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예능과 다큐멘터리 (652)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영화배우 임예진이 1970년대 후반에 누렸던 인기는 그 어떤 여배우에 견주어도 뒤지지 않을 만큼 화려한 것이었습니다. 그때는 '국민여동생' 이라는 칭호가 없었지만, 굳이 비교한다면 문근영이 영화' 어린 신부' 이후에 누렸던 인기보다도 훨씬 더 압도적이었던 것으로 추측되네요. 우선 당시에는 활동하는 여배우 및 연예인들이 지금처럼 많지도 않았었고, 여고생 임예진의 청순가련한 미모는 남학생들에겐 선망의 대상이요 여학생들에겐 부러움의 대상이었습니다. 그러던 임예진이 어느 순간부터 코믹한 이미지로 변신하기 시작했습니다. 제 기억에는 '진실게임'에 고정패널로 출연하면서부터 시작된 것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진실게임에서 그녀는 언제나 송은이의 옆자리에서 콤비를 이루며, 정통 영화배우로만 보기에는 만만치 않은 내공의 코..
승기의 독백 (이 글은 이승기씨의 뜻과는 상관없이 필자의 상상에 의해 쓰여진 것임을 밝힙니다...^^) 저 승기는 '1박2일'을 많이 사랑합니다. 호동 형, 김C형, 수근 형, 지원 형, 몽 형은 이제 마치 친형들처럼 느껴집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단순한 연예인 동료라기보다는 가족처럼 끈끈한 정을 느끼게 되어버렸어요. 아시다시피 저는 욕심이 꽤 많은 녀석입니다. 잘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아요. 노래와 연기, 그리고 예능에 최근에는 MC 영역에까지 도전했습니다. 한우물만 파는 것이 좋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에게는 이 모두가 너무나 흥미진진한 일들이기 때문에 차마 그 어떤 것도 포기할 수가 없습니다. 그리고 저는 아직 젊으니까요! 젊을 때 이것 저것 많이 경험해 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거라고 ..
주말 내내 집에만 있었는데도, 친구들과 더불어 배낭 메고 룰루랄라 계곡으로의 가을 여행을 다녀온 듯한 기분입니다. 어제 방송되었던 1박2일 덕분이지요. 요즈음은 봄 가을이 워낙 짧기 때문에 이 가을도 머지않아 아쉽게 물러가고 추운 겨울이 돌아올 것입니다. 짧기에 더욱 소중한 신의 축복이라고 할만한 이 날씨에 방콕의 운명을 지니고 살아가는 불쌍한(?) 저에게 1박2일은 계곡의 물줄기처럼 시원스런 즐거움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제 마음에 들었던 대목은 저녁식사 복불복 게임으로 등장했던 '가을 노래 부르기' 였습니다. 저는 원래 동요를 매우 좋아합니다. 음악에 대한 조예는 없어도 음악을 무작정 좋아하는지라 모든 노래를 좋아하지만 왠지 그 중에서도 유난히 동요에 끌리더라구요. 잔잔하면서도 서정적..
'무릎팍도사'에 출연한 성유리를 보며 처음에 자연스럽게 떠오른 생각은 최근 드라마 '태양을 삼켜라'에서 약간 퇴보한 듯한 연기력을 보여주며 논란에 시달렸던 일이었습니다. 물론 '태삼'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개연성을 철저히 배제한 채 꿋꿋하게 흘러가는 스토리의 진행에 있었으므로 그 책임을 연기자에게 돌린다면 당사자로서는 상당히 억울한 면이 있겠으나, 하여튼 '태삼'에서 보여준 성유리의 모습이 이전만 못한 것은 사실이었으니까요. 그런데 그녀가 이번에 '무릎팍'에 출연한 목적은 최근의 마음고생을 털어놓기 위함은 아닌 듯,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이 넘어갔습니다. 처음엔 약간 의아했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오히려 '모른 척, 아닌 척' 하고 넘어가는 것이 그녀의 입장에서는 더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
강호동 이승기의 '강심장' 2회는 그래도 1회에 비해서는 좋아졌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산만하던 분위기가 약간은 차분해졌고, 게스트들에게 분배되는 발언 기회도 많이 공평해졌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물론 여전히 입도 떼지 못하는 게스트들이 존재하긴 했지만요. 그 문제의 해결책은 출연자 수를 줄이는 방법 외에는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너무 욕심을 부리지 말라고 재차 권하고 싶어요. 무조건 게스트가 많다고 해서 시청률이 잘 나오는 게 아니라는 것을 잘 알텐데 왜 그렇게까지 무리한 욕심을 부리는지 이해가 안됩니다. 강심장 2회에서 2NE1에게 할당되는 비중이 물론 작지는 않았지만 지난번 빅뱅에게 편향되었던 1회와 비교한다면 충분히 봐줄만 했습니다. 출연자도 빅뱅의 경우는 지드래곤과 승리 둘뿐이었는데 비해 2NE1..
은지원은 강호동과 더불어 1박2일의 최고참 멤버이다. 1박2일의 전신(前身)이라 할 수 있는 '준비됐어요' 시절부터 일요일마다 꾸준히 그의 모습을 보아 왔으니 무척 익숙해져야 마땅할 사람인데, 이상하게도 볼 때마다 조금씩 달라 보이는 사람이 은지원이다. 원래 그는 아무렇게나 자기 마음 내키는대로 행동하는 듯한 태도가 특징이었다. 오래 전 '강호동의 천생연분' 출연 당시에도 여성 출연자들을 향해 방석을 타고 질주하여 선택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한두 번 정도 해보더니 흥미 없어졌다는 듯 마지막 기회가 왔는데도 혼자서 뒤에 멀뚱히 남아 앉아있곤 했었다. 여성들에게 선택받지 못한 최후의 남성 출연자는 강호동과 파트너가 되어야했는데, 은지원의 4차원을 감당하기 어려웠던 강호동은 "내가 커플되게 도와줄테니까..
해피투게더에 이승기와 MC몽, 그리고 오랜만에 보는 봉태규가 나온다고 해서 다른 회보다 기대감이 컸다. (내가 전문 개그 프로그램을 전혀 안 보는 까닭에 예능출연을 거의 안하는 개그맨 허경환에 대한 관심은 솔직히 없었다. 괜히 미안하네..^^;;) 그런데 처음부터 왠지 약간 시청이 불편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시작하자마자 온통 이승기에게로 쏠리는 패널들의 관심과 환영이 좀 과하다고 느껴졌다. 보는 사람이 기분 좋게 웃고 넘어갈 정도로 편하고 자연스러운 모습이었다면 그렇게 느끼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보기엔 상당히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냥 단지 '반가워서' 그런다기보다는, 현재 활동하는 연예인 중 그야말로 최고 주가를 기록하며 달리고 있는 이승기에게 '잘 보이려고' 그런다는 느낌이 더 강했기에,..
나는 음악을 잘 모르고, 좋아하는 장르도 발라드로 좁게 한정되어 있다 보니 아이돌 가수들을 잘 모른다. 가끔 예능 프로그램에서나 보아야 '저런 그룹도 있었구나' 하고 알 뿐이다. 너무 많아서 일일이 다 기억하기도 힘들다. 이렇게 문외한인 나의 눈에도 요즘 그들의 세계는 위험할 정도로 시끄러워 보인다. 싸움이 그치지 않는다. 하나의 폭풍이 잠잠해지기도 전에 또 하나의 폭풍이 불어오는 식이다. 2PM의 재범 군 역시 나는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서 먼저 보게 되었었다. 꽃미남 소년들과는 대조적으로 짙은 남성미를 물씬 풍기는 그룹이라 그 색다른 매력에 눈길이 갔었다. 그가 4년 전에 친구와 개인적으로 나눈 대화가 인터넷 공간에 남아 있다가 갑자기 온 세상에 퍼지게 되면서 엄청난 후폭풍이 몰아쳤다. 그가 사용한 거..
개인적으로 이번 주에는 '1박2일보다 '패밀리가 떴다'가 재미있었습니다. 1박2일의 주된 에피소드는 이른바 '등산팀의 공금횡령'을 둘러싼 추격전 및 토론이었는데 별로 공감이 되지 않더라구요. 언제부터 1박2일 멤버들이 그렇게 원칙을 따졌다고 새삼스럽게들 그러는지 ㅎㅎ 이번에는 아무래도 방향을 좀 잘못 잡았던 것 같아요. 그에 비해 '패떴'에는 뉴패밀리로 김현중이 출연했던 분량이 방송되었는데, 비록 신종플루 감염 이전에 촬영된 분량이긴 했지만 한동안 그의 건강을 염려했던 탓인지 그의 환한 미소가 더욱 반갑게 느껴졌답니다. 한 때 같은 소속사의 선후배였다는 이효리와 김현중의 투 샷은 매우 정감있고 아련하게 다가오더군요. 하조대로 나란히 걸어 올라가는 그 둘을 보면서 저는 왠지 '가을동화'가 생각났습니다. 어..
박효신, 그의 목소리에는 가슴을 울리는 힘이 있었다. '해 줄 수 없는 일', '바보' 그 시절부터 그의 목소리만 들으면 진정시킬 수 없을 만큼 가슴이 뛰었다. 나는 사실 음악을 잘 모른다. 누가 나에게 음악 취향을 물으면 나는 그저 '조용한 음악'을 좋아한다고, 이를테면 '발라드'가 내 취향에 맞는다고 이야기한다. 그 이상은 문외한이라서 할 말이 없다. 하여튼 이런 나에게도 박효신, 그의 음악은 충분히 내 영혼을 울릴 만큼 감동적인 것이었다. 나는 쓸쓸함이 묻어나는 예술을 참 좋아한다. 음악도 문학도 영화나 드라마도... 그 안에서 배어나오는 본질적인 쓸쓸함이 느껴질 때면 나는 걷잡을 수 없이 그 안으로 빠져들곤 했다. 박효신의 목소리에는 그런 쓸쓸함이 있었다. 몇년 전, 내가 즐겨보던 오락프로그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