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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승장구' 진솔한 토크는 사람의 마음을 연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승승장구' 진솔한 토크는 사람의 마음을 연다

빛무리~ 2010. 2. 3.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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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배우가 MC로 나서서 쓰디쓴 실패를 경험하고 물러갔던 '박중훈 쇼'의 잔상이 아직 사라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과감하게 MC라는 만만찮은 직분에 도전장을 던진 김승우를 바라보며, 기대감보다는 왠지 시작도 하기 전부터 어려울 것 같다는 우려가 더 컸던 것이 사실입니다.

과연 어떤 식으로 이끌어갈지 의문이었고, 첫방송을 시청하고 난 지금도 여전히 그것은 의문으로 남아 있습니다. 왜냐하면 첫방송의 게스트가 그의 아내인 김남주였기 때문에 사실 김승우의 역할은 MC라기보다는 아내와 더불어 출연한 게스트에 가까웠거든요. 오히려 다른 보조MC들, 최화정과 김신영, 태연과 우영 등이 김남주와 김승우에게 질문을 하고 그들 부부는 답변을 하는 형식이었으니까요. 


뭔가 정리를 해야 할 타이밍이 되면 그 역할은 자연스레 최화정이 맡아서 처리하더군요. 어제 보니까 '승승장구'에서 앞으로 실질적인 MC역할을 할 사람은 최화정이 아닐까 싶은 생각까지 들었습니다. '박중훈 쇼'와의 가장 큰 차이점은 이렇게 화려한 보조 MC들을 김승우의 곁에 배치했다는 점이겠군요. 관록의 최화정이 든든하게 받쳐주고, 재간둥이 김신영과 통통 튀는 아이돌 태연과 우영이 발랄한 느낌을 더해주니... 모든 역할을 혼자서 감당해야 했던 박중훈이 좀 안됐다는 생각도 드네요.

하여튼 '승승장구' 첫방송의 느낌은 나쁘지 않았습니다. 게스트의 특성상 김승우의 MC 자질은 엿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거침없이 진솔한 토크를 보여주었다는 면에서 후한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그런데 이것도 게스트와 MC가 부부 사이였기 때문에 가능했던 부분이 분명 존재하기 때문에, 앞으로 계속 이렇게 진행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마치 그들 부부의 사적인 대화를 지켜보고 있는 기분까지 들었거든요. 다른 게스트가 초빙되었다면 절대 나올 수 없는 그림이었지요.


결국 '승승장구'는 첫방송에 김남주라는 게스트를 초빙함으로써 일단은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지만, 추후의 가능성 면에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여러가지 궁금증을 시청자에게 가득 떠안긴 채로 2회를 맞이하게 되었으므로 더욱 큰 부담을 짊어지게 되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서론이 너무 길어졌습니다만, 제가 하고 싶은 말은 그들이 보여준 진솔한 토크가 결코 나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어차피 대중에게 공개된 사실이라면 숨겨야 할 필요가 없고, 사실이 아닌데 루머가 퍼져 있다면 침묵보다는 진솔한 해명이 바람직합니다.


김승우의 이혼을 둘러싸고 한때 갖가지 루머가 떠돌았기에 그는 이전의 부부관계에서 오갈데 없는 가해자로 낙인찍혀 있었지요. 이혼 후 이미연이 방송에 출연하여 담담히 웃으며 "김승우씨랑은 지금도 사이좋게 지내요" 라고 말함으로써 그들이 원수 사이로 헤어진 게 아니라는 점은 밝혀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악성 루머는 끊이지 않더군요. 그런 상황에서 김승우가 톱스타 김남주와 다시 화려한 결혼식을 올림으로써 비호감의 고공 파도타기가 시작되었을 것입니다. 

배우가 연기만 잘하면 그뿐이지 사생활이 무슨 상관이냐고 하시는 분들도 많지요. 하긴 저도 연예인의 사생활에 결코 관심이 많은 사람은 아닙니다. 차라리 저는 모르고 싶습니다. 그냥 속편히 연기만 감상하고 싶은 마음이지요. 그러나 세상이 그렇게 내버려두지를 않습니다. 보고 싶지 않아도 보게 되며 듣고 싶지 않아도 듣게 됩니다. 누가 어쨌다더라 하는 식의 말들은 아무리 신경쓰지 않으려 해도 끊임없이 들려오고, 어느새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머릿속에서 특정 인물에 대한 이미지를 변형시켜 가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그에 대해서 별로 안좋은 느낌은 없었습니다. 가끔씩 이미연이 방송에서 보여주는 쿨하고 담백한 태도가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해명이 되었던 데다가, '무릎팍 도사' 출연 당시에도 매우 진솔한 태도로 그 모든 루머가 사실이 아님을 밝혔고, "지금 말씀하신 내용들을 이미연씨도 모두 알고 계십니까?" 라고 강호동이 묻자 망설임 없이 "당연히 그 사람은 알고 있습니다. 그 말들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요" 하고 당당히 대답함으로써 90% 이상의 해명에 성공했습니다.


저는 기본적으로 예능에서의 연예인 사생활 파헤치기를 매우 부정적으로 생각합니다만, '승승장구'에서 김승우와 김남주가 나눈 대화는 매우 바람직하다고 느꼈습니다. 김남주가 먼저 반해서 적극적으로 다가섰고, 김승우는 언감생심, 좋아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했었다는 사실은 몰랐던 것이었습니다. 다시는 내 삶에 결혼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는 김승우의 말은, 지나간 상처가 그에게도 엄청난 흉터를 남겼음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그런데 세상은 그를 몹쓸 가해자로 몰아가고 있으니 더욱 마음고생이 심했겠지요.

한때 김승우가 모두 버리고 이민을 가자고 했을 때 충격받았고 그에게 미안했었다는 김남주의 말은 더욱 감동이었습니다. "결혼 안하겠다는 사람을, 내가 굳이 결혼하자고 해서 이렇게 힘들게 만들었나 싶어서" 그에게 너무 미안했다고 눈물까지 흘리는 그녀의 모습에서는 깊은 사랑이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해서 토크쇼 '승승장구'를 통해 일단 김승우는 MC의 자질 여부를 떠나서 그 자신의 개인적인 이미지와 호감도 상승에는 크게 성과를 거두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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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자연스레 떠오르는 또 한 커플이 있더군요. 작년 5월이던가, 그 어느 때보다 막강한 사회적 파문을 불러 일으키면서도 전혀 개의치 않고, 제대로 해명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보란듯이 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린 커플이었지요. 누가 물어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노골적으로 답변을 거부하며, 자기들을 좋아했던 팬들의 마음에 어떤 상처가 남았는지는 아무 상관도 없다는 듯, 그들만의 세계에서 그들만의 행복을 즐기고 있는 커플이 있습니다.

매우 민감한 부분이군요. 저와는 크게 다른 견해를 갖고 계신 분들이 많을 거라고 짐작합니다. 그러나 저는 지금도 그들의 태도를 이해할 수 없습니다. 그들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수많은 타인들을 위해서, 마땅히 제대로 해명을 해야 할 입장인데도, 그러지 않고 있다는 것은 그 말들이 사실임을 인정하는 태도라고 밖에는 생각되지 않습니다. (관련글 : 연예인, 해명이 꼭 필요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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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의 태도와 너무도 극명히 대비되는 김승우, 김남주 부부의 소탈하고 진솔한 태도는 사람의 마음을 열고 감동을 주었습니다. 토크쇼의 성공 여부와 상관 없이 저는 그들의 인간적인 면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승승장구' 첫방송에 큰 의미를 두고 싶습니다.


김승우는 앞으로 가족이 아닌 다른 게스트들을 맞이해서도 부디 이렇게 진솔한 토크를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동료이기 때문에 너무 속내를 잘 알아서, 의리상 시청자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은 던지지도 못하고 수박 겉핥기 식의 주변 토크를 진행하다가 일찌감치 추락해버린 박중훈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랍니다.

오히려 이렇게 가슴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솔한 이야기를 끌어냄으로써 세간의 오해를 풀고 호감도를 높일 수 있는, 그런 방송을 만들어 주기를 바랍니다. 그럴 수만 있다면, 세련되고 부드러운 입담을 구사하는 김승우의 특성상, 강호동의 '무릎팍도사'와는 또 다른 매력을 지닌, 멋진 프로그램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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