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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은 19금 발언 파문, 남녀 역차별의 문제일까?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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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정은 19금 발언 파문, 남녀 역차별의 문제일까?

빛무리~ 2014. 11. 7. 2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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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아이'에 출연했던 칼럼니스트 곽정은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올랐고, 나는 이미 두 차례나 그 문제에 관한 포스팅을 했다. 더 이상은 할 말이 없을 줄 알았는데 안타깝게도(?) 추가로 하고 싶은 말들이 떠올랐고, 너무 집요한 것 같아서 그만둘까 망설였지만 결국 할 말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같은 주제에 관한 세번째 포스팅을 시작한다. 곽정은의 발언이 왜 부적절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서는 어제와 그제의 포스팅에서 충분히 밝혔다고 생각하기에, 오늘은 본론부터 시작한다. 



곽정은의 발언이 왜 문제가 되는지에 관해서, 요 며칠 동안 수많은 기자와 칼럼니스트가 글을 썼다. 내가 오늘 이 글을 쓰는 이유는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력하게 떠오른 한 가지 주장을 반박하기 위해서다. 그들은 곽정은의 발언이 문제가 되는 이유를 '남녀 역차별'의 문제로 단정지었다. 남성을 우월시하고 여성을 비하시키는 기존의 '남녀차별' 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면, 때로는 지나쳐서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날 만큼 남성에게 불이익을 주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으니, 그것을 쉽게 통칭하여 '남녀 역차별'이라 한다. 


곽정은의 '매직아이' 발언 이후, 그 내용을 다룬 기사의 댓글들은 90% 이상이 '남녀 역차별'에 관한 내용이었다. "남자가 여자를 향해서 그런 말을 했다면 과연 용납될 수 있었겠는가?" 하면서 울분에 찬 심정을 내쏟는 댓글들이었다. 물론 현실적 상황이 부당하기에 나 역시 감정적으로는 충분히 이해하며 공감도 한다. 하지만 이 문제가 결코 '남녀 역차별'의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것은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남녀 상관없이, 누군가를 특정하여 성적인 발언을 하는 것은 무례한 행위이기 때문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이번 곽정은 발언 논란을 '남녀 역차별 '문제로 인식하는 사람들 중 몇몇은 이렇게 말한다. "이제부터는 여자뿐만 아니라 남자도 저런(성적인) 발언을 했을 때 성희롱이 되지 않는 사회가 왔으면 좋겠다" 라고... 하지만 나는 그들에게 묻고 싶다. 어떤 모임에서 마주친 낯선 남자가 당신의 여자친구에게, 또는 아내에게 "오~ 몸매가 섹시하네요~ 당신은 침대에서 어떤 여자일까? 굉장히 궁금한데요~" 하면서 눈을 희번덕거리면, 그것을 눈앞에서 본 당신은 과연 기분좋게 넘어갈 수 있을까? 즉시 오케이할 수 없다면, 당신의 주장은 어불성설이다. 


만약 당신이 40대 이상의 어른이라면, 20살 가량의 딸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어린 딸에게 앞서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다고 생각해 보자. 딸을 데리고 파티에 참석했는데, 아비뻘 할아비뻘 되는 중늙은이들이 죄다 몰려들어, 당신 딸의 몸매가 섹시하다면서 "너는 침대에서 어떤 여자냐?", "너 키스 실력은 좋으냐?" 고 질문공세를 퍼붓는다면, 당신은 아버지로서 분노하지 않을 수 있을 것인가? 만약 오케이할 수 없다면 당신의 주장은 근본부터가 잘못되었다. 핵심은 이것이다. 남자든 여자든, 누군가를 특정해서 말하는 성적인 발언은 무례함이라는 것. 


성적인 대화를 즐겨하는 사람들은 '건강'이라는 단어를 즐겨 사용한다. 신체 건강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적 욕구를 가지고 있으니, 그런 대화를 하는 것은 매우 당연한 일이며 터부시할 일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하지만 내가 볼 때는 운동화 밑창을 고기처럼 띁어내어 상추쌈 싸먹는 것만큼이나 웃기는 얘기다. 유유상종이라고, 그런 사람들 주변에는 온통 그런 대화를 즐기는 사람들만 있는지 모르겠는데, 이제껏 적잖은 시간을 살아온 내 주변에는 그런 대화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참고로 나는 대학 졸업 후 10년 이상의 직장 경험이 있으며, 현재 결혼 생활도 하고 있다. 


그럼 지금까지 내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신체적으로 건강하지 못해서 성적인 대화, 즉 야한 농담을 즐겨하지 않았을까? 천만에, 모두 건강하게 정상적인 결혼 생활의 행복을 누리고 있으며 자식들을 낳아 잘 키우고 있다. 다만 '그런 이야기'를 즐기지 않았을 뿐이고, 또한 '절제'했을 뿐이다. 왜 그랬을까? 그것이 바로 '세상을 살아가는 예의' 이며 '인간을 상대하는 예의'이기 때문이다. 듣는 사람이 불쾌하거나 수치스럽게 여길 수 있는 이야기를 안 하는 것은 '부당한 족쇄'가 아니라 '마땅한 예의'다.



 

때와 장소와 상대를 가리지 않고 '욕구'를 말하는 것이 언제부터 '건강한 사람의 권리'가 되었을까? 솔직히 사람(동물)이라면 건강하든 병약하든 누구나 '성욕'과 '배설욕'을 갖고 있는데, 사람이 짐승과 다른 이유는 '절제'할 줄 알기 때문이다. 그토록 '욕구를 분출하는 권리가 최우선'이라면, 길거리에서 바지를 내리고 오줌 똥을 싸는 행위조차 못할 이유가 무엇인가? 성적인 대화를 하는 것이 뭐 그토록 애타게 목마른 일이라고, 그거 안 한다고 죽는 것도 아닌데, 남들이 불쾌해하고 싫어할 것을 예상 못하는 것도 아니면서, 자기 배설 욕구를 충족시키자고 함부로 내뱉으면서 그 권리를 주장하는 것, 나는 정말 이해가 안 된다. 


정은의 직업은 듣자하니 '섹스 칼럼니스트'라고 한다. 나는 이제껏 케이블 프로그램 '마녀사냥'을 한 번도 본 적이 없고, 다른 매체에서도 그녀의 이름을 접해본 적이 없다. 이번에 '매직아이'에서 그녀를 처음 보았다. 그래 뭐... 그게 직업이라는데 굳이 남의 밥줄에 대해서 존폐 여부를 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섹스 칼럼니스트라고 해서 꼭 그렇게 특정인을 지칭하며 성적인 발언을 해야만 하는 것일까? 그냥 스스로가 생각하는 성 문제에 관해 객관적인 담론을 펼치는 데서 멈추면 안 되는 것일까? 


곽정은이라는 개인이 키스나 잠자리에 관해 어떻게 생각하든, 그것을 방송에서 털어놓든 말든, 시청자는 관여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그 발언이 특정한 타인을 지칭했다는 사실 때문에 문제가 된 것이다. 장기하 본인이 거부감 없이 받아들였으므로 문제 없다는 곽정은의 주장은 '방송'의 특수성을 완전히 무시한 시각에서 비롯되었다. 그녀의 주장대로라면 '개인적인 대화'와 '방송에서의 대화'가 전혀 구분 없다는 뜻 아니겠는가? 전파를 타고 나가는 방송이라면 개인적 대화와는 달리 취급되어야 마땅하다. 


마지막으로 케이블 프로그램 '마녀사냥'의 히로인(?) 곽정은은 '매직아이'에도 처음부터 그런(?) 의도로 섭외되었고, 섭외 의도에 따라 곽정은은 제작진이 요구하는 대로 주어진 대사(?)를 했을 뿐이며, 논란이 될 것을 알면서도 편집하지 않고 방송을 내보낸, 어쩌면 의도적으로 곽정은을 이용하여 논란을 불러일으킨 제작진을 성토해야 한다는 의견에 관해 잠시 언급을 안 할 수 없다. 글쎄, 나는 설령 곽정은이 '대본을 줄줄 읽은 것'에 불과하다 해도 어째서 그녀를 비호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지난 번 포스팅의 댓글 중에는 이런 내용도 있었다. "담당 분야의 특수성을 생각하면 오히려 수긍이 가는 논리를 편 것 같고, 비난한 쪽이 곽정은씨의 직업을 무시하고 자신의 불쾌함 때문에 비난한다면, 사형집행인에게 '당신은 사람을 죽인 살인자'라고 비난하는 것과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과연 '공무원'이라는 직업을 보고 그 사회에 뛰어든 사람들 중에 "나는 꼭 사형 집행인이 되고 싶습니다!" 라고 일부러 청해서 그 자리에 간 사람들이 있었을까? 그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그 자리에 세워졌을 뿐이다. 


'사형 집행인'과 '섹스 칼럼니스트' 중 어느 쪽이 더 이 사회에 필요 불가결한 직업인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분명한 차이는 '사형 집행인'과 달리 '섹스 칼럼니스트'는 본인이 선택한 직업일 뿐, 상부 조직에 의해 발령받아서 억지로 그 자리에 세워진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자기가 좋아서 시작한 일이니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한다. 방송 출연에 있어서도 제작진의 무리한 요구가 있었다면 마땅히 거절했어야 할 것이며, 논란이 생길 우려가 있었다면 편집을 요구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냥 시키는 대로 툭툭 내뱉고, 추후에도 제작진이 알아서 하겠지 내버려두고 있었다면, 곽정은에게 쏟아지는 비난을 부당하다 할 수 있을까? 


내가 보기에 곽정은은 철저히 자신의 소신에 의해서 발언한 것이었을 뿐, 제작진의 요구에 따라 정해진 대본을 줄줄 읽은 것은 아니었다. 어쩌면 곽정은은 자신을 꼭두각시 취급하는 그런 시각에 더 지독한 불쾌감을 느낄지도 모르겠다. 나는 섹스와 키스와 기타 등등 에로틱한 육체 관계와 스킨쉽에 관한 그녀 개인의 생각을 존중한다. 다만... 타인에 관한 예의는 지켜주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특히, 방송에서는 더욱 더 신중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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