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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아이' 곽정은, 무례함을 솔직함이라 우기는 성희롱 발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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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아이' 곽정은, 무례함을 솔직함이라 우기는 성희롱 발언

빛무리~ 2014. 11. 5.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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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직아이'에 출연한 에디터 곽정은의 발언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검토 대상에 올랐다. 검토 결과 시정이나 경고 조치를 받으면 '매직아이' 제작진은 방송 전에 자막으로 사과문을 내보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이미 폐지가 결정된 프로그램에서 그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어쩌면 제작진은 이와 같은 상황을 충분히 예견했지만, 어차피 폐지될텐데 마지막으로 도발이나 한 번 해보자는 심정에서 편집 없이 해당 장면을 방송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곽정은의 발언 중 문제된 내용은 함께 게스트로 출연한 장기하를 두고 "이 남자는 침대에서 어떨까? 라는 상상을 한다"고 말한 부분이었다. 방송을 무심히 보고 있던 나는 순간 내 귀를 의심했다. 잘못 들었나? 그러나 제작진은 곽정은의 발언을 뚜렷한 자막으로 표시하여 내보내고 있었다. 이어서 곽정은은 갓 스무살의 로이킴을 향해 "키스 실력이 궁금한 남자"라고 덧붙였다. 방송중이라 불쾌한 내색은 할 수 없었겠지만, 그 말을 듣는 장기하와 로이킴의 속마음이 썩 유쾌했을 듯 싶지는 않다. 


특정 인물을 콕 집어 지칭하며 침대에서 어떨지, 키스는 어떻게 할지 궁금하다는 말은 아무리 너그럽게 보려 해도 명백한 성희롱에 해당한다. 단순히 잠자리나 키스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별 상관도 없는 타인이 자신을 성적 대상으로 특정하여 이런저런 각종 상상을 한다면, 게다가 여러 사람이 듣는 앞에서 그 상상에 관한 이야기를 대놓고 떠든다면 당혹감과 수치심과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최근 드라마 '미생'에서도 회사 내 여직원 성희롱에 관한 이야기가 다루어졌다. 만약 곽정은의 저 발언에 별 문제가 없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다면, 늙수그레한 회사 중역이 젊은 여직원에게 똑같은 말을 한다고 생각해보길 권하고 싶다. "미스 김은 침대에서 어떤 여자일까?" 라든가 "나는 미스 김의 키스 실력이 정말 궁금해!" 라고 말하면서 딸 같은 여성에게 음탕한 시선을 던진다면, 그 경우에도 성희롱이 아니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남녀가 바뀌었을 뿐, 곽정은의 발언도 마찬가지다. 


곽정은은 "이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할 수 있다면, 다른 미야기도 모두 솔직하게 할 수 있을 것" 이라는 주장을 폈다. 하지만 그녀의 주장은 무례함을 솔직함으로 포장하려는 억지일 뿐이다. 솔직함이란 타인을 배려하고 예의를 지킬 때에만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는 덕목이다. 타인의 입장은 생각하지 않고 자기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야기를 여과없이 내뱉는 것은 결코 참된 솔직함이 아니다. 책도 많이 썼다면서, 그 정도의 기본을 모르는 걸까? 



현재 지상파와 케이블을 통틀어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MC 신동엽은 매번 아슬아슬한 19금 발언을 하면서도 불쾌감을 주지 않고 유쾌한 웃음으로 이끌어갈 줄 아는 탁월한 재주를 지녔다. 하지만 그것은 '솔직함'이 아니라 오랫동안 꾸준히 연마해 온 고난도의 방송 스킬이라고 봐야 한다. 그만한 기술도 없으면서 어설프게 흉내내려고 했다가는 이런 사단이 벌어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느 분야에서든 성공하고 싶다면 '솔직함'보다는 '진정성'을 추구하며 꾸준히 노력하는 자세가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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