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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정 임신 소식에 급격히 퍼지는 동정론, 그러나... 본문

스타와 이슈

이민정 임신 소식에 급격히 퍼지는 동정론, 그러나...

빛무리~ 2015. 1. 20.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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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이병헌의 사생활 문제가 50억 협박 사건으로 이어지고 법적 공방으로 번지면서, 이병헌의 아내 이민정은 함께 도마 위에 올라 대중이 휘두르는 모진 칼날을 견뎌내야 했다. 나의 개인적 견해로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유부남으로서 미혼의 어린 여성들과 의심스런 만남을 갖고 묘한 내용의 대화를 주고받은 이병헌이나, 그것을 빌미삼아 50억을 내놓으라며 협박한 이지연, 다희의 경우는 엄연히 잘못이 있으므로 비난도 감수해야겠지만, 죄없는 이민정은 왜 함께 당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신혼의 단꿈이 채 가시기도 전에 날벼락을 맞게 되었으니, 그녀의 고통을 인간으로서 안타깝게 여긴다면 왈가왈부하지 말고 조용히 마음 추스를 시간을 주는 것이 마땅하련만, 대중과 언론은 그녀를 결코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이병헌과 이지연, 다희의 진흙탕 싸움이 거세어질수록 덩달아 이민정의 이름은 쉴 새 없이 인터넷에 오르내렸고, 대중과 언론은 그녀의 현재 심경이라든가 향후 계획 등을 어떻게든 알아내려고 혈안이 되어 있었다. 가타부타 한 마디 말 없는 이민정의 침묵이 길어지자, 일부 사람들은 급기야 궁금증에 못 이겨 울화통이 치밀었는지 "그 밥에 그 나물" 이라며 욕하기 시작했다. 그런 일을 당하고도 화를 내며 이혼하지 않는 것은 둘이 똑같은 인간이라서 그렇다는 것이다. 참 기막히고 어이없는 반응이었다. 그들은 도대체 무슨 권리로 이민정의 인생에 자신들의 생각과 잣대를 들이밀며 선을 긋고 강요하는 것일까? 이병헌이 아내에게 큰 잘못을 저지른 것은 사실이지만, 용서와 헤어짐의 칼자루는 오직 이민정의 손에만 쥐어져 있을 뿐 그 외의 타인에게는 아무런 권리도 없는데 말이다. 


이병헌과 이민정이 여전한 부부 금슬을 자랑하며 함께 미국으로 떠났다기에, 나는 그저 그런가보다 했다. 그들 부부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이민정이 어떤 마음으로 남편을 용서했는지, 그 내막은 전혀 알 수도 없거니와 별로 궁금하지도 않았다. 모든 것을 참아낼 만큼 너무나 깊이 사랑해서였을 수도 있겠고, 남편의 명성과 돈이 좋아서였을 수도 있겠고, 어쩌면 일부 사람들의 악의적인 표현처럼 둘이 똑같은 사람이라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그 어느 쪽이라도 이민정이 비난받아야 할 이유는 없었다. 이번 사건에 관한 한 이민정은 피해자일 뿐 죄인이 아니었고, 그녀는 온전히 자유로운 선택으로 자기 인생을 결정할 권리가 있었다.



 

그런데 뒤늦게 이민정의 임신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녀를 비난하던 대중의 반응은 급격한 동정론으로 선회했다. 더욱이 벌써 27주차에 접어들었고 머지 않은 4월에 출산 예정이라는 소식까지 들려오자, 이병헌과의 부부 관계를 지속하기로 결정한 이민정의 선택은 눈물겨운 모정으로 승화되어 찬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아, 그래서 이혼 못 했구나!", "돈 밝혀서 그런다고 욕했는데, 알고 보니 엄마라서 그랬던 거였네!" 등등, 해당 기사에는 이민정을 오해했던 자신들의 경솔함을 후회하고 그녀를 동정하는 댓글이 가득했다. 하지만 나는 이유없이 그녀를 욕하던 댓글 못지 않게, 선택의 이유를 오직 임신이라고 단정짓는 댓글들도 거북하게 느껴졌다. 임신하지 않은 상태에서 그런 선택을 했으면 욕 먹을 일이고, 임신해서 그랬으면 칭찬받아야 하는 일인가? 


물론 태아의 존재와 본능적인 모성이 그녀의 선택에 큰 영향을 끼쳤을 수는 있겠지만, 오직 그것 때문이라고 단정지을 수는 없는 일이다. 아무리 임신중이라도 신뢰가 깨진 결혼 생활을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고 느꼈다면 이혼을 선택할 수 있었다. 또한 임신하지 않았더라도 남편을 너무 많이 사랑해서 떠날 수 없다면 얼마든지 그 곁에 남을 수도 있었다. 그 어떤 경우라도 이민정의 선택은 존중받아야 마땅했고, 비난받을 이유는 전혀 없는 것이었다. 현재 다수의 대중은 이민정이 오직 뱃속 아기만을 위해서 희생적인 결정을 한 것처럼 단정짓고 있지만, 그건 오히려 이민정의 주체적 인격과 결정권을 무시하는 판단일 수 있다. 내가 만약 이민정의 입장이라면, 무조건 그런 쪽으로 단정짓는 대중의 시선은 악플이나 과도한 호기심 못지 않게 거북할 것 같다. 



나는 유명인의 사생활에 큰 관심도 없지만, 스타의 사생활 보호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스타일도 아니다. 유명세로 인해 얻는 혜택이 많은 만큼, 어느 정도의 피해와 불편함은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 유명인은 수많은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인 만큼 사생활도 최대한 깨끗하게 해야 할 의무가 있으며, 그들의 도덕성이 해이해지지 않도록 경각심을 불러 일으키는 효과가 있다면 각종 찌라시와 파파라치도 나름 긍정적인 존재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최근 이민정을 향한 대중과 언론의 지나친 관심과 오지랖은 솔직히 부당한 횡포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 심리적 연좌제라고나 할까? 한국 대중은 유명인의 잘잘못을 따짐에 있어 가족이라는 이유만으로 지나친 관심과 부당한 비난을 쏟아붓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그런 행위는 마땅히 근절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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