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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사람이 힘이고, 사람이 별이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1박2일' 사람이 힘이고, 사람이 별이다

빛무리~ 2009. 12. 28.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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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김종민의 '1박2일' 복귀를 원치 않던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완벽한 구성을 보여주던 6인의 구조에 새로 1인이 투입됨으로써 발생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서이기도 했고, 연예인에 대한 개인적 취향 때문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1박2일, 김종민 복귀' 편을 보고는 돌이켜 생각해 볼 것도 없이 마음을 바꾸었습니다. 그들은 저같은 고집쟁이의 마음을 이토록 쉽게 돌려놓았군요. '1박2일'을 만드는 사람들은 참으로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원래 제작진의 계획대로 김종민이 톨게이트에서 평범하게 합류했더라면, 저의 딱딱하게 굳은 얼굴은 풀어지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의 합류가 이미 결정되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막상 원치 않는 상황을 눈으로 보게 된다는 것은 즐겁지 않은 일이니까요. 그러나 멤버들은 계획을 바꾸어 김종민의 근무처였던 법원 앞으로 돌진했습니다. 소집해제 기자회견중인 그를 단숨에 납치하여 곧바로 '혹한기 실전캠프'에 합류시킨 것이지요.

저는 김종민이 아닌데, 저는 김종민이라는 연예인을 좋아하지도 않는데, 이상하게 그런 '1박2일'의 멤버들이 참으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돌아온 옛 동료를, 최선을 다해 적극적으로 환영하는 그들의 모습은 유쾌하면서도 눈물이 다 날 지경이었습니다.


사실 김종민의 오래된 팬들을 제외한다면, 그의 이름은 이미 대중의 머릿속에서 희미해져가는 이름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강호동, 김C, 이수근, 은지원, MC몽, 이승기... '1박2일'의 멤버 6인은 그야말로 최신 트렌드이며 가장 빛나는 별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그들이, 훨씬 존재감이 약한 김종민을 위해, 몰래 숨어서 기다렸다가, 가장 화려한 방법으로 그를 빛내 주었던 것입니다. 숨어서 기다렸던 이유는, 미리 모습을 드러내면 김종민의 소집해제를 취재하기 위해 모였던 기자들이 오히려 다른 멤버들에게로 몰려들 수도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김종민에게만 너무 집중된 스포트라이트가 보기에 불편할 수도 있었으련만, 의외로 제 마음에는 깊은 배려와 감동으로 다가올 뿐이었습니다. 김종민 투입으로 인해 김C의 역할이 사라졌다는 의견들을 보았는데, 저는 예전과 별로 달라진 것을 못 느끼겠더군요.

김C의 캐릭터는 원래 그렇게 있는 듯 없는 듯 하다가 아주 가끔씩 그의 독특한 매력을 보여주는 것이었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마찬가지로 그의 평소 모습은 병풍에 가깝지요. 예전에는 그것이 무척 이상해 보였지만, 이제는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굳이 그에게 강한 리액션이나 강한 존재감을 기대하지 않고, 그냥 있는 그대로 그의 모습에 적응이 되었다고나 할까요? 눈에 잘 띄지는 않지만 한쪽 구석에서 묵묵히 천장을 받치고 있는 기둥처럼 말이지요.


확실히 예전과는 달라진 듯한 김종민의 모습도 제 마음을 비호감에서 호감으로 돌려놓는 데에 큰 역할을 했습니다. 아무리 원년 멤버라고는 하지만, 현재의 '1박2일'은 그가 떠나던 시절에 비해서는 엄청나게 커져 있으니, 소집해제 하자마자 곧바로 재투입된 것은 솔직히 너무 지나친 특혜라고 보이기도 했습니다. 결코 짧지 않은 2년의 시간 동안, 다른 멤버들이 온갖 고초를 겪으며 쌓아올린 탑 위에 공짜로 올라앉는 느낌도 강했구요. 그런 상황에서 만약 김종민이 예전의 캐릭터처럼 건방진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비호감은 걷잡을 수 없이 폭발했을 것입니다.
(다른 분들은 어떠신지 모르겠으나, 저는 예전의 김종민을 보면서 상당히 건방진 캐릭터라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물론 설정이겠지만, 무식하면서 잘난체하고 안하무인이랄까, 좀 그렇게 보였지요. 저의 개인적인 취향이 그런 캐릭터를 좋아하지 않기 때문에 그를 비호감으로 여겼던 것입니다. 저는 박명수와 김구라 또한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김종민은 예전과는 달라져 있었습니다. 그는 겸손하고, 미안함을 알고, 고마움을 아는 사람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마치 제 마음을 들여다보고 말하는 것처럼, 기존의 포맷에서 재미있게 보고 있던 시청자들이 자기로 인해서 인상쓰지 않게끔, 그분들 마음까지 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그의 솔직한 모습을 보면서, 차마 그의 합류를 더이상 싫어할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앞으로의 활동을 지켜보아야 하겠지만, 그렇게 낮은 자세를 취함으로써 김종민은 그에게 쏟아지던 따가운 눈총들을 일단 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와 같은 느낌을 받은 분들이 물론 전부 다는 아니겠지만, 결코 적지도 않을 것 같거든요.


아낌없는 동료애로 김종민을 감싸안는 멤버들... 그리고 넘치는 사랑을 받음에 오만하지 않고 겸손한 자세를 취하는 김종민... 그들의 모습을 보면서 저는 생각했습니다. 역시... 사람이 힘이고, 사람이 별이다.

'1박2일'은 언제나 우리에게 '사람'을 보여줍니다. '김종민 복귀'편에서도 그들이 보여준 것은 단지 '김종민'이 아니고, 단지 '멤버들'도 아니고, 역시 '사람'이었습니다. 그저 그렇게... 사람과 사람이 얼싸안는 모습들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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