순간에 이유가 있었음을 깨닫게 될지도 모르죠. 그렇지는 않더라도 최소한 이 상처받은 마음을 달랠 수 있을 만큼의 멋진 엔딩은 마련해 주겠지요. 하지만 그 때까지 기다리기가 정말 힘들군요. 늪에 빠졌을 때 심호흡을 하면, 신선한 공기가 아니라 탁한 오물들만 쏟아져 들어올 뿐이죠. 그러니 숨을 멈추고 침묵 속에서 기다리려 합니다.

어떤 분이 그러시더군요. 김병욱의 작품에 흠뻑 빠져들어 감상하다 보면 어느 새 뺨이 홀쭉해지고 온 몸이 수척해져 있으니 이거야말로 최고의 다이어트 상품이 아니겠냐고 말입니다. 저의 경우는 그렇지는 않습니다만...;; 어쨌든 스텐레스김은 확실히 잔인합니다. 막판까지 고문(?)하는 방법도 여러가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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