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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이제 '남자의 자격'이라는 프로그램은 험난한 주말 예능판에서 확실히 자리를 잡은 듯 합니다. 그런데 보면 볼수록 너무나도 안스러운 인물이 한 명 있습니다. 바로 '국민약골' 이윤석입니다. 어제 방송되었던 '마라톤 편'을 보고, 저는 잠시 생각에 잠겼습니다. 과연 저 사람의 고통은 누구를 위한 것일까, 하구요. 우선 제 생각에 이윤석과 대조적으로 '남자의 자격' 최대 수혜자를 말해본다면 김태원을 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룹 '부활'의 리더... 전설속의 로커... 그저 그렇게 추억 속으로 사라져갈 뻔했던 그의 이름은 '남자의 자격'으로 인해 화려하게 '부활'했습니다. 그를 모르던 아이들과 청소년들마저 이제는 그의 이름만 들으면 환호성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시체' 컨셉으로 시작하여 이제는 '국민할매' ..
오랜만에 상상플러스를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지난 주 '강심장'에 크게 실망했었기에 이번 주에는 채널을 돌려 보았던 것인데, 운이 좋았던 것인지 의외로 아주 기분 좋은, 상큼한 방송을 볼 수가 있었습니다. 출연진은 브아걸의 나르샤, 가인과 2AM의 조권, 그리고 카라의 한승연, 구하라, 박규리였으며, 사고 때문에 불참한 MC 신정환을 대신하여 송은이가 1일 MC로 자리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요즈음의 아이돌 스타들은 고달픈 연습생 시절을 거치면서 다듬어진 탓인지, 젊은 나이에 비해서는 상당히 둥글둥글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물론 속으로야 어떨지 모르지만, 언뜻 보아도 불쾌한 감정이 솟구칠 법한 상황에서마저 능란하게 대처하며 웃음으로 받아넘기는 어른스러움을 자주 보았거든요. 물론 한편으로 생각..
평소 즐겨 보는 프로그램은 아니지만 어제는 우연히 '긴급출동 SOS 24'를 보았습니다. 언제나 이 방송에서는 차마 인간이라고 하기 어려운 악인들과, 그에 의한 피해자로서 차마 인간의 삶이라고 하기 어려운 처참한 삶을 살아온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어제의 방송에서도 역시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주인공의 이름이 방송중에 밝혀졌지만 저는 굳이 인용하고 싶지 않으니 그저 '청년'이라고만 칭하겠습니다. 청년은 원래 지방에서 가족들과 함께 생활했었으나 18세 되던 해에 서울로 올라오면서 우여곡절 끝에 아버지와 누나와 헤어져 혼자 남게 됩니다. 생활고 때문이었던 것 같기는 한데, 청년은 좀처럼 자세한 설명을 하지 못했습니다. 어쩌다가 문제의 그 돼지농장 주인을 만나게 되었고, 어린 청년은 대책없이 그를 따라와 농장일을..
'1박2일' 강원도 영월 제2부는 흥미로운 볼거리로 시작되었습니다. 비록 브라운관을 통해서였지만, 천문 관측용 망원경으로 처음 바라본 우주는 신비롭기 이를데 없었어요. 울퉁불퉁한 달의 표면이 손에 잡힐 듯 보이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46 광년의 거리 저편에서 빛나는 별 카펠라까지 볼 수 있다니 정말 꿈만 같았습니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얼마나 좁은지를 다시 한 번 체험하는 시간이었어요. 그리고 별들의 세계에서는 5천만년의 나이면 젊은 청년이었습니다. 길어야 100년을 살지 못하는 우리 인간들의 삶에 비해 별들의 삶은 참 길기도 하더군요. 132억년의 나이를 먹은 노년의 별들은 작고 희미한 빛을 내는 반면에 5천만살의 젊은 별들은 초롱초롱하니 밝은 빛을 내고 있어서 확연히 구별되었습니다. 공간만이 ..
'강심장' 7회를 보며 전체적으로 들었던 생각은 "저 정도면 이미 강한 것이 아니다. 과장하기 위하여 심하게 왜곡된 수준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요즘 대세'인 이승기를 향해, 마치 여중생 팬클럽처럼 매주 큰소리로 환호성을 질러대는 여성 패널들이야 뭐 하루이틀 본 것도 아니니까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고정 패널들의 경우는 이제 그만할 때도 되었건만, 지치지도 않더군요. 문제는 여성들의 '줄서기' 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유진이 "이승기씨와 아메리칸 스타일로 인사해보고 싶다" 고 하자 뒤에서 한영이 손을 들며 "줄 설까요?" 했고, 이어서 수많은 여성 연예인들이 앞으로 나와 이승기와 포옹하기 위해 줄을 섰고, 이승기에게 한 번 안기고는 꺅꺅 소리를 내지르며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그리고 몸짱 탤런트 ..
'1박2일' 에서의 이수근에게서는 항상 스스로를 낮추고, 누구나 꺼릴 법한 가장 망가지는 캐릭터를 자청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가 자청한 '앞잡이' 캐릭터는 자칫하면 미움받기에 딱 좋은 역할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저 코믹한 설정으로 받아들이고 웃는다 해도, 일부의 사람들은 불쾌하게 여길 위험성이 있었습니다. '앞잡이'라는 캐릭터 자체가 '배신'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배신이란 언제나 유쾌하게 받아들여지기는 어려운 법이니까요. 그러나 이수근은 승자의 이미지였던 적이 거의 없습니다. 항상 스스로 먼저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며, 호감을 얻기 어려운 '앞잡이' 캐릭터를 절묘하게 성공시켰습니다. 지난번 캠핑카 여행 때는, 가위바위보에 져서 바다에 빠져야 할 상황이었는데 여벌의 옷을 가져오지 ..
'세바퀴'는 제가 가장 즐겨 보는 예능 프로그램 중 하나입니다. 스튜디오 내에서 하는 촬영인 데다가 고정 패널이 많다 보니 자칫 식상해질 수 있는 약점을 갖고 있음에도, 조금씩 새로운 포맷을 구성하면서 변함없는 웃음과 즐거움을 주는 '세바퀴'가 저는 참 좋습니다. 특히 출연자들의 연령층이 비교적 높다는 것도 색다른 재미를 줍니다. 아저씨 아줌마들의 거침없는 수다에, 때로는 모든 것을 달관하신 듯한 할머니 할아버지들(선우용녀, 전원주, 이정섭 등)의 유머감각까지 볼 수 있다는 것은 다른 프로그램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즐거움입니다. 사실 요즘 젊은 연예인들의 트렌드는 너무 빠르게 바뀌어가고, 매일 쏟아져 나오는 새로운 스타들은 너무 많아서 일일이 알아보기도 힘들 정도이기에, 어느 정도 연령이 높거나 유행에 ..
제 기억 속 MC몽의 처음 이미지는 '논스톱4'의 민폐 캐릭터였습니다. 그 이전에도 강호동이 진행하는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에 몇 번 나왔던 것 같긴 한데, 뚜렷한 기억은 없습니다. 논스톱 시리즈에는 시즌이 바뀌어도 항상 비슷한 캐릭터가 등장하곤 했는데, MC몽이 맡았던 찌질이 민폐 캐릭터는 그 중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고정 캐릭터였습니다. '논스톱2'의 양동근, '논스톱3'의 하하, '논스톱4'의 몽 (방송 초반에는 봉태규와 더불어 양대 찌질 산맥을 구축하며 '몽봉'으로 불리기도 했으나 머지않아 봉태규가 하차하면서 몽의 독무대가 되었지요), 그리고 '논스톱5'의 이정까지 나름대로 알찬 캐릭터의 족보가 이어졌고, 저는 그것을 다른 시리즈에서는 좀처럼 볼 수 없는 명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캐릭터의 공통점..
'무릎팍도사'에 박진영과 원더걸스가 출연했습니다. 의뢰인(게스트)이 총 6명이었던 거죠. 오랜만에 보는 원더걸스가 반갑기는 했는데, 항상 무대용 메이크업을 한 얼굴만 보다가 비교적 연한 화장을 한 모습들을 보니 무척 생소하더군요. 저만 그랬는지는 몰라도 한두명은 못 알아봐서 누군지 한참 생각해야 했습니다.. ^^ 그들의 방송은 다음주까지 이어질 예정이지만, 우선 1부의 대화 내용은 그들의 좌충우돌 미국진출기였습니다. 국내에서 단연 최고의 걸그룹으로 승승장구하고 있을 무렵, 돌연 미국행을 결심하게 되었던 동기와 그래도 선뜻 결정하기는 어려웠던 고민들, 그리고 미국 활동 초반부의 어려움들과 빌보드 76위에 입성하는 쾌거를 이루기까지의 극적인 경험들... 박진영과 원더걸스의 토크는 매우 신선했습니다. 미국 최..
저는 김C의 노래하는 목소리를 매우 좋아합니다. 특히 '봄바람 따라간 여인' 을 들을 때면 꿈을 꾸는 듯 몽환적인 느낌까지 들며 사르르 녹듯 그 목소리에 빨려들어갑니다. 그것은 저의 MP3에 들어있는 음악 목록에서 항상 빠지지 않는 노래입니다. 제가 볼 때 노래하는 김C는 가난한 음유시인을 닮았습니다. 그런 모습이 저는 좋습니다...^^ 예전에 김C가 아주 가끔씩 토크 프로그램에 등장할 때면 그 엉뚱함이 싫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떠올리기만 하면 제가 웃음을 참을 수 없는 간단한 일화도 있습니다. 김C가 무명시절, 아내의 부탁으로 장을 보러 갔는데 식용유를 가리키면서 "이거 얼마예요?" 하고 묻자 주인 아주머니가 대뜸 "비싸욧~!" 하면서 째려보더라는 겁니다. 정확히 식용유였는지는 기억 안나지만, 하여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