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예능과 다큐멘터리 (652)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영화배우가 MC로 나서서 쓰디쓴 실패를 경험하고 물러갔던 '박중훈 쇼'의 잔상이 아직 사라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과감하게 MC라는 만만찮은 직분에 도전장을 던진 김승우를 바라보며, 기대감보다는 왠지 시작도 하기 전부터 어려울 것 같다는 우려가 더 컸던 것이 사실입니다. 과연 어떤 식으로 이끌어갈지 의문이었고, 첫방송을 시청하고 난 지금도 여전히 그것은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왜냐하면 첫방송의 게스트가 그의 아내인 김남주였기 때문에 사실 김승우의 역할은 MC라기보다는 아내와 더불어 출연한 게스트에 가까웠거든요. 오히려 다른 보조MC들, 최화정과 김신영, 태연과 우영 등이 김남주와 김승우에게 질문을 하고 그들 부부는 답변을 하는 형식이었으니까요. 뭔가 정리를 해야 할 타이밍이 되면 그 역할은 자연스레 최화..
1월 31일에 방송된 '남자의 자격, 아날로그편'에 대해 날카롭게 비판하는 블로거 기사를 보았습니다. 저는 평소 언제나 그분의 글을 감탄하며 읽곤 하지요. 어제도 그 설득력 있는 글솜씨에 빨려들어가며, '남자의 자격'이 혹시라도 '패떴'처럼 침몰하게 되지나 않을까 염려하였습니다. 왜냐하면 저는 어제까지만 해도 그 방송을 못 본 상태였거든요. 뒤늦게서야 방송을 보았습니다. 그 기사에서 읽었던 대로 '아날로그'편에서 출연자들은 아무것도 한 일이 없었습니다. 그냥 퍼질러 앉아서 자기들의 옛 추억이나 곱씹으며 수다판을 벌이다가, 밥을 지어서 먹고 쉬고... 그러고 그만이었습니다. 만약 이게 정상적인 방송분이었다면, 그야말로 제작진이고 출연진이고 제정신이 아니라 할만했지요. 그러나 저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습니..
2월이 시작되던 첫날,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에는 매우 특별한 손님들이 자리했습니다. 수십년째 라디오의 인기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 세 명의 '라디오 퀸'... 여성시대'의 양희은, '싱글벙글쇼'의 김혜영, '지금은 라디오 시대'의 최유라였습니다. 양희은씨는 간혹 TV나 공연 등에서도 얼굴을 볼 수 있었지만 김혜영씨와 최유라씨는 목소리만 익숙할 뿐 얼굴은 보기 어려운 연예인들이었지요. 정말 귀한 만남이었습니다. 저도 학창시절에는 라디오를 많이 들었었지요. 시간이 되면 기다렸다는 듯 주파수를 맞추고,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춰 공부를 하면서도 발가락을 까딱까딱하며 박자를 맞추던 일들이, 이제 저에게는 추억 속으로 사라졌는데 그분들에게는 여전한 현실이더군요. 참으로 신기하고 반가웠습니다. 양희은씨는 지금도..
'1박2일' 안동편에서 그들은 다시 OB팀과 YB팀으로 나뉘어졌습니다. 김종민의 합류로 7명의 홀수가 됨으로써 가장 염려되었던 부분이, 3:3 복불복이 불가능해졌기에 멤버들끼리의 경쟁구도를 볼 수 없어서 긴장감이 떨어졌다는 점이었는데, 의외로 쉬운 해결책을 찾아냈더군요. 시민들 또는 스탭들과 함께 하는 것이었습니다. 일단 OB팀은 기존대로 강호동, 김C, 이수근으로 구성되고, 김종민은 은지원, MC몽, 이승기와 더불어 YB팀에 포함시켰습니다. 3:4로는 공정한 게임을 진행할 수 없으므로 OB팀은 각 게임마다 시민 또는 스텝을 4명씩 섭외하고 YB팀은 3명씩 섭외하여 각팀 총인원을 7명으로 만들어 진행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놓고 보니 간단해 보이지만, 이 방식을 생각해 내기까지 얼마나 머리를 쥐..
오랜만에 '놀라운 대회 스타킹'을 보았습니다. 예전에는 참 즐겨 보던 프로그램인데 언제부턴가 마음이 떠나면서 잘 안 보고 있었지요. 그런데 채널을 돌리다가 생각지도 않은 천상의 목소리가 어우러진 화음이 들려오기에 깜짝 놀라서 멈추었습니다. 500년 전통에 빛나는 '빈소년 합창단'이 놀랍게도 '스타킹'에 출연한 것이었습니다. 제가 어릴적에 어느 위인전에선가 유명 음악가의 어린 시절, 빈소년 합창단에 들어가지 못해 애를 태웠다는 내용을 읽으면서부터 빈소년 합창단은 제게 호기심과 선망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때는 '비인 소년 합창단'이라고 표기했었는데, 현재 외국어 표기법상으로는 방송에 나온 대로 '빈소년'이라고 하는 게 맞는 듯하여 그렇게 칭하지만 느낌이 좀 이상하군요. 뭔가 텅텅 빈 소년들이라는 느낌이라....
저는 원래 황금어장의 코너 '라디오스타'를 즐겨보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4명의 MC, 그들 특유의 독하면서도 산만한 토크 스타일이 별로 마음에 들지 않았거든요. 그냥 '무릎팍 도사'가 끝나면 채널을 돌려봐야 볼 것도 없으니까 그대로 둔 채, 다른 일을 하면서 건성으로 보는 둥 마는 둥 했었지요. 그런데 이번 주에는 정말 한 장면도 놓치지 않으려고, 집중해서 시청을 하게 되더군요. 시청한 후의 기분도 그야말로 귀한 선물을 받은 듯 최고입니다... ^_^ 2AM의 조권과 창민, FT아일랜드의 이홍기, 그리고 씨엔블루의 정용화가 게스트로 출연했는데 어쩌면 4명 모두 제가 너무 좋아하는 친구들인 거였어요. 요즘 아이돌 스타들이 그렇게나 많은데, 저는 무조건 다~ 좋아하는 누나팬은 아니거든요..ㅎㅎ 사실은 다 알..
'1박2일' 흑산도 제2편, 솔직히 기대에는 못미치는 재미였습니다. 지난 주 예고편에서 이승기의 얼굴을 배경으로 자막이 나오길 "웃다가 목젖이 튀어나올 뻔했다" 라고 하기에 엄청 웃기고 재미있을 줄 알았는데, 개인적으로 빵 터진 장면은 딱 한 장면뿐이었습니다. 예전처럼 강렬한 재미가 발생하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니, 아무래도 짝수인 6인 체제에서 홀수인 7인 체제로 바뀌다 보니 새로운 복불복 시스템이 아직 자리를 잡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MC몽과 김종민이 가거도로 떠났으나 그래도 5인으로서 예전과 같은 3:3 복불복은 불가능한 상황이었지요. 멤버들끼리 양편으로 나뉘면 서로 대결하는 양상이 되므로 긴장감이 증폭되지만, 홀수에 맞게 새로 고안된 복불복은 멤버들 전체가 한 팀으로 똘똘 뭉쳐 제작진을 상대..
우리나라의 국가 자살율은 2005년 OECD 통계로 볼 때, 세계 1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 후로 감소했다는 소식을 들은 기억이 없으니 커다란 변화는 없을 듯 합니다. 모든 자살은 충격과 비극으로 다가오지만, 아직 삶을 꽃피워 보지도 못한 청춘들의 자살 소식이 들려왔을 때 느껴지는 슬픔은 헤아릴 수 없습니다. 잘 모르는 남의 소식을 들었을 때에도 그러한데, 부모 입장에서 느끼는 고통이야 어찌 상상이나 하겠습니까?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박영규의 눈물어린 고백을 듣고서야, 그의 아들이 교통사고로 떠났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2004년, 당시 22세로 워싱턴에서 공부하고 있던 아들의 죽음으로 인해 모든 활동을 접은 채 고통의 시간을 보냈다는 그의 말을 듣는 순간, 저는 잠시 의도적으로 마음의 문을..
'1박2일' 흑산도 1편에서는 새로운 절친이 탄생했습니다. 이른바 '79 친구'라는 이름으로 결성된 MC몽과 김종민, 동갑내기 절친이었지요. 항상 그렇듯 '1박2일'에서는 가장 운 나쁘고 가장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이 그날의 주인공이 되는데, 이번 주는 '79 친구' 그들이 주인공이었습니다. 음모와 배신과 왕따가 동반되지 않으면 이상할 정도인 '1박2일'의 가위바위보 게임이건만, 웬일인지 이번에는 음모라고는 없었습니다. '주먹'을 낸 MC몽을 제외한 모든 멤버가 '보'를 냈던 것은 단지 우연이었을 뿐이에요. 이렇게 해서 흑산도에 머물지 못하고 거기서 2시간을 더 달려 가거도까지 가서 감성돔 낚시를 할 멤버는 MC몽으로 일찌감치 결정되었습니다. 그러나 누군가 한 사람과 함께 가도록 해달라는 몽의 제안을 받아..
코리안특급 박찬호 선수와 1박2일 멤버들과의 한겨울 계곡 입수 약속은 그대로 지켜졌습니다. 한 스푼의 망설임과 두 스푼의 두려움은 있었으나, 칼봉산 계곡 전체를 녹여버릴 듯한 그들의 열정 앞에 그쯤은 아무것도 아니었습니다. 바쁜 스케줄로 인해 건강에 무리가 온 은지원과 MC몽이 계곡을 향해 가는 길목에서 나누는 대화를 듣고 저는 그들이 입수하지 않을 줄 알았습니다. 아무리 약속이라고 해도 몸이 안 좋은 상태에서 얼음장같은 계곡 물에 들어간다는 것은 정말 위험할 수도 있는 일이니까요. 제작진도, 박찬호 선수도 굳이 그들을 몰아붙이지는 않을 것이고, 그들 자신도 건강을 더 크게 상할 수 있는 무모한 시도는 하지 않을 거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역시 은지원, 요즘 그야말로 하늘을 날듯이 신나게, 끊임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