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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3' 진지희 카메오 출연의 또 다른 의미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하이킥3-짧은다리의역습

'하이킥3' 진지희 카메오 출연의 또 다른 의미

빛무리~ 2012. 3. 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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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김병욱 시트콤을 감상할 때는 매회마다 리뷰를 올리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중입니다. 매번 리뷰를 쓰다 보니 개인적으로 두 가지 부작용이 있군요. 첫째는 너무 '하이킥'에만 빠져들어서 다른 글을 쓰기가 점점 더 힘들어진다는 것이고, 둘째는 갈수록 스텐레스김의 손바닥 위에서 농락당하는 느낌이 든다는 것입니다..;; 떡밥은 점점 더 많아지는데, 그의 어장에 노는 물고기로서 받아먹지 않기에는 떡밥들이 너무나 크고 먹음직해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떡밥이라도 애써 던져주는데 매몰차게 외면하자니 좀 미안하기도 합니다. 

그러다 보니 허구헌날 판단과 예측이 바뀌며 횡설수설하게 되는군요.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저는 원래 고집이 상당히 세고 초지일관하는 편인데, 이러면서 스타일도 무너지고 자존심도 구겨집니다..;; 그래도 이번에는 기왕 발을 들이밀었으니 어쨌든 갈 데까지 가봐야겠죠. 나중에 무수한 헛발질이 드러나서 망신을 당하게 되더라도 그게 뭐 큰일이겠습니까? 어차피 우리 인생 자체가 80%쯤은 헛발질인걸... 제멋대로 이런 생각을 하면서 오늘도 대차게 헛발질 한 번 내질러 볼까 싶군요..ㅎㅎ

'하이킥3' 110회는 상당히 재미있었습니다. 윤계상과 박하선의 앙숙 에피소드만 나오면 저는 왜 이렇게 즐겁고 유쾌한지 모르겠어요. 특히 이번에는 윤계상의 약올리는 액션과 박하선의 욱하는 리액션이 제대로 살아나니 정말 최고였습니다. 그들의 농구시합을 보는 내내 얼마나 웃었던지 배가 다 아프더군요. 사람이 그렇게 열받는데 좀 느슨하게 봐주지 않고 계속 짓궂게 몰아붙이는 윤계상을 보니 얄밉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개구쟁이 어린애처럼 정말 신나게 노는 것 같아서 흐뭇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이번 에피소드에서는 완벽해 보였던 박하선의 '짧은 다리'가 드러났습니다. 너무 순진하고 좀 맹한 구석이 있는 것은 약점이라기보다 오히려 장점이라고 해도 될만큼 귀여울 뿐이지만, 흥분을 억누르지 못해서 두고 두고 후회할 실수까지 저지르는 것은 확실한 약점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그 동안에도 박하선의 욱하는 성미 때문에 발생한 사고들이 한두 가지는 아니었지만, 이번처럼 결정적인 실수는 없었지요.

사람 많은 곳에서 시아주버니 될 사람의 바지를 훌러덩 벗겨 버렸으니 한동안은 얼굴을 들고 다닐 수 없었을 것입니다. 더구나 윤계상은 집안의 실질적인 가장으로서 누나와 자형까지도 그에게 순종하는 형편인데 (지난 번 부부싸움을 말리던 과정을 보면 윤유선과 안내상이 윤계상의 말을 절대 거역하지 않고 고분고분 따르는 것을 알 수 있음) 손아랫사람으로서 지나치게 무례한 행동을 저지른 셈이니 민망함이 더했겠지요.

그런데 농구시합장에서는 살짝 화가 난 게 아닐까 싶었던 윤계상이 이후에도 장난기를 버리지 못하고, 계속 그 사건을 빌미로 박하선을 놀려대는 것을 보니 그 악동같은 모습에 저절로 웃음이 나왔습니다. 그녀만 보면 허리춤을 움켜잡고 허둥대거나 벨트를 조여대고, 심지어는 일부러 장난을 치기 위해 가방 속에 무슨 챔피언 벨트 같은 것을 넣고 다니다가 그녀와 마주치면 잽싸게 꺼내서 허리에 두르곤 하니, 박하선의 입장에서는 정말 죽을 맛이겠다 싶더군요..ㅎㅎ

그나저나 '지붕킥'의 인물들은 거의 모두 한 번씩 카메오 출연을 할 모양이네요. 이번에는 생각지도 않았던 해리(진지희)의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참 반가웠습니다. 여전히 생떼를 부리고 악을 써대는 빵꾸똥꾸지만 그래도 귀엽더군요. 김지원에게 선물을 주고 싶어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던 안종석은 강승윤을 통해서 방송 엑스트라 출연을 하는데, 마침 그 때 감독의 어린 딸 해리가 천방지축으로 촬영장을 휘젓고 다니며 스타들의 싸인을 받아내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다른 사람들은 감독의 눈치를 보느라 어쩌지 못하는데, 별로 무서울 것 없는 종석이가 나서서 단번에 손목을 낚아채며 해리를 제압하네요.

"넌 뭐야, 이 빵꾸똥꾸야?" 하면서 해리가 올려다 본 그 자리에, 늘씬한 9등신의 미소년이 서 있습니다. 곱상한 얼굴에 굵직한 목소리와 무뚝뚝한 카리스마가 어우러지니... (님 좀 짱인듯! ㅎㅎ) 해리는 첫눈에 종석에게 반하고 말았군요. 매일처럼 승윤을 졸라서 집까지 찾아오고, 종석에게 매달리며 놀이공원에 가자고 떼를 씁니다. 종석이 천금같이 여기는 지원과의 과외 시간에도 옆에 달라붙어 방해하며 좀처럼 떨어질 생각을 안하네요. 어쩔 수 없이 종석은 과외가 끝날 때까지 얌전히 기다리면 놀이공원에 데려가 주겠다고 약속을 하는데...

종석은 알바를 뛰면서까지 번 돈으로 지원에게 목걸이를 선물하지만, 그의 태도에 점점 더 부담을 느끼는 지원은 선물을 돌려주면서 과외를 그만두겠다고 합니다. 그녀와 함께 하는 과외 시간이 일상의 가장 큰 행복이고 즐거움인 종석으로서는 너무나 힘든 제안이었지만, 한참 동안의 침묵 끝에 결국은 쿨하게 받아들여 주는군요. 억지로 붙잡아서 그녀를 힘들게 하기보다는 차라리 자기가 모든 고통을 감내하기로 결정한 겁니다. (이 녀석 볼수록 멋지네요!)

"난 그럼 이제 저 아이랑 약속 지키러 가야겠다!" 하고 먼저 일어난 종석은 해리와 함께 버스를 타고 놀이공원으로 향합니다. 해리가 묻습니다. "좋아하면서 왜 공부 그만한다고 했어? 좋아하면 '내꺼 하자' 그러면 되잖아, 바보야!" 종석이 대답합니다. "좋아하면 네 마음보다 그 사람 마음이 더 중요하지 않을까..." 어린 해리는 그 말의 뜻을 얼른 알아듣지 못하고 어리둥절하면서도 저절로 전해오는 종석의 아픔에 입을 다물고 마는데...

1년 후, 부쩍 성숙해진 모습의 중학생이 된 해리는 버스에서 수줍게 음료수를 건네주는 남학생을 만나게 됩니다. 한껏 새침을 떨며 일어나서는 "저 이번에 내려요..." 라고 은근히 유혹하는 듯한 미소를 날리는데, 그건 단지 코믹요소를 첨가하기 위해서 넣은 장면일 뿐, 별 의미는 없어 보이더군요. 오히려 제가 주목한 것은 지원과 종석의 이별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이 해리였다는 사실과, "난 그럼 이제 저 아이랑 약속을 지키러 가야겠다!" 라고 했던 종석의 대사입니다.

물론 지원을 향한 종석의 사랑이 끝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과외를 그만두겠다는 지원의 결단은 종석과 통하고 있던 최후의 문을 단호히 닫아버린 것이며, 종석이 그 제안을 받아들임으로써 그들은 이제 함께 할 시간이 거의 없어지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잠정적 이별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며, 앞으로도 지원의 마음이 종석에게 열릴 가능성은 보이지 않는군요. 종석의 캐릭터가 평범한 소년이라면, 이제부터 그의 마음은 서서히 지원에게서 멀어져갈 것입니다. 그건 아주 당연하고 자연스런 수순이니까요.

해리가 등장하기 이전까지는 종석에게 다른 인연이 전혀 없었기 때문에 (백진희와 관련된 떡밥이 살짝 던져지긴 했지만, 그건 뭐...;;) 저는 안종석의 해피엔딩은 불가능할 거라고 이제껏 생각해 왔습니다. 백진희는 이적과 사랑에 빠져 결혼할 경우 해피엔딩이 가능하고, 강승윤과 안수정(크리스탈)도 둘이 맺어질 경우 행복한 결말이 되겠지만, 오직 안종석만은 김지원을 향한 외사랑을 버리지 못한 채 아주 오랫동안 쓸쓸한 세월을 감당해야 할 거라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종영을 10회 앞둔 상황에서 느닷없이 해리가 등장함으로써 안종석에게도 해피엔딩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는 박신혜의 카메오 출연을 통해서 해리의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 적이 있었죠. 갓 스무살이 되자마자 오빠 친구 세호(이기광)와 결혼한 해리는 정말 예쁘고 참하게 잘 자랐지만, 아직도 그 성격은 완전히 버리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내 말을 들어주지 않으면 빵꾸똥꾸라고 말할 거예요!" 하고 남편에게 선(先) 협박을 날리더니, 세호가 당황하며 우물쭈물하자 가차없이 "야, 이 빵꾸똥꾸야~~!" 라고 외치는 모습에서 그 회차가 끝났었지요..ㅎㅎ

그런데 앞으로 몇 년의 세월이 흐르면 왠지 세호의 자리에 종석이 있게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들지 않나요? 어차피 '지붕킥'의 해리와 '하이킥3'의 해리는 다른 사람이니까요. 해리 아빠 정보석이 식품회사 경영인에서 방송국 PD로 업종을 변경한 것도 아닐테고 말입니다. 저는 스텐레스김을 무척 좋아하지만, 솔직히 로리타 콤플렉스가 좀 있어 보이기는 하는지라 (여기서 '로리타 콤플렉스'는 '미성숙한 소녀에 대한 정서적 동경'을 뜻하는 것이며, 결코 '성적인 집착'을 뜻하지 않습니다..;;) 어린 소녀 해리의 등장이 더욱 더 심상치 않게 느껴집니다.

이로써 모든 캐릭터에 해피엔딩의 가능성이 주어졌습니다. 서지석-박하선, 이적-백진희, 줄리엔강-박지선, 강승윤-안수정, 이종석-진지희까지, 모두 제 짝을 만나 오래오래 행복하게 살았답니다... 이렇게 될 가능성이 꽤나 높아진 느낌이에요. 가장 비극적인 운명으로 보였던 메인 커플 윤계상-김지원에게도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어차피 시간이 문제일 뿐 그들 사이에 다른 장벽은 없으니까, 스텐레스김이 마음 먹기에 따라서 얼마든지 해피엔딩이 가능합니다. 정말 이번에는...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어 줄 생각인 걸까요?

만약 그렇다면 이제껏 써 왔던 저의 리뷰들은 거의 모두 헛발질이 되겠군요. 윤계상을 둘러싸고 있는 비극적 죽음의 기운이라는 둥, 이적의 아내는 분명히 안수정일 거라는 둥...ㅎㅎ 뭐 상관 없습니다. 제가 수백 번 헛발질을 하게 되더라도 모두가 행복해지면 좋겠고, 특히 착한 종석이가 행복해질 수 있다면 더 바랄 것 없이 좋겠네요. 진지희의 카메오 출연이 저에게는 그런 의미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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