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패떴' 박진영을 성공으로 이끈 두 가지 능력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패떴' 박진영을 성공으로 이끈 두 가지 능력

빛무리~ 2009. 12. 14. 08:46
반응형

 
'패밀리가 떴다'의 게스트로 박진영이 등장한 것은 저에겐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습니다. 왠지, 너무 안 어울린다고나 할까요? 이제는 연예인보다도 기획사 사장으로 더 익숙한 이름 JYP가 토크쇼도 아닌 생고생 버라이어티에 출연한다는 것도 그렇고, 더구나 단독 게스트도 아니고 서인영과 둘이 출연했다는 게 참 생뚱맞고도 이상해 보였습니다.


사실 저는 그에 대해 잘은 모릅니다. 그의 인간성이라든가 도덕적인 면에 대해서는 더욱 잘 모릅니다. 한편으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지만, 한편으로는 지독한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 평범한 사람들 간에도 그에 대한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인물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가 겉으로 보여주는 모습이 과연 진솔함인지 가식인지, 그런 것을 판별해낼 만큼 안목이 뛰어나지도 않습니다.

그러나 이번 박진영의 '패떴' 출연을 보면서 한 가지, 아주 뼈저릴 만큼 확실하게 느낀 점이 있습니다. 그는 대단한 능력을 지닌 사람이며, 어떤 세상에 태어났더라도 성공할 수밖에 없었던 사람이라는 점이었습니다. 제가 그렇게 생각한 두 가지 이유를 들어보겠습니다.


1. 겸손

박진영이 지닌 능력 중에서도 제가 가장 큰 능력으로 꼽는 것은 바로 '겸손'의 능력입니다. 앞서도 밝혔지만 그의 태도가 진실인지 가식인지는 모르겠습니다. 겉으로만 겸손한 것처럼 이미지메이킹을 하고 있을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어쨌든 남들의 시선 앞에서 그는 완벽한 겸손을 보여 주었습니다.


처음 섭외 전화를 받는 태도에서부터 그는 지극히 공손한 태도를 취했고, 처음 만나는 순간에도 두 손을 맞잡은 자세로 공손하게 타인을 높이고 자기를 낮추었습니다.

그리고 설정이었는지는 모르지만 촬영 내내 패밀리들은 유독 박진영에게 심하다 싶을 만큼 짖궂게 굴었고, 저녁준비를 하면서도 마치 그가 모든 사람의 심부름꾼이라도 된 것처럼 박진영을 부려먹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박진영은 조금도 거북해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정도의 네임밸류를 지닌 유명인사가 그런 허드레 취급을 받으면서도 속없어 보일만큼 헤실헤실 웃으며, 서툰 요리솜씨로 매운 연기에 눈물까지 흘려가면서 남들이 시키는대로 고분고분 일을 하는 모습은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지난번에 무릎팍도사에 원더걸스와 함께 출연했을 때에도 느꼈지만, 그에게는 기본적으로 어떤 권위의식이라는 것 자체가 없어 보였습니다. 속으로는 자신감에 가득차 있으면서도, 외면적으로는 그렇게 극도로 겸손한 자세를 보여줄 수 있다니, 그는 정말 강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렇게 가까운 이, 낯선 이 누구에게나 스스럼 없이 자기를 바짝 낮추며 다가설 수 있다는 것... 결코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런 자세라면 한국이든 미국이든 왜 성공하지 않겠습니까?


까마득한 후배 대성이가 좀 위험하다 싶을 정도로 기어오르는데도(^^;;) 그는 조금도 개의치 않았습니다. 오히려 그런 후배를 더 귀여워하고 아끼는 태도를 보여주었습니다.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는 벼처럼, 그는 정말 대인배였습니다. 적어도 제 눈에는 그렇게 보였습니다.


2. 긍정

누구나 매트릭스 자세로 피하려 하는 김수로의 썰렁한 말장난에 혼자 빵 터져서, 숨이 넘어갈 지경으로 웃어대는 박진영의 모습은, 처음에는 어이없었지만 나중에는 유쾌했습니다. 미국에서는 그런 말장난을 고급 유머로 친다는 그의 말은 아마도 사실이겠지요. 그리고 정말로 너무 웃겨서 참지 못하고 웃어대는 것 같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 리액션이 진심이었든 아니었든간에, 타인의 유머에 그토록 적극적으로, 긍정적으로 반응해주는 모습은 일종의 감동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박진영은 사람이나 사물을 볼 때, 매우 단순하고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는 것 같았습니다. 그의 이번 앨범이 '눈물'을 컨셉으로 잡고 있다는 말을 듣고, 이효리가 나서서 자기와 컨셉이 겹친다고 농담을 하니까, 사뭇 진지한 태도로 "그럼 너는 왜 우는 건데?" 하고 있는 그대로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모습은, 매우 순진해 보이기까지 했습니다. 사실 박진영 만큼 세계 많은 곳에서 많은 것을 보고, 많은 사람을 만나고, 많은 일들을 해 본 사람도 흔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세상을 잘 아는 사람이 순진하다는 것은 참 어울리지 않는 모습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오히려 그 단순하고 긍정적인 시선이 그를 성공으로 이끌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성공을 위해서는 복잡한 생각이 필요한 게 아닙니다. "내 눈 앞에 보이는 저 산을 넘으면 그 뒤에는 또 어떤 산이 기다리고 있을까?" 하는 식으로 계속 앞서 나가면서 추측을 하려 하고, 타인이 하는 말을 듣고는 "저 사람은 지금 저렇게 말을 하고 있지만 진심이 아닐거야. 그의 속마음은 뭘까?" 하고 살짝 비틀어서 생각을 하기 시작하면, 어쩔 수 없이 머뭇거리게 되고 추진력이 떨어집니다.


한 번 나아갈 길을 정하고 앞으로 밀고 나아감에 있어 그의 단순하고 긍정적인 시선은 엄청난 혜택을 가져올 것입니다. 그러나 그 역시 아무나 가질 수 있는 장점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살아가면서 너무도 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상처를 받기 때문이지요. 힘겹게 산을 넘었더니, 또 다른 산이 앞에 떡하니 버티고 있던 순간의 절망... 그리고 진실한 마음으로 믿었건만 나를 배신했던 인간들로 인한 상처... 그런 것들이 기억에 남아있는 한, 우리는 그렇게 단순하고 긍정적인 시선을 유지하기가 결코 쉽지 않습니다.

박진영이 지닌 그 두 가지의 능력, 겸손긍정은 그가 진짜로 강한 사람이기 때문에 가질 수 있었던 것입니다. 솔직히 저는 그렇게 강하지 못하기에, 오히려 약해서 겸손하지 못하고, 오히려 약해서 긍정적이지 못하기에, 그가 무척이나 부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이, 지금 있는 자리에서 한 발이라도 떼는 것이 중요하겠지요. 조금씩이라도 앞으로 나아가다보면 언젠가는 이루리라는 꿈을 버리지 않는 것 말입니다.


다음 주에 박진영이 보여줄 파티를 저는 기대하고 있습니다. 겸손과 긍정의 힘으로 이루어낸 열정의 파티를 감상하며 그 뜨거움으로 자신을 녹여 보고 싶기 때문입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