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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두 사람은 절친한 동료 사이로 보이는군요. 브라이언 오서라는 같은 스승에게서 배우고 있으니 또한 사남매(師男妹)지간이기도 합니다. 피겨 선수들의 파티... 평소 절친한 연아와 아담은 가벼운 포옹을 한 채 즐겁게 춤을 추고 있는 듯 합니다. 그들이 스스로 무어라 말하지 않았는데 미리 넘겨짚을 필요는 없겠죠. 그러나 마치 사랑에 빠진 소녀처럼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는 김연아... 그녀의 표정을 보니 제 마음이 다 흐뭇해집니다. 무척이나 편안해 보이는군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하여 생애 최대의 목표를 이루었으면서도, 쉴 틈조차 없이 토리노 세계 선수권에 출전하느라 아무리 대범한 그녀지만 얼마나 심신이 지쳐 있었겠어요. 이제 마음에 부담을 주던 모든 일정을 마무리하고 편안하게 파티를 즐기는 모습을 보니 정말..
이번 주 '해피투게더'는 지난 번에 이어 '신데렐라 언니' 출연진들의 이야기로 꾸며졌습니다. 지난 방송에서 단연 화제의 인물은 서우였지요. 그녀는 마치 문근영을 따돌리는 듯한 태도와 더불어 내숭과 산만한 기질을 수시로 드러내며 순식간에 엄청난 안티를 선물받았습니다. 속마음은 단정할 수 없으나 제가 보기에는 그냥 실수인 것 같아서 그녀가 적잖이 안스럽기도 하더군요. 그런데 이번 주 방송에서는 서우 못지않게 걱정스런 인물이 있었으니, 바로 '신언니'의 히어로 천정명입니다. 그러지 않아도 천정명은 최근 드라마 촬영이 진행된 모 대학교에서 시비에 휘말린 적이 있습니다. 여기저기에서 쏟아져나오는 기사들을 읽어보니 과연 체대 학생들이 먼저 과하게 싸움을 걸어온 것 같더군요. 하지만 연예인의 신분으로서 끝까지 참아 ..
브라운관에 모습을 비치며 우리에게 웃음과 즐거움과 감동을 주는 사람들, 우리는 그들을 연예인이라고 부릅니다. 우리 평범한 시청자들은 그들을 보며 일상의 피로를 잊고 괴로움을 달랩니다. 그런데 제게 있어 이런 경험은 처음이군요. 한 사람의 연예인이 토크쇼에 나와서, 지극히 개인적이고 인간적인 모습을 드러내는 것을 보며 이렇게까지 기분이 좋아진 적은 없었습니다. 드라마 '추노'가 방영되기 시작할 무렵, 여주인공 이다해가 신동엽의 '달콤한 밤'에 출연했었지요. '이상형 월드컵'을 진행하면서 그녀가 이런 말을 했었습니다. "저는 장혁이라는 사람을 칭찬하는 것으로 밤을 샐 수도 있어요. 그렇게 좋은 점이 너무 많은 사람이에요"... 이제 김승우의 '승승장구'에서 진솔한 모습을 드러낸 장혁을 보니, 저 역시 그녀의..
저는 하하라는 연예인의 개인적 팬은 아니지만, 열심히 시청하던 '무한도전'을 잘 안 보기 시작하게 된 것은 하하가 빠지고 나서부터였던 것 같습니다. '무한도전' 내에서 하하의 존재감은 상당했었지요. 군복무 때문에 하하가 일단 하차하면서, 만약 그와 좀 비슷한 느낌을 주는 MC몽이 그 빈자리를 메꾸었다면 저도 계속 시청을 했을 것 같은데, 전진이나 길의 스타일은 하하와 너무 다르다보니, 하하의 스타일에 익숙해져 있던 저로서는 영 적응이 안되더군요. 오늘, 정말 오랜만에 우연히 무한도전을 처음부터 끝까지 시청했는데, 운 좋게도 하하가 복귀하는 날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옛날 분위기가 아주 물씬 나더라구요. 거침없이 깐족대는 입담과 폭로전... 어쩌면 2년의 공백기간을 거쳤는데 그의 예능감은 하나도 죽지 않고, ..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정보석의 모습이 유난히 반가웠던 이유는, 아직도 쉽게 잊을 수 없는 '지붕뚫고 하이킥'의 여운 때문이었겠지요. 정보석은 위기에 처한 회사를 일으켜 세우는데 큰 공을 세우고, 언제나 장인으로부터 무시당하던 처지에서 벗어나 드디어 후계자로 인정을 받으면서, 누가 보더라도 행복한 결말을 맞이했었습니다. "보사마 화이팅!"을 외치던 많은 팬들이 진심으로 기뻐했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물론 저도 그들 중 한 사람이었구요. 그런데 어제 '무릎팍'에서 정보석이 보여준 이미지는 제가 혼자 속으로 상상하던 모습과는 많은 차이가 있었습니다. 저는 그를 열정적인 배우, 연기 잘 하는 배우이면서도 젠틀하고 중후하며 겸손한 이미지로 인식하고 있었거든요. 이제껏 그가 맡았던 배역들의 영향도 있을테고, 그의..
역시 제가 생각했던 그대로입니다. 우리의 피터팬, 영원한 은초딩... 당신은 첫사랑 그녀와 결혼하는군요.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그 어떤 연예인의 결혼에도 이렇게까지 진심어린 축하의 마음이 우러났던 적은 없습니다. 부디 마지막도 처음과 같기를, 지금처럼 영원히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 라는 당돌한 CF 언어가 등장해서 선풍적 인기를 끌며 유행어가 되었던 것도 어느새 10년을 훌쩍 넘긴 일이 되었지만, 그런 세상과는 상관없이... 나는 지원씨의 사랑처럼, 아주 오래가는 사랑이 좋더군요. 늘 곁에 있어도 퇴색하고 예전같지 않은 것이 사람의 나약한 마음인데, 12년 전의 사랑을 용감하게 다시 찾아가서 손 내밀고, 결국 아름다운 결실을 맺다니 정말 꿈만 같은 일이에요. 은지원씨, 당신을..
과연 '1박2일'의 힘은 어디까지일까요? 프로그램을 위한 멤버들의 희생정신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사실 저녁 굶기와 하룻밤의 야외취침 정도는 촬영 때마다 수없이 겪어 온 일이니, 프로그램을 위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그냥 초저녁부터 아침까지 쿨쿨 잠이나 잤으면 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열정적인 섭섭이들, 은지원과 MC몽은 '1박2일'을 그토록 밋밋하게 찍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은지원의 대형 사기극에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다 걸었다가 패배했기에, 이제 그들이 걸 수 있는 것은 남아 있지 않은 셈이었지요. 웬만큼 강한 것이 아니고서는 상대측에서 받아들일 이유도 없었고 말입니다. 강호동, 이수근, 이승기는 이미 승자의 여유를 만끽하며 대중목욕탕에서 뽀얗게 씻고 나와서는 배가 터지도록 돼지고기 파..
강화도 교동으로 놀러간 '1박2일'을 보면서 저는 반가움을 느꼈습니다. 왠지 이제서야 본연의 모습으로 돌아온 것 같다고나 할까요? 제가 '1박2일'을 사랑하던 이유는, 그들이 대중의 별인 연예인임을 잘 알면서도 마치 우리와 똑같은 평범한 사람들인 양 느껴지는 정다움 때문이었거든요. 그 누구 못지 않게 잘 나가는 MC이며 가수인 그들이, 당장이라도 손만 내밀면 함께 어울려 놀 수 있는 내 친구들처럼 느껴지는, 그 감미로운 착각이 바로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이 우리에게 주는 특징적 선물이라고 저는 생각하거든요. 제2회 시청자투어를 3주 동안 시청하면서 물론 저도 즐거웠습니다만, 기대했던 것에 비해 감동은 크지 않았습니다. 너무 스케일이 방대해서였을까요? '1박2일'만이 가지고 있는 아기자기함은 어디론가 ..
나도 잊어버렸습니다. 그리고 당신도 잊어버렸습니다. 매일 똑같이 반복되는 일상에 지친 우리는 기억하지 않아도 좋을 것들은 기억하면서, 꼭 기억해야 할 것들은 잊어버렸습니다. 학창시절, 점심시간이 되기 전에 몰래 꺼내 먹던 도시락이며 시험 점수에 울고 웃던 친구들... 특별활동 시간이면 같은 취미나 특기를 가진 친구들끼리 모여서 운동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글짓기도 하던... 그 정겨운 추억을 잊어버렸습니다. 학업 때문에 생업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는 동안 가족과 함께 있을 때면 얼마나 포근하고 행복했었는지 잊어버렸습니다. 풋풋하던 사회 초년병 시절, 얼마나 꿈에 부풀어 있었는지 그 뜨겁던 야망과 패기를 잊어버렸습니다. 우리의 곁에는 아직도 소중한 친구들이 있다는 것을... 지치고 힘든 일상이지만 함께 나눌..
아주 오랜만에 '무한도전'을 보았습니다. 한때는 저도 '무한도전'의 애청자였는데, 언제부턴가 조금씩 멀리하게 되더니 한동안 시청하지 않고 있었거든요. 이제 와 생각해 보니 '무한도전'이 만만치 않은 중량감의 메시지를 담기 시작하면서부터, 예능 프로그램을 바라보는 저의 개인적 취향과는 조금씩 어긋났던 게 아닌가 싶습니다. 예능을 보면서 그저 가벼운 웃음으로 일상의 무게와 고통을 날려버리고 싶어했던 저에게는 그 묵직한 메시지들이 부담으로 다가왔던 것도 같아요. 어쩌다가 참으로 오랜만에 시청하게 된 '무한도전'은 F1 특집이었습니다. 차량에 대한 지식이 전무(全無)한 저로서는 대체 F1이 무엇인지를 인식하기 위해서도 설명을 대충 들어서는 안되고 주의 집중이 필요하더군요. "확실히 가벼운 마음으로 보기에는 약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