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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취향' 드라마 사상 최고의 커플이 탄생하다 본문

종영 드라마 분류/개인의 취향

'개인의 취향' 드라마 사상 최고의 커플이 탄생하다

빛무리~ 2010. 4. 30.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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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수없이 많은 드라마를 즐겨 왔지만, 이렇게 독특한 커플은 처음입니다. 그런데 저는 감히 이들을 최고(最高)의 커플이라 말하고 싶군요. 물론 이보다 더 애틋하고 절절한 사랑의 이야기도 많이 있었으나, 제가 박개인과 전진호 커플을 최고의 자리에 올려놓은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습니다.


드라마 '개인의 취향'은 우리에게, 사람과 사람이 사랑하는 여러가지 모습들을 보여줍니다. 단순한 남녀간의 사랑이야기가 아닙니다. 등장인물 중 오직 김인희(왕지혜)만이 아직도 사람을 사랑할 줄 모르고 여기저기 민폐를 끼치는 바람에 눈살을 찌푸리게 하지만, 모든 사람이 예쁘기만 하면 그것도 재미없을지 모르지요.

요즈음 보면 한창렬(김지석)도 진정한 사랑을 배워가며 예뻐지고 있는 중입니다. 피도 섞이지 않은 서모(庶母)들을 모두 깍듯이 엄마로 대접하며 아들로서 살갑게 챙기는 모습에서도 아주 막된 녀석이 아니라는 것은 진작에 알 수 있었지만, 비록 뒤늦게나마 개인(손예진)의 진가를 알아보고 그녀의 마음을 돌리려 진심으로 애쓰는 모습을 보니 차마 딱해서 미워할 수가 없더군요. 하지만 이미 늦어버렸으니 그의 사랑은 안타까울 뿐입니다.


영선(조은지)과 상준(정성화)의 우정 또한 반짝반짝 빛나고 있습니다. 항상 개인이를 언니처럼 챙겨주는 영선과, 전진호(이민호)에게 가족처럼 친근한 형으로 남아주는 상준의 모습은,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보배인 '친구'라는 존재를 그대로 보여줍니다. 또한 상준을 게이로 오해하는 영선과, 그녀의 오해를 즐기면서 유쾌한 우정을 쌓아가고 있는 상준의 투샷은 이 드라마의 가장 유쾌한 웃음 포인트 중 하나입니다.

그리고 빼놓을 수 없는 사람이 있지요. 최관장(류승룡)... 10회에서 그의 헤어스타일 때문에 얼마나 웃었는지 모릅니다. 솔직히 저는 드라마를 보면서 웃음에는 인색한 편인데, 너무 웃다가 쓰러질 뻔 했습니다. 개인이의 마음이 진호에게로 쏠려서 괴로워하는 것을 보고 영선이는 나름대로 계략을 짜냅니다. 진호를 사랑하는 최관장을 집으로 불러들여서 '게이 커플'을 만들어 줌으로써 개인이를 정신차리게 하자는 거였지요. 그래서 상고재에 진수성찬을 차려놓고 최관장을 초대합니다.


전진호가 직접 초대한 것은 아니지만, 어쨌든 그가 살고 있는 집에 처음으로 저녁초대를 받아서 가게 된 최관장은 마치 소녀(?)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꽃단장을 하고 나타납니다. 진호는 아직 귀가하지도 않았는데 꽃다발까지 사들고, 앞머리는 정성들여 물결처럼 컬을 이루고(^^;;) 수줍은 미소를 지으며 대문앞에 다소곳이 서 있는 모습을 보니, 그야말로 박장대소하지 않을 수 없더군요.

호응이 좋아서 더욱 힘이 나는 것인지, 요즘 류승룡의 게이 연기는 물이 오를대로 올랐습니다. 9회에서도 그의 섬세한 연기에 감탄했었는데, 10회에서는 한발짝 더 앞으로 나아갔군요. 진호 앞에서 긴장하여 바들바들 떠는 모습 또한 참 안스러우면서도 얼마나 웃겼는지 모릅니다. 그런데 최관장의 짝사랑은 오해에서 비롯되었기에 비극적으로(?) 끝날 수밖에 없으니 생각하면 안타까운 사랑입니다. 그래도 잘 극복하겠지요.


자, 그리고 드디어 우리의 주인공들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하도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다보니 서론이 엄청 길어졌네요. 박개인은 전진호를 게이라고 철석같이 믿으면서도 어느 사이엔가 그에게 끌리고 말았습니다. 머리로 아는 것과 가슴으로 느끼는 것과는 차이가 있으니, 이성에게 끌리는 본능적 감정이라는 면도 부인할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개인이에게 본능보다 더 앞서는 것은 그냥 사람에 대한 순수한 사랑입니다.

진호의 어머니(박해미)가 찾아와 그들이 동거하는 모습을 보았고, 진호가 어머니 앞에서 자기는 게이가 아니라며 완강히 부인하는 모습을 개인이는 보게 되었습니다. 원래 그녀는 못말리는 동정심을 지닌 인물이지요. 하물며 깊은 애정을 느끼고 있는 진호가, 어머니 앞에서 자기의 정체성을 드러낼 용기가 없어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는 어떻게든 자기가 그의 인생에 방패막이가 되어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머니한테 솔직하게 말할 용기가 정 안 나면... 그래서 평범한 남자로 여자랑 결혼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으면... 내가 해줄게요. 내가 진호씨 방패막이가 돼주면 진호씨, 세상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안 당하고 살 수 있잖아요... 나를 여자로 사랑해주지 않아도, 나는 진호씨라면... 평생 같이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박개인의 저 대사가 바로, 제가 이 커플을 최고이며 최강의 자리에 올려놓은 이유를 단적으로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녀의 사랑에는 털끝만치의 이기심도 들어가 있지 않습니다. 평생 남편에게 여자로서 사랑받을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녀는 기꺼이 자신을 희생하여 진호에 대한 사랑을 완성시키고자 합니다.

단지 남녀간의 사랑으로 규정짓기에는, 너무도 순수하고 차원이 높습니다. 차라리 목숨을 걸 수는 있어도, 남아있는 인생 전부를 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사랑하는 진호가 남들에게 손가락질 당하지 않고, 자기가 원하는 일을 하며 살 수 있게 해주고 싶어서, 그녀는 게이인 그와 결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녀의 이러한 태도에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다면 남자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지요. 더구나 전진호는 이미 속으로 그녀를 사랑하고 있는 터였습니다. 여전히 자기 실속은 챙길 줄 모르고 바보같이 희생적인 사랑만 하려는 그녀를 향해 겉으로는 화를 냈지만, 사실은 그 바보같은 사랑이 자기를 향하고 있음에 감당하기 어려운 벅찬 감동을 느꼈던 것입니다.

그런데 전진호는 두 사람의 만남에서 첫 단추가 잘못 끼워졌다는 것을 알면서도 바로잡지 않은 책임이 있기에, 이제와서 그 오해를 풀어야 한다는 것에 적지않은 부담을 느낍니다. 의도했던 것은 아니지만, 자기에게 그토록 순수한 믿음과 사랑을 주는 개인이를 너무 오랫동안 철저하게 속여 온 셈이 되었으니까요. 그런 진호의 약점(?)을 한창렬이 제대로 꼬집어서 비틀어 버렸습니다.


"네가 게이 행세까지 하면서 최관장을 이용하는 아주 나쁜 놈이라고 개인이한테 말해줄까 했는데, 차마 그럴 수가 없었다. 개인이는 지금의 나보다 네가 더 소중하다던데... 친구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놈이 시커먼 속셈을 가지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면, 개인이는 또 아파하고 상처받을 테니까."

안타깝게도 전진호는 한창렬에게 "그렇지 않다"고 부인하지 못합니다. 최관장의 일이 문제가 아니라, 그 자신이 그녀 앞에 티없이 떳떳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가 처음부터 상고재에 다른 목적을 가지고 들어왔다는 사실과, 게이가 아니면서도 지금까지 게이인 척 해왔다는 사실... 이 두 가지를 그는 차마 개인이에게 털어놓을 용기가 없습니다. 자존심이 문제가 아니라, 사랑하는 그녀가 자기 때문에 상처받는 모습을 차마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그는 차라리 떠나기로 결심합니다. 복수하겠다고 하면서도 아직은 창렬에게 약간의 마음이 남아있는 듯한 개인이의 태도를 보아 왔기에, 차라리 그 두 사람이 잘되게 해주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자기의 아픔을 눌러 참으며, 그녀를 위해서 그렇게 결정한 것이었지요. 그래서 징그럽게 달라붙는 김인희의 손길조차 뿌리치지 않고, 그녀에게 자신이 잘 지내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고 뮤지컬 공연장에 함께 나타납니다. 

만약 개인이가, 진호에게 노골적으로 친한 척을 하는 인희의 모습을 끝까지 참았다면 저는 약간 실망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역시 용감하고 솔직했습니다. 자기의 감정을 숨기지 않으며, 창렬에게 말합니다. "나 더 이상 못하겠어. 나 창렬씨에게 복수하려고 그랬던 거야. 창렬씨가 나를 버렸듯이 나도 똑같이 그렇게 해주고 싶었어. 그런데 이제 안 할래. 더는 못하겠어."


언젠가 개인이가 진호에게 말했었지요. "진호씨가 게임 오버라고 말하면, 그때는 끝낼 거예요." 그런데 그가 말하기도 전에 그녀가 스스로 먼저 끝내 버렸군요. 그녀의 용기 앞에, 머뭇거리던 그 또한 용기를 냅니다. 상처주고 싶지 않아서 떠나려고 했지만, 그가 염려하던 모든 이유들이 그녀의 사랑 앞에서는 무력해지고 말았습니다. 이미 거부할 수 없게 되었음을 깨달은 전진호는, 한발 늦었지만 거침없이 그녀에게 다가가 "게임 오버"를 선언하며 키스합니다. 무의미한 복수 게임은 끝나고, 진정한 사랑의 게임이 시작된 것이지요.

박개인의 사랑만큼 순도 100%라고는 할 수 없지만, 전진호의 사랑 또한 매우 진실하고 희생적인 것이었습니다. 그는 아직 사랑이 시작되기 이전부터, 그녀를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다 해주던 남자였어요. 그녀가 포장마차에 가자고 졸라대면 귀찮으면서도 따라나서 주었고, 인사불성이 되어 난리치는 그녀를 창피해 하면서도 기꺼이 둘러업고 집에 데려왔었지요. 그녀가 생리통으로 아파하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약을 구해다 주었고, 그녀의 다리가 부어서 아파하면 맛사지도 해주었습니다. 아무리 동정심이 깊은 남자라지만 아무래도 오버스럽다 싶었지요. 사랑은 어쩌면 처음부터 시작된 거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내가 해줄게요. 내가 진호씨 방패막이가 되어 줄게요. 나를 여자로 사랑해주지 않아도, 나는 진호씨라면 평생 같이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박개인의 저 대사는 제 평생 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한 차원 높은 수준의 사랑을 보여준 그녀 덕분에, 저는 더없이 아름다운 최고의 커플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정말 고마운 일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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