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스타와 이슈 (79)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얼마 전 MBC 예능 프로그램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제주도 촬영 현장에서 벌어진 배우 이태임과 가수 예원 사이의 욕설 파문이 연예계의 큰 이슈로 떠올랐다. 당시 디스패치를 비롯한 모든 언론 기사에서는 이태임이 일방적으로 예원에게 욕설을 퍼부었으며 예원은 속수무책으로 당한 후 눈물만 글썽였다는 식으로 보도가 되었다. 더욱이 이태임이 촬영을 중단하고 가버린 후 주인공도 아니었던 예원이 끝까지 남아 성실하게 촬영을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지며, 이태임과 예원을 향한 여론은 극과 극으로 치달았다. 단적으로 표현하자면 이태임은 마녀처럼, 예원은 선녀처럼 이미지 메이킹이 된 것이다. 이 사건으로 이태임은 '띠과외'에서 하차했을 뿐 아니라 그 여파로 출연중이던 드라마에서도 하차하게 되는 등 배우 생활에 치명상을 입었..
연기자 이태임이 건강상의 이유로 출연하던 예능 프로그램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하차하게 되었다는 소식이 들려온 것은 불과 어제의 일이었다. 그러나 하차의 진짜 이유가 동료 출연자를 향한 욕설 때문이었다는 기사가 오늘 전해지면서, 이태임을 걱정하던 여론은 하루만에 뒤바뀌고 말았다. 그런데 참으로 놀라운 것은 이토록 자극적이고 충격적인 내용의 연예 기사에 처음부터 이태임의 이름이 정확히 거론되었다는 사실이다. 물론 범죄를 저질러 구속이 되었다든가 하는 명백한 사실의 경우는 예외지만, "욕설을 했다더라" 하는 식의 불확실한 내용을 다루는 기사에는 처음부터 이름이 명시되지 않는 것이 보통인데 말이다. 보통 이처럼 불미스런 사건이 처음 기사화될 때는 '여배우 A양'이라는 식으로 이름을 감추다가, 차츰 네티즌 ..
톱스타 이병헌의 사생활 문제가 50억 협박 사건으로 이어지고 법적 공방으로 번지면서, 이병헌의 아내 이민정은 함께 도마 위에 올라 대중이 휘두르는 모진 칼날을 견뎌내야 했다. 나의 개인적 견해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유부남으로서 미혼의 어린 여성들과 의심스런 만남을 갖고 묘한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은 이병헌이나, 그것을 빌미삼아 50억을 내놓으라며 협박한 이지연, 다희의 경우는 엄연히 잘못이 있으므로 비난도 감수해야겠지만, 죄없는 이민정은 왜 함께 당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신혼의 단꿈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날벼락을 맞게 되었으니, 그녀의 고통을 인간으로서 안타깝게 여긴다면 왈가왈부하지 말고 조용히 마음 추스를 시간을 주는 것이 마땅하련만, 대중과 언론은 그녀를 결코 가만히 내버려두지 ..
가수 바비킴이 대한항공 기내에서 술에 취해 난동을 부리며 여승무원을 상대로 성희롱까지 했다는 기사를 처음 접했을 때,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누구나 바비킴을 비난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잠시 후 바비킴 측의 입장이 전해지면서 여론은 오히려 대한항공 측의 부당한 처사를 비난하는 쪽으로 급격히 선회했다. 이는 양쪽 말을 다 들어봐야 한다는 옛말이 정확히 맞아떨어진 경우로서, 조현아를 비롯한 오너 일가에는 철저한 '을'이었던 대한항공 직원들이 그 외의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갑질'을 했다는 비난조차도 가능한 상황이었다. 게다가 바비킴은 유명 연예인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상황에 처했으니, 그보다 평범한 일반인들은 훨씬 더 억울한 일을 겪어도 항변하기 어려웠을 것임을 충분히 짐작케 한다. 바비킴은 자신..
하루가 멀다 하고 뻥뻥 터지는 연예인 관련 뉴스들 중 상당수는 해당 연예인의 이미지에 치명적 상처를 입히는 추한 내용의 가십들이다. 예를 들어 배우 이병헌은 두 명의 여자로부터 50억을 내놓으라는 협박을 받은 피해자(?)의 입장이었으나, 그녀들과의 과거 행적이나 문자메시지 등이 속속 언론에 밝혀지면서 오히려 가해자보다도 훨씬 크게 비난받는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 이런 종류의 뉴스를 접했을 때, 보통 나는 그저 피식 웃어버리곤 한다. 가끔은 하고 싶은 말이 떠올라서 나의 개인적인 생각을 언급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크게 관심이 끌리지도 않고 왈가왈부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해 침묵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가십(gossip : 신문, 잡지 등에서 개인의 사생활에 대하여 소문이나 험담 따위를 흥미 본위로 다룬 ..
아파트 경비원을 향한 주민들의 도 넘은 갑질 때문에 어떤 아저씨는 상심하여 자살하고 또 어떤 아저씨는 얻어맞아 코뼈가 부러졌다는 천인공노할 뉴스들이 인터넷을 뒤덮고 있는 요즘, 가수 황보가 정말 눈치없게도 자기네 아파트 경비원을 향한 불만의 글을 SNS에 올리면서 온갖 비난의 표적이 되었다. 비난이 폭주하자 황보는 해당 글을 삭제하고 사과문을 올렸지만, 이미 해당 글은 수없이 캡처되어 웹상에 떠돌고 있으며 비난의 목소리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황보의 행동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첫째, 아파트 경비원의 불친절함에 화가 났다면 개인적으로 관리실에 연락해서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일이고, 누군가에게 털어놓고 싶다면 친구와 통화를 했어도 좋을 일이다. 그런데 굳이 불특정 다수의 사람이 볼 수 있..
'비정상회담'에서 수개월간 인기를 끌며 사랑받던 '터키 유생' 에네스 카야가 최단 시간에 급속도로 추락했다. 유부남인 그가 총각 행세를 하며 수많은 한국 여성들을 유혹했고, SNS를 통해 낯뜨거운 대화를 나누거나 실제 만남을 가졌다는 내용의 루머(?)가 퍼졌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에네스 불륜설'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그런데 에네스는 부정이나 해명을 하기는 커녕 SNS 탈퇴와 연락 두절이라는 수상한 행보를 보이더니, 잠시 후 그가 출연하던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하고 터키행을 결정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며칠 후 에네스 카야가 사과와 해명을 곁들여 장문의 입장 표명을 함으로써 터키행 결정은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졌으나, 정작 '루머'의 내용에 대해서는 그가 단호히 부정하지 못하는..
참 놀라운 일이다. 더없이 착하고 성실하며 올바른 한 사람이, 자기 잘못도 아닌 타인의 잘못 때문에 1년 내내 꾸벅꾸벅 사과를 하고 있다면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 역시 속상하고 억울해야 마땅할 것인데, 국민 MC 유재석은 사과하는 모습을 통해서마저도 유쾌함과 흐뭇함을 대중에게 전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한편으로 생각하면 유재석에게 힘을 실어주지는 못할 망정 부주의한 사고를 치거나 실수를 해서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르는 '무한도전'의 멤버들과 제작진에게 좀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런 감정조차 오래 지속되지 않고 풀려버리는 것은 유재석의 진실한 사과 때문이다. 지난 4월,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길은 여러모로 사회의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는 세월호 참사의 비극으로 온 국민이 침통해하던 시기였..
'꽃보다 할배', '꽃보다 누나', '꽃보다 청춘' 시리즈에 이어 최근 '삼시세끼' 마저 성공시키며 나영석 PD는 명실상부한 이 시대 최고의 예능 크리에이터로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KBS 재직 당시 연출했던 '1박2일'의 명성이 대단하기는 했으나 그 때는 강호동, 이수근 등의 예능 베테랑 MC들을 주축으로 구성된 출연진들로부터 적잖은 힘을 받았을 거라는 추측이 가능했다. 하지만 예능인이 아닌 배우들(또는 가수들)만을 출연시키고도 예능으로서 충분한 재미를 뽑아낸 '꽃보다~' 시리즈의 성공 이후에는 그 누구도 나PD의 역량을 의심할 수 없게 되었고, 차츰 그에게만 있는 특별한 무언가를 궁금해하도록 만들었다. 그러던 차에 나영석 PD의 인터뷰를 접했고, 그의 예능 프로그램이 항상 마음 속 깊은 곳을 건드..
'매직아이'에 출연했던 칼럼니스트 곽정은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고, 나는 이미 두 차례나 그 문제에 관한 포스팅을 했다. 더 이상은 할 말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안타깝게도(?) 추가로 하고 싶은 말들이 떠올랐고, 너무 집요한 것 같아서 그만둘까 망설였지만 결국 할 말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같은 주제에 관한 세번째 포스팅을 시작한다. 곽정은의 발언이 왜 부적절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어제와 그제의 포스팅에서 충분히 밝혔다고 생각하기에, 오늘은 본론부터 시작한다. 곽정은의 발언이 왜 문제가 되는지에 관해서, 요 며칠 동안 수많은 기자와 칼럼니스트가 글을 썼다. 내가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게 떠오른 한 가지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다. 그들은 곽정은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