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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2010년 새해가 밝자마자 김혜수와 유해진의 열애설이 터졌습니다. 네티즌의 여론은 두 사람의 열애가 사실인지에 대한 궁금증보다도, 연예인들의 사생활을 그들의 뜻과 상관없이 지나치게 대중에게 노출시키려는 파파라치 문화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오늘, 1월 4일 오후에 김혜수의 소속사측에서 두 사람의 열애설을 공식 인정했군요. 저는 개인적으로 그들의 사랑을 매우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두 사람 모두, 너무 당당하고 아름다워 보이는군요. 그 이유는 다음의 두 가지로 말할 수 있겠습니다. 1. 욕심없고 순수한 여자의 선택 먼저 분명히 할 것은, 재벌이나 미남 대스타와 결혼한 여성 연예인들의 선택이 결코 욕심 때문이었다는 반대 논리가 성립하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매일 함께 지내는..
칼봉산에서 이루어진 '1박2일-혹한기 실전캠프' 편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몇 가지의 특별함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우선 소집해제한 김종민의 전격 합류와 깜짝 손님 박찬호의 방문으로 원래 6명이었던 멤버가 8명으로 늘어나 화면을 빈틈없이 꽉 채웠다는 점이 가장 특별했으며, 한층 진화된 복불복의 방식을 선보였다는 점도 신선했습니다. 법원에서의 공익근무를 마치자 마자 납치되듯 끌려온 김종민은, 아직 '법원과 예능 사이'에 놓여 있는 탓에 적응이 덜 된 탓인지, 아니면 이참에 아예 컨셉을 바꾸기로 결정한 것인지, 줄곧 예전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예전에는 팀의 전력에 별로 도움되지 않는 '구멍'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이래저래 많은 도움을 주는군요. 물풍선 받기, 퀴즈 맞히기 등에서도 너무 진..
MBC 연기대상의 사회를 이휘재가 맡은 것은, 적어도 이번에는 실패였던 것 같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휘재라는 연예인을 꽤 좋아하는 편이었습니다. 팬이라고까지는 할 수 없지만, 사회자로서 평소에 보여주던 그의 진행 능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으며, 깔끔하고 신사적인 인물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이바람' 이라는 부정적 이미지 또한 절반 이상이 컨셉일 거라고 생각했으며, 다소 그런 면이 있다 하더라도 미혼의 남성으로서 그다지 흠잡힐 일은 아니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의 연기대상에서 보여준 그의 모습은 실망스럽기 이를데 없었습니다. 그간 제가 생각해 왔던 그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거의 모두 와장창 깨져 버렸습니다. 큰 행사의 진행을 맡았다고 해서 무조건 고품격으로 무게를 잡아야 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어제 29일 방송된 MBC 연예대상에서 버라이어티 부문 여자 최우수상은 이경실에게 돌아갔습니다. 그녀의 수상 소감은 그야말로 역동적이었습니다. 강력한 웃음과 강렬한 눈물이 어우러졌거든요. 큰 소리로 엉엉 울면서도 할 말 다 하고, 그 말들의 내용은 재치로 흘러넘쳐, 보는 사람들은 눈물로 얼룩진 그녀의 얼굴을 보며 웃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물론 그녀와 친분을 나누고 있는 동료들은 함께 눈물을 흘리기도 하더군요. 이경실의 수상 소감이 끝나고, 시상자였던 박미선이 했던 멘트가 잊혀지지 않습니다. "울면서 웃기는...... 우리 개그맨들의 모습 그대로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경실, 그녀의 모습을 보면서 문득... '선덕여왕'의 미실이 떠올랐습니다. 이경실은 국내의 개그우먼들 중, 가장 드센 이미지..
저는 김종민의 '1박2일' 복귀를 원치 않던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완벽한 구성을 보여주던 6인의 구조에 새로 1인이 투입됨으로써 발생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이기도 했고, 연예인에 대한 개인적 취향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박2일, 김종민 복귀' 편을 보고는 돌이켜 생각해 볼 것도 없이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그들은 저같은 고집쟁이의 마음을 이토록 쉽게 돌려놓았군요. '1박2일'을 만드는 사람들은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원래 제작진의 계획대로 김종민이 톨게이트에서 평범하게 합류했더라면, 저의 딱딱하게 굳은 얼굴은 풀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의 합류가 이미 결정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원치 않는 상황을 눈으로 보게 된다는 것은 즐겁지 않은 일이니까요..
'1박2일, 제3회 혹한기 대비 캠프'는 저의 마음속에 타오르는 모닥불처럼 뜨거운 열기를 전해 주었습니다. 그들은 스티로폼과 비닐과 종이박스로 지은 집(?) 속에서 새벽내내 흩날리는 눈보라를 맞으며 잠들었지만, 그들을 보고 있는 제 가슴은 왠지 뜨거워지고 있었습니다. 벌써 3년... 결코 짧지 않은 세월동안 그들이 많이 변했다는 것을 저는 느꼈습니다. 초창기 복불복 당시 그들에게서 가장 익숙하게 볼 수 있었던 표정은 당황, 놀람, 충격, 공포 등이었고, 실패한 후에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정말로 굶어야 하나?", "정말로 야외에서 자야 하나?", "말도 안 돼!" 하는 식으로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하는 모습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출연자들의 그런 당황스러운..
'패밀리가 떴다'의 게스트로 박진영이 등장한 것은 저에겐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왠지, 너무 안 어울린다고나 할까요? 이제는 연예인보다도 기획사 사장으로 더 익숙한 이름 JYP가 토크쇼도 아닌 생고생 버라이어티에 출연한다는 것도 그렇고, 더구나 단독 게스트도 아니고 서인영과 둘이 출연했다는 게 참 생뚱맞고도 이상해 보였습니다. 사실 저는 그에 대해 잘은 모릅니다. 그의 인간성이라든가 도덕적인 면에 대해서는 더욱 잘 모릅니다. 한편으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지만, 한편으로는 지독한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 간에도 그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인물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가 겉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과연 진솔함인지 가식인지, 그런 것을 판별해낼 만큼 안목이 뛰어나지도 않습니..
윤형빈씨, 그 동안 '남자의 자격'에서 많이 힘들고 고민도 많았을 것 같아요. 매우 공격적인 캐릭터 '왕비호'로 전성기를 맞이한 개그맨이었지만, 이 프로그램에서는 그 이미지를 고수할 수도 없었고 쉽사리 다른 캐릭터를 창출해낼 수도 없었으니까요. 거대한 선배들과 함께 하는 막내의 입장인데다가, 윤형빈씨에게 익숙한 전문 개그프로와는 완전히 성격을 달리 하는 리얼 버라이어티니까 적응도 쉽지는 않았을 거예요. 제가 보기에 형빈씨는 철저한 노력과 준비로 승부하는 사람 같았어요. 왕비호 개그를 위해서는 준비해야 할 것들이 무진장 많았을 거예요. 독설 개그라는 것 자체가 매우 위험한 장르(?)이기 때문에, 철저히 준비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자신에게 독이 될 수도 있거든요. 하지만 형빈씨는 대상이..
거문도의 아름다운 등대에서 하룻밤을 보내는 여섯 친구들의 이야기가 이번주에도 이어졌습니다. 차량통행이 불가능한 지역이기에 그 무겁고도 수많은 장비들을 일일이 사람의 손으로 옮겨야 했던 것이 이번 여행의 가장 큰 사건이었지요. 지난주에는 3.6.9 게임에서 패배한 올드보이팀(강호동, 김C, 이수근)은 처음부터 스탭들과 더불어 짐을 옮기느라 2차례씩 항구에서 등대까지의 긴 거리를 왕복했으며, 게임에서 승리한 영보이팀(은지원, MC몽, 이승기)은 한치회를 먹으며 즐겁게 백도관광을 하다가 자발적으로 돌아와 마지막 짐 운반을 도왔습니다. 여섯 남자의 우정은 이제 거의 심연일체 수준이 아닌가 싶습니다. 저녁식사 메뉴를 얻기 위한 암전 게임에서 그들은 놀라운 이심전심과 협동심을 보여주었습니다. 코앞도 보이지 않는 암..
최근 드라마 '아이리스'로 인해 배우 이병헌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어 있던 중, 우연히도 약 9년 전 그가 무대에서 마이크를 잡고 노래하는 영상을 감상할 수 있었습니다. '이등병의 편지'를 열창하는데 노래실력이 상상 이상이더군요. 말할 때의 목소리는 굵고 낮은 톤의 지극히 남성적 느낌인데 반해, 노래할 때는 비교적 가늘고 높은 미성(美聲)으로 변하는 것 또한 놀라웠습니다. 2001년 1월 9일, '이소라의 프로포즈' 출연 당시의 모습이었습니다. 2월 개봉 예정이던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 때문이었지요. 프로포즈에 두번째 출연인데 그때마다 자기 앞 순서에 너무 노래를 잘 하는 가수분들이 실력을 뽐내고 들어가셔서 마음에 부담이 된다고 이병헌이 말하자 이소라가 웃으며 대답합니다. "이병헌씨도 가수 출신이시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