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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이슈

사과의 아이콘이 된 유재석, 그 모습조차 흐뭇한 이유

빛무리~ 2014. 12. 1.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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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놀라운 일이다. 더없이 착하고 성실하며 올바른 한 사람이, 자기 잘못도 아닌 타인의 잘못 때문에 1년 내내 꾸벅꾸벅 사과를 하고 있다면 그것을 보는 사람들의 마음 역시 속상하고 억울해야 마땅할 것인데, 국민 MC 유재석은 사과하는 모습을 통해서마저도 유쾌함과 흐뭇함을 대중에게 전해주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한편으로 생각하면 유재석에게 힘을 실어주지는 못할 망정 부주의한 사고를 치거나 실수를 해서 비난의 도마 위에 오르는 '무한도전'의 멤버들과 제작진에게 좀 화가 나기도 하지만, 그런 감정조차 오래 지속되지 않고 풀려버리는 것은 유재석의 진실한 사과 때문이다. 



지난 4월, 음주운전 물의를 일으킨 길은 여러모로 사회의 지탄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는 세월호 참사의 비극으로 온 국민이 침통해하던 시기였고, 설상가상 '무한도전'은 스피드레이서 특집을 진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상황에서 음주운전이라니, 그것은 마치 퍼즐을 조합하여 만들어낸 것처럼 더 이상 나쁠 수 없는 최악의 사건이었다. 결국 길은 프로그램에서 하차할 수밖에 없었는데, 그 후 불과 7개월만에 '무한도전'의 동료 노홍철이 또 다시 음주운전 단속에 적발되고 말았다. 멤버들 중 2명이나 불미스런 사고를 일으키며 하차했으니, 그것만으로도 수장 유재석은 거듭 허리를 숙여 사과해야 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제작진의 실수로 '무한도전' 방송 도중 갑자기 까만 화면이 뜨면서 예전에 방송했던 '라디오스타 특집'의 방송 장면이 1초 가량 비춰진 사고가 있었는데, 이 때에도 유재석은 역시 '무한도전'의 수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사과했다. 그룹 빅뱅의 멤버 태양으로 분장하고 '눈, 코, 입'을 개사하여 부르는 방식으로 이루어진 참신한 사과였다. 또한 '노홍철의 소개팅' 특집은 외모지상주의와 여성 상품화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으며 후반부가 전량 폐기되기도 했는데, 이 때 역시 유재석은 팀의 리더로서 곤장까지 맞으며 사과했다.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싶을 만큼 극진한 사과였고, 누구라도 마음을 풀지 않을 수 없는 사과였다.



 

이러한 유재석의 모습이 고맙고 흐뭇한 이유는 사실 단순하다. 현재 한국 사회에는 '잘못을 인정하지도 않고 사과하지도 않는'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세월호의 선장부터 신해철 사망의 원인을 제공한 병원의 의사까지, 그들의 잘못은 이미 중인환시리에 명백히 드러났다. 수많은 증거와 증인들이 그들의 유죄를 입증하고 있다. 하지만 그들은 끝내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지 않을 뿐더러, 사과는 커녕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모습까지 보이고 있으니 답답하고 참담한 심경을 어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비슷한 사례들을 일일이 주워섬기기도 힘들 만큼, 이 사회에는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사과하지 않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다. 무조건 발뺌하고 질기게 부인하는 뻔뻔함이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며, 오히려 잘못을 순순히 인정하고 사과하는 자세는 바보스런 것으로 여겨질 만큼 현실은 심각하다. 이런 사회 속에서 약자와 피해자들이 하소연할 창구는 점점 좁아지고, 그악스럽게 남의 피를 빨아먹는 종자들만 점점 자기 배를 불려 간다. 선량하고 정직하게 살고 싶지만 그렇게 살면 바보가 되는 세상이니, 원래는 하얗던 사람들도 어쩔 수 없이 시커멓게 물들어 간다. 세상과 자신을 향한 혐오감에 치를 떨면서도 그렇게 변해 간다.  



이런 와중에 동료들의 실수와 잘못을 스스로 짊어진 채 아낌없이 몸을 굽혀 사과를 거듭하는 유재석의 모습은 얼마나 청명하고 아름다운가! 더욱이 그는 이 시대 방송연예계를 통틀어 1인자에 손꼽히는 사람으로서, 대중의 사랑뿐 아니라 존경까지도 듬뿍 받는 인물이다. 이미지 자체가 워낙 순하고 겸손해서 실감은 잘 안 나지만, 현재 유재석은 최고 수준의 높은 위상과 권력(?)을 지닌 강자에 속하는 셈이다. 그런 그가 기꺼이 잘못을 인정하고 진실한 사과를 거듭하는 모습은 어쩐지 이 사회에 경종을 울리는 것 같다.


힘 있는 강자일수록, 높은 지위에 있을수록, 진실하게 사과하는 모습은 보기 힘들다. 인정하는 대신 회피하거나 발뺌하고, 사과하는 대신 구구절절한 변명으로 일관하는 모습들 뿐이다. 하지만 이 뻔뻔한 사회도 언젠가는 아주 조금씩이나마 변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세상에는 아직도 유재석이 있고 그를 닮은 선량한 사람들이 존재하니까, 평범하고 소소한 일상 속에서 그들의 꾸준한 노력이 지속된다면 아직도 우리에겐 실낱같은 희망이 남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곤 한다. 유재석의 그런 모습을 볼 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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