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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와 이슈

논란 연예인을 옹호하는 글이 무의미한 이유

빛무리~ 2015. 1. 7.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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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멀다 하고 뻥뻥 터지는 연예인 관련 뉴스들 중 상당수는 해당 연예인의 이미지에 치명적 상처를 입히는 추한 내용의 가십들이다. 예를 들어 배우 이병헌은 두 명의 여자로부터 50억을 내놓으라는 협박을 받은 피해자(?)의 입장이었으나, 그녀들과의 과거 행적이나 문자메시지 등이 속속 언론에 밝혀지면서 오히려 가해자보다도 훨씬 크게 비난받는 피해자가 되고 말았다. 이런 종류의 뉴스를 접했을 때, 보통 나는 그저 피식 웃어버리곤 한다. 가끔은 하고 싶은 말이 떠올라서 나의 개인적인 생각을 언급할 때도 있지만, 대부분은 크게 관심이 끌리지도 않고 왈가왈부할 필요성도 느끼지 못해 침묵하는 경우가 많다. 



일단 가십(gossip : 신문, 잡지 등에서 개인의 사생활에 대하여 소문이나 험담 따위를 흥미 본위로 다룬 기사)에 대한 나의 견해부터 말해 본다면, 매우 바람직한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아주 쓸모없는 것도 아니라는 생각이다. 유명인의 입장에서는 사생활 침해 등의 문제로 가십이라면 치가 떨리겠지만, 살짝 방향을 전환해서 보면 가십도 언론의 일종으로서 일종의 정화 작용을 하는 면이 없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새빨간 거짓말을 퍼뜨린다면 그것은 언론이 아니라 범죄겠지만, 완전 허위로 작성된 기사보다는 존재하는 사실에 입각한 기사가 훨씬 많다는 점에서, 유명인들의 도덕적 해이를 조금이나마 경계하고 절제시키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그렇다면 대중의 입장에서는 가십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눈덩이를 굴리듯이 없는 이야기를 보태고 덧입혀서 뜬소문을 양산하는 일은 우선적으로 자제해야 할 것이다. 그 부분만 자제한다면, 나는 침묵하는 것과 자기 의견을 말하는 것이 모두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물론 진실이 불명확한 경우에는 침묵하는 것이 좀 더 좋은 선택일 수 있다. 그러나 어차피 뉴스가 터져서 세상에 모두 알려진 일인데, 무슨 신성불가침의 영역을 대하는 것처럼 입을 꼭 다물고 있어야 할 의무는 없다. 나 역시 특정 연예인에 관련된 뉴스를 접한 후 개인적으로 그에 관해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거리낌없이 내 생각을 담아 글을 쓰기도 한다. 


대중문화 블로거로서 활동하다 보면 자연스레 또 다른 블로거들의 글을 많이 접하게 된다. 좋든 나쁘든 연예인 관련 뉴스가 터지면, 대중문화 블로거에게는 기회가 찾아온 셈이다. 검색어 유입을 통해 조횟수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는 진심으로 쓰고 싶지 않으면 좀처럼 글을 쓰지 못하는 고집스런 병증(?)이 있는지라 기회를 거의 놓치곤 한다. 매일처럼 연예인 뉴스가 뻥뻥 터지며 눈앞에 먹잇감을 떨어뜨려 주는데도, 개인적으로 그 내용에 진짜 관심이 끌리지 않으면 배가 고픈데도 먹지 않고 그냥 버리는 것이다. 때로는 이러한 나의 자세가 허세와 오만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하루에도 서너 편씩이나 글을 올리며 왕성하게 활동하는 대중문화 블로거를 볼 때면, 나는 그 부지런한 열정에 매번 감탄하곤 한다. 물론 별 내용도 없이 짧고 뻔한 몇 줄의 글로 조횟수를 노리는 얄팍한 글들은 예외지만, 뉴스의 자세한 내용과 더불어 글쓴이의 생각과 소신을 알차게 담은 글들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최대한 팩트에 가까운 글을 작성하기 위해서는 한두 편이 아니라 최소 십여 편의 기사를 골고루 읽어 본 후 그 내용을 종합해야 한다. 거기에 비난이든 옹호든 중립이든 글쓴이의 개별적 견해를 첨가하여 '흥미롭게 읽을 거리'가 될 만큼의 분량으로 써낸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런 면에서는 존경스럽기도 하다. 


하지만 도통 이해가 안 되는 경우도 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연예인 관련 가십 뉴스가 터질 때마다 '사생활 침해 반대'를 외치며 해당 연예인을 무조건적으로 옹호하는 글을 끊임없이 올리는 경우가 그러하다. 처음 몇 차례 글을 읽을 때는 "아, 이 사람은 자기 색깔이 아주 분명하구나. 나와는 좀 다르지만 매력적인 걸!" 하고 생각했다. 그런데 연예인의 이름만 바뀌어서 똑같은 주제의 글이 수십 편씩이나 계속 올라오는 것을 보고는 "응?" 하지 않을 수 없었다. 누군가 불륜을 저질렀다든가, 마약을 했다든가 하는 뉴스의 내용을 언급한 후 결론은 항상 똑같았다. 사생활 침해는 불법이며, 남의 일에 함부로 입을 놀리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충분히 알겠지만, 결과적으로 그의 생각과 행위는 창과 방패처럼 모순되는 게 아닐까? 그는 연예인의 사생활이 철저히 보호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특정 연예인의 사생활 관련 뉴스가 이미 터져버렸다. 이 상황에서 대중의 한 사람으로서 그가 소신을 지키려면 어떻게 행동해야 할까? 더 이상 논란이 불거지지 않고 조용히 잦아들 수 있도록 침묵해야 하는 게 아닐까? 옹호하는 글이라고 해서 해당 연예인에게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주제가 비난이든 옹호든, 논란의 내용이 담겨있는 이상은 그 글 역시 논란을 부추기고 무성하게 키우는 수많은 글들 중 한 편일 뿐이다. 


앞서도 밝혔지만 나는 가십도 언론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며, 적정 수준을 넘지 않는다면 그에 관해 언급하는 것도 대중의 자유와 권리에 속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하루에도 몇 편씩이나 부지런히 가십성 글을 올리는 블로거들을 폄하하지 않고 오히려 존경한다고까지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항상 연예인의 권리 보호를 소리 높여 외치고 언론의 사생활 침해를 침이 마르도록 규탄하면서, 무슨 뉴스가 터질 때마다 잽싸게 해당 연예인의 이름을 언급해서 글을 쓰는 행동은 뭘까? 만약 내가 그와 같은 생각을 갖고 있었다면, 나는 소신을 밝히기 위해 처음 한두 편 정도의 글을 쓴 후에는 가십을 철저히 외면하고 절대 언급하지 않았을 것이다. 


블로거니까, 블로거로서의 활동을 계속할 생각이니까, 무슨 글이든 써야 하는데 소재를 찾기가 무척 어려우니까, 그리고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인기 키워드를 삽입해서 조횟수도 늘리고 싶으니까, 연예인 뉴스가 터질 때마다 언급하게 되는 그 심정은 알 것도 같다. 자신이 쓴 글의 파급 효과가 본의 아니게 자기의 소신과는 다른 방향으로 퍼져나갈 수 있다는 것도 안다. 그러나 한두 번이 아니고 수십 번이 계속되면, 그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언행불일치'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물론 그것도 개인의 선택이고 자유겠지만, 타인의 눈에 어떻게 보이는지에 관해서는 한 번쯤 말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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