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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박찬호는 우리 모두의 구원투수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1박2일' 박찬호는 우리 모두의 구원투수다

빛무리~ 2010. 1. 4.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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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봉산에서 이루어진 '1박2일-혹한기 실전캠프' 편은 이제까지와는 다른 몇 가지의 특별함을 선물해 주었습니다. 우선 소집해제한 김종민의 전격 합류와 깜짝 손님 박찬호의 방문으로 원래 6명이었던 멤버가 8명으로 늘어나 화면을 빈틈없이 꽉 채웠다는 점이 가장 특별했으며, 한층 진화된 복불복의 방식을 선보였다는 점도 신선했습니다.


법원에서의 공익근무를 마치자 마자 납치되듯 끌려온 김종민은, 아직 '법원과 예능 사이'에 놓여 있는 탓에 적응이 덜 된 탓인지, 아니면 이참에 아예 컨셉을 바꾸기로 결정한 것인지, 줄곧 예전과는 다른 이미지를 보여 주었습니다. 예전에는 팀의 전력에 별로 도움되지 않는 '구멍'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지금은 이래저래 많은 도움을 주는군요. 물풍선 받기, 퀴즈 맞히기 등에서도 너무 진지하다 싶은 태도로 오히려 팀내의 다른 구멍을 메꿔 주더니만, 저녁식사 복불복에서는 가장 중요한 마지막 순서를 맡아 '삼겹살 볶음밥' 요리를 멋지게 해냄으로써 멤버들의 굶주림을 채워 주었습니다.


예전에는 김종민으로 인해 다른 멤버들까지 수시로 '구멍'에 빠짐으로써 웃음을 끌어냈다 하면, 이제는 일섭이(은지원), 이섭이(MC몽), 허당(이승기), 앞잡이(이수근) 등 다른 멤버들이 때로는 의도적으로, 때로는 원래 가진 능력이 섭섭(?)해서 뻥뻥 뚫어놓은 구멍을 김종민이 멀쩡한 모습으로 메꾸고 있는 형상입니다. 하긴 그러잖아도 구멍이 이렇게 많은데 김종민까지 구멍으로 합류한다 치면 그것도 문제가 있겠지요. 그러나 너무 진지해서 예능감 없어 보이는 지금과 같은 컨셉으로 지속하는 것도 무리가 있어 보입니다.


앞으로 김종민이 성공적으로 자리를 잡을 수 있느냐에 따라 그의 개인적 운명만이 아니라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 전체의 운명이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선 멤버의 숫자부터가 6에서 7로 바뀌었기 때문에 기존의 구도를 대폭 변경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거든요. 만약 김종민의 자리잡기가 실패하게 된다면 애써 변경한 구도가 효용가치를 잃게 되며 쉽사리 예전으로 돌아갈 수도 없을테니, 최악의 경우는 프로그램의 몰락까지도 예측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바로 지금의 이 시기가 '1박2일'로서는 가장 위험하면서도 스릴 넘치는 기간입니다.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 뭐 이런 셈이지요.

사실 이미 3년째에 접어들고 있는 장수 예능 프로그램 '1박2일'은 슬슬 식상함의 함정에 빠져가고 있었습니다. 아직은 괜찮지만 이대로 아무 변화 없이 지속한다면 머지않아 매너리즘에 빠지게 될 것임이 분명해 보였지요. 제작진이 큰 위험부담을 안고서까지 김종민의 전격 합류를 결정한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그 때문이라고 생각됩니다. 이미 김종민을 자기의 '강라인'에 포함시켜 끌어안고 가겠다 결심한 듯한 강호동의 적극 추천도 있었겠지만, 아무리 강호동의 존재감이 크다 해도 단지 그의 주장만으로 기존의 안정적 구도를 깨뜨리면서까지 제7의 멤버를 영입했을 리는 없습니다.


7명의 멤버가 모두 참여할 수 있도록 새롭게 고안된 '저녁식사 복불복'은 나름대로 신선하고 재미있었습니다. 일단 첫 발자국은 성공적으로 내딛은 셈입니다. 앞으로 계속 이렇게 할 것인지, 아니면 수시로 변화시킬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하여튼 정말 괜찮은 아이디어였습니다. 그 수많은 재료를 앞에 놓고서도 다른 멤버가 어떤 선택을 했는지 알 수 없어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는 멤버들의 모습도 재미있었고, 7명 중 무려 5명이 '쌀'을 선택한 기막힌 해프닝 또한 기존의 단순한 복불복에 비해 더욱 진한 아쉬움과 웃음의 조화를 선물해 주었습니다.


그럼에도 제작진은 아직 좀 불안했던 것 같습니다. 이것은 제 생각입니다만, 특급 게스트 박찬호의 깜짝 방문이 하필이면 김종민이 합류한 그 시점에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는 것이 과연 우연일까 싶더군요. 물론 박찬호 본인이 먼저 방문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을 거라는 점은 의심하지 않습니다만, 과연 언제 어느 곳으로 방문할 것인지에 대해서 사전에 제작진과 의논조차 없었을 거라고는 생각되지 않기 때문입니다. 지난 주도, 다음 주도, 다다음 주도 아니고, 바로 이번 주에, 법원 앞에서 김종민을 납치해 온 바로 그 주에 박찬호가 방문한 것은 정말이지 우연이라기에는 너무도 정확히 맞아떨어지거든요. 


아직은 법원 공익근무 요원의 냄새가 폴폴 풍기는 김종민과, 그의 합류로 인해서 어딘가 어색하고 뻘쭘해진 분위기, 갑자기 멤버의 숫자가 홀수가 되어버림으로써 기존의 복불복은 모두 단념할 수밖에 없게 된, 그래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간신히 만들기는 했는데 역시 방송 분량을 채우기에는 턱없이 모자란... 이런 상황에서 제작진에게는 조커와 같은 특별한 카드가, 특별한 구원자가 절실히 필요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박찬호의 칼봉산 깜짝 방문'이 50%는 그의 소망으로, 50%는 제작진의 소망으로 이루어졌을 거라고 추측합니다. 그리고 '박찬호 카드'는 2008년 초겨울의 첫 방문 때에 못지 않게,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며 대성공을 거두었습니다.


박찬호는 정말 특별한 인물이었습니다.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스포츠 스타로서의 능력이야 말할 것도 없거니와, 누가 보더라도 그에게 공감할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진솔한 눈빛과 태도, 게다가 예능의 달인들마저 감탄하게 만드는 유머 감각까지... 어떻게 이런 사람이 있을까요?

원래 잠시만 방문하고 돌아가려던 계획을 변경하여 1박을 함께 하기로 결정해 준 그의 의리도 고맙고, 그가 합류함으로써 8명의 짝수 인원이 되어 다시 예전의 복불복을 김종민까지 더불어 한번쯤은 다시 체험할 수 있게 해준 것도 고맙고, 룰조차 모르던 인간제로 게임을 처음 배웠음에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하여 OB팀에 짜릿한 승리를 안겨준 것도 고맙고, 스포츠 스타이니 만큼 당연히 김종민보다는 실력이 우월할 거라는 예상을 깨고 탁구시합에서 김종민에게 3:0으로 패배함으로써 의외성의 웃음을 선사해준 것도 고마웠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박찬호가 '1박2일'을 통해서 우리에게 전해줄 선물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자기의 다짐을 새롭게 하기 위해, 스스로 기꺼이 얼음장과도 같은 계곡물에 뛰어들겠다는 그의 호기는 재작년에 이어서 올해에도 우리의 가슴을 뜨겁게 해줄 것입니다.

우리가 매너리즘에 빠지려 할 때마다 그는 화끈한 구원투수로 등장합니다. 미처 반박할 틈도 없이 밀어붙이고, 가장 먼저 솔선수범하는 그의 모습은 두려움에 머뭇거리던 우리 모두를 한꺼번에 차가운 물 속으로, 그 짜릿하면서도 강렬한 체험 속으로 밀어넣습니다. 다음 주면 볼 수 있을, 박찬호와 멤버들의 한겨울 입수 장면은 우리 모두의 새로운 시작을 다짐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 믿습니다. 두려움 없는 시작을 위하여 우리는 모두 그들과 함께 뛰어들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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