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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이슈

에네스 카야, 터키 유생의 충격적인 두 얼굴

빛무리~ 2014. 12. 2.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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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에서 수개월간 인기를 끌며 사랑받던 '터키 유생' 에네스 카야가 최단 시간에 급속도로 추락했다. 유부남인 그가 총각 행세를 하며 수많은 한국 여성들을 유혹했고, SNS를 통해 낯뜨거운 대화를 나누거나 실제 만남을 가졌다는 내용의 루머(?)가 퍼졌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에네스 불륜설'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내보냈다. 그런데 에네스는 부정이나 해명을 하기는 커녕 SNS 탈퇴와 연락 두절이라는 수상한 행보를 보이더니, 잠시 후 그가 출연하던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하고 터키행을 결정했다는 소식까지 전해졌다. 며칠 후 에네스 카야가 사과와 해명을 곁들여 장문의 입장 표명을 함으로써 터키행 결정은 사실이 아니었음이 밝혀졌으나, 정작 '루머'의 내용에 대해서는 그가 단호히 부정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기에 대중의 마음속에서 의혹은 이미 90% 이상 진실로 인식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솔직히 나는 언제부턴가 에네스 카야를 신뢰하지 않고 있었기에, 이번 사태가 크게 당황스럽지는 않다. 그 시점은 에네스가 '해피투게더'에 출연한 모습을 본 후부터였다. '비정상회담'의 에네스와 '해피투게더'의 에네스는 완전히 다른 사람 같았다. 물론 긍정적 의미가 아니라 부정적 의미에서 그렇게 느껴졌다는 뜻이다. 나는 때와 장소와 경우에 따라 시시각각으로 다른 모습이 되는 사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어쩌면 그것이 가장 능란한 처세술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고지식하고 우직하게 언제 어디서나 일관된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이 좋다. 그냥 이건 내 취향이다. 하지만 내가 처음부터 에네스에게 반감을 지녔던 것은 아니었다. 


'비정상회담'을 통해 이름을 알린 외국인 청년들 중에서도 에네스 카야는 초반부터 가장 큰 인기를 누려 온 인물이다. 한국의 기성세대보다도 더욱 보수적인 시각을 지닌 데다가 꼬챙이처럼 강경하게 고집을 부리는 자세까지, 어딘가 조선시대의 꽉 막힌 선비처럼 보이는 그를 대중은 '터키유생' 또는 '곽막희'라는 별명으로 불러주었다. 그는 자기 주장이 매우 강했고, 한국인 뺨치게 말솜씨가 좋았기에 토론에서 항상 우위를 점했다. 표현이 너무 거침없고 타인에 대한 배려심이 살짝 부족해 보이긴 했지만, 그럼에도 에네스는 매력적이었다. 방종을 자유라고 우겨대는 이 시대에 꽉 막힌 유생같은 모습은 오히려 청명하고 신선해 보였다. 


'혼전동거' 문제가 '비정상회담'의 안건으로 제시되었을 때 에네스는 누구보다 강력하게 반대 의견을 외쳤고, 그 외의 모든 안건에서도 시대에 역행하는 듯 보수적인 주장들을 펼쳤는데, 나 역시 상당히 보수적인 성향을 갖고 있어서인지 그가 마음에 들었다. 그의 의견이 항상 옳다고 생각되는 것은 아니었지만, 좀 과하고 어긋난 면이 있더라도 푸른 대나무처럼 꼿꼿한 그의 소신과 고집이 나는 좋아 보였다. 이렇듯 에네스를 향해 무한 호감을 키워가고 있던 중 '해피투게더'에 에네스가 출연한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토론에서 진가를 발휘해 온 그가 '해피투게더'와 같은 오락 프로그램에서는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무척 기대가 컸다.



 

그런데 '해피투게더'를 시청하면서 나는 멘붕에 빠지고 말았다. 함께 출연한 여성 게스트 클라라와 유라의 섹시 댄스를 보면서 입을 헤 벌리고 미친듯이 좋아하는 그 모습은 내가 이제껏 생각하던 에네스 카야가 아니었다. '비정상회담'에서는 정갈한 이미지의 터키 유생이었던 그가 '해피투게더'에서는 두 눈을 휘번덕거리며 음란서생으로 변신해 버렸던 것이다. 물론 선비도 남자이고 맹자 공자도 남자인데 남자가 여자를 보면서 좋아하는 것 자체를 나무랄 수야 없겠지만, 에네스의 그 모습에서는 뭐라 콕 집어 표현할 수 없는 거북함과 불쾌감이 느껴졌다. 겉다르고 속다른, 이중적인, 두 얼굴의... 그런 느낌이 새록새록 들었다고나 할까.  


결국 이렇게 되고 말았으니 안타까운 것은 에네스가 아니라 그를 믿고 사랑했던 수많은 타인들이다. 에네스가 터키로 떠나버리면, 그의 아이까지 낳고 살던 한국인 아내는 어찌 해야 할까? 다른 일도 아니고 여자 문제라서 마음의 상처가 몹시 클텐데, 사랑 하나 믿고 결혼 생활을 유지해 나가기가 만만한 일은 아닐 듯 싶다. '비정상회담'에도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에네스의 존재감이 워낙 컸던 탓에 그의 빈자리를 채우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기미가요 파문 이후 간신히 위기를 극복하고 있던 참이라 더욱 치명적이다. 


자칫하면 프로그램 전체가 흔들리며 존폐 위기를 맞이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니, MC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모처럼 '비정상회담'을 통해 코리안드림을 이루며 행복을 만끽하던 외국인 청년들로서는 마른 하늘에 날벼락을 맞게 된 셈이다. '비정상회담'의 긍정적 효과로 인해 한국에서 연예 활동하는 외국인들에 대한 이미지가 한창 좋아지고 있었는데, 에네스 카야의 이번 사건은 그 열기에 찬물을 확 끼얹어 버렸다. 심지어 에네스는 터키 청년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듯 여겨지던 인물이었기에, 터키에 관한 대중의 인식에까지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사람의 개인사가 이토록 막대한 민폐를 끼칠 수 있다니, 이것도 참 신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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