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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1박 2일 예천편 2부를 보면서 문득 강호동의 캐릭터가 예전과는 거의 180도로 달라져 있음을 발견하였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달라진 것이 아니라 조금씩 천천히 변해 왔기 때문에 뚜렷하게 인식을 못 했었는데, 한자쓰기 문제를 풀면서 3년 전 '1박 2일'의 전신이라고 할 수 있었던 프로그램 '준비됐어요'의 한 장면이 나오더군요. 그 순간 예전의 강호동은 분명 지금 같지 않았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3년, 아니 2년 전까지만 해도 강호동은 카리스마와 폭력(?)으로 군림하는 캐릭터였습니다. 그것은 유재석과 콤비를 이루어 그의 이름을 널리 알리기 시작했던 '공포의 쿵쿵따' 시절부터 그의 이미지였지요. 항상 당하는 약자 유재석과 약자를 괴롭히는 악당 강호동의 조합은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그 이후로도 쭉 그..
내가 평소 '세바퀴'를 시청할 때마다 느끼는 점은 오락프로 중에서 가장 편안한 마음으로 유쾌하게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다. '세바퀴'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을 '아줌마'라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 듯한데, 나는 아줌마 중에서도 '할머니' 선우용녀씨의 힘이 가장 크다고 생각한다. '세바퀴'의 MC와 고정패널 모두를 통틀어 없어서는 안될 꼭 한 명을 꼽으라면 나는 선우용녀씨를 꼽을 것이다. 선우용녀씨가 방송에서 말씀하시는 것을 들은 적은 없지만, 아마도 손주가 있으실 것 같다. 명실상부한 '할머니' 이신데 저토록 예쁘시다니... 타고난 아름다움만으로 노년까지 저 모습을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할 터이다. 그간 방송에서 보여주셨던 티없는 밝음이 그대로 삶 속에 투영되어 저 미소에 묻어나는 듯하다. '아줌마..
1박 2일 글로벌 특집이 우리에게 것들을 남겨준 것들... 서로 다르다는 것은 우리 사이에 벽이 될 수 없음을 알려주었고 강호동에게는 소중한 동생들과 외국인 친구들에게 제일 먼저 축하받은 40번째 생일의 추억을 만들어 주었고 친구와 함께 한 추억은 행복으로 기억된다는 것을 알려주었고 무엇보다 영원히 기억될 특별한 친구들을 남겨주었다. ........ 그리고, 이제 그들이 찾아가는 곳은 빛바랜 사진 속이다. 7080 추억 속으로... 시간이 멈춰있는 그 곳. 경북 예천. 자연이 만들어 준 놀라운 선물, 육지 속의 섬마을 회룡포도 구경하고 서툰 솜씨로 뽑기도 만들어 보고 인심 좋은 어머님께 비빔밥도 얻어 먹고 재래식으로 참기름 짜내는 모양도 구경한다. 말로만 듣던 5일장에서 소소한 물건들도 사 보고 재래식 ..
몇 년 전에 김창렬이 출연한 '만원의 행복'을 보았었다. 그저 노래를 썩 잘 부르는 악동 이미지의 가수라고만 생각했던 그의 또 다른 모습을 보고 나는 적잖이 감동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는 굉장히 외로운 삶을 견디어 온 사람 같았고, 그래서 지금 곁에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자신의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도 짜내어 줄 수 있을 만큼 절절히 사랑하는 것 같았다. 방송에서 그가 아내와 아들과 함께 처갓집을 방문하는 내용이 나왔었는데, 친아들도 저런 아들은 없겠다 싶을 정도로 부모님께 살갑게 구는 것을 보고는 저절로 살짝 눈물이 맺혔었다. 물론 가족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고, 성격이 워낙 다정하여 가족들을 잘 챙기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그러나 가족을 대하는 김창렬의 모습이 평범해 보이지 않았..
1994년 데뷔작 '눈먼 새의 노래'에서 보여준 안재욱의 존재감은 충격적이었다. 드라마 자체가 워낙 좋기도 했거니와 전혀 신인답지 않은 안재욱의 연기력은 믿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 내 친구의 어머님을 비롯하여 몇몇 어르신들은 진짜 맹인이 드라마에 나온 줄 아셨다고 한다. 나는 '눈먼 새의 노래'를 운 좋게 녹화할 수가 있었는데, 보고 또 보고, 친구를 집에 데려와서 같이 또 보고, 안재욱의 연기를 보며 친구와 함께 감탄했다. "이름이 뭐라고? 안재욱? 오호.. 마음에 드는 걸~" 친구의 말에 나는 흐뭇하게 웃으며 동의했다. 그때부터 몇년간 나는 안재욱의 팬이라고 말하고 다녔다. 특히 일요 아침드라마 '짝'을 보는 재미에 휴일의 기쁨은 배가되곤 했다. 남들이 그 당시 잘 나가던 연예인의 이름을 대며 좋다고..
노홍철의 연인 장윤정이 결국 '골미다'에서 하차한다. 그러나 이미 늦은 감이 있다는 생각이다. 노홍철과의 열애를 공개하면서 자연스럽게 하차했다면 그래도 조금은 나았을텐데... 나는 골미다를 안 본지가 꽤 오래되었고 이제와서 다시 보게 될 것 같지는 않다. 기왕 마음이 떠난 사람들은 김 빠진 맥주를 마시러 다시 돌아오지는 않는다. 어차피 예능도 대본이 있고 정해진 대로 움직이는 부분이 절반 이상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래도 골미다처럼 어느 정도의 리얼을 표방하는 프로그램이라면, 더구나 일반인이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라면 약간은 진실일 수도 있을 거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시청하게 마련이다. 또한 그런 기대감이 재미를 더한다. 골드미스들이 맞선 전 날 두근거리며 잠 못 이루는 모습, 맞선남의 정보를 들으며 환호하는 ..
1박 2일 글로벌 특집 2탄에서 가장 주목받은 친구는 아프리카 출신의 '와프'였다. 한국어 실력이 가장 약하다 하여 처음부터 우려의 대상이었던 와프가 이토록 뛰어난 예능 감각을 보여줄 줄이야! 하지만 지난 주 처음 등장할 때부터 심상치는 않았다. 무작정 달려나와 제일 앞에 있던 은지원을 덥석 껴안으며 "김씨야?" 하고 물어보는데 순식간에 빵 터졌었다. 이번 주 와프의 활약은 큰 줄기 4가지로 볼 수 있겠다. 1. 풀등에서의 육상(?) 경기 반짝반짝 빛나는 검은 야생마라고나 할까? 어지러움도 못 느끼는 듯 신나게 돌고 쏜살같이 달리는 모습은 마치 초원을 누비는 듯 자유로웠다. 그와 함께 뛰어 놀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게다가 파트너 김C도 멤버들 중 운동 감각 최고이니만큼 풀등에서 이루어진 육상경기 우승..
황금어장 무릎팍도사 방 송 : MBC 8월 19일 23:05 진 행 : 강호동, 유세윤, 올밴 게스트 : 한비야 무릎팍도사 한비야 편은 나의 눈을 뜨게 했다. 아주 모르는 것은 아니었지만 자세히는 모르고 있었던 다른 세상을 그녀가 보여 주었다. 그녀가 보여 준 것은 사실... 외면하고 싶을 만큼 불편한 진실이었다. 내가 편안히 잠을 자는 동안... 내가 맛있게 식사를 하는 동안 어딘가에서는 아이들이 수수깡처럼 말라서 굶어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식수가 없어서 더러운 강물을 퍼 마시다가 기생충이 살을 뚫고 나오는 참상을 겪는다는 사실을 어쩌면 나는 외면하고 싶어서 일부러 눈을 감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내가 손을 뻗어봐야 저 거대한 비극 앞에서 무슨 힘이 될 수 있을까? 그런데 생전에 마더 데레사 수녀님이 이..
'1박 2일' 글로벌 특집 방송 : KBS제2TV 8월 16일 (일) 18:20 출연 : 강호동, 김C, 이수근, 은지원, MC몽, 이승기, 니띤, 와프, 단, 안드류, 스캇, 아키라 참 이상도 하다. 1박 2일을 보면서 남들은 모두 웃고 있을 때, 나는 왜 혼자 눈물이 그렁해지곤 하는 걸까? 우리가 오늘도 이 세상에 사람으로 살아가는 이유는... 친구를 향해 달려가기 위해서... 우리가 이 세상에 사람으로 태어난 이유는 ............... 사랑하기 위해서................... '1박 2일' 글로벌 특집은 '집으로' 편에 버금가는 따뜻함을 선물해 주었다. 피부색과 눈빛, 머리빛까지 다른, 저 멀고도 먼 하늘 아래에서 태어난 사람들... 무엇에 마음이 이끌렸는지 산 너머 바다 건너 먼..
1박 2일 8월 9일 (일) KBS 2TV 방송 진행 : 강호동, 김C, 이수근, 은지원, MC몽, 이승기 오늘도 그들 6명을 만나자 내 안에 숨어 잠자고 있던 어린 시절의 내가 다시 깨어 일어나 함께 뛰어 놀기 시작했다. 신기할 만큼 궂은 날씨를 몰고 다니는 주의보 방송 1박 2일. 그 자막을 보며 오히려 마음이 따스해지는 건 왜였을까? 나는 차가운 빗속에서 친구들의 손을 잡고 그 온기를 느끼고 싶었다. 오늘의 저녁식사 복불복은 장대비를 맞으며 채소를 따고 감자를 캐어 올 텃밭 체험 멤버 3명을 추려내는 것이었는데, 시작부터 우리의 막내 승기 군이 제대로 웃겨 주셨다. 제일 먼저 부지런하게 우비를 챙겨 입고 집합 장소로 나왔더니 PD가 승기에게 제안하기를 방송 분량 5분만 혼자 감당을 해 달란다.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