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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점점 더 위험한 방송이 되어간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강심장' 점점 더 위험한 방송이 되어간다

빛무리~ 2009. 11. 18.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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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심장' 7회를 보며 전체적으로 들었던 생각은 "저 정도면 이미 강한 것이 아니다. 과장하기 위하여 심하게 왜곡된 수준이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그야말로 '요즘 대세'인 이승기를 향해, 마치 여중생 팬클럽처럼 매주 큰소리로 환호성을 질러대는 여성 패널들이야 뭐 하루이틀 본 것도 아니니까 그런가보다 했습니다. 고정 패널들의 경우는 이제 그만할 때도 되었건만, 지치지도 않더군요. 문제는 여성들의 '줄서기' 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유진이 "이승기씨와 아메리칸 스타일로 인사해보고 싶다" 고 하자 뒤에서 한영이 손을 들며 "줄 설까요?" 했고, 이어서 수많은 여성 연예인들이 앞으로 나와 이승기와 포옹하기 위해 줄을 섰고, 이승기에게 한 번 안기고는 꺅꺅 소리를 내지르며 호들갑을 떨었습니다.

그리고 몸짱 탤런트 강지섭이 게스트로 출연했는데, 그의 가슴 근육에 대해 이유진이 했던 발언이 또 비슷한 상황을 불러일으켰습니다. 함께 촬영하던 중 여성 탤런트가 강지섭의 가슴 쪽으로 넘어지는 장면이 있었는데, 강지섭이 손을 쓰지 않고 가슴 근육으로만 튕겨내는 것을 보았고, 이유진은 신기한 마음에 "나도 튕겨 줘" 라고 요청하여 경험을 해보았는데 정말 느낌이 좋았다는 것이었습니다. 굳이 재연을 하겠다며 이유진은 강지섭을 앞으로 끌어냈고, 여자 연예인들은 자기도 튕겨져 보고 싶다며 아까처럼 줄줄이 꼬리를 이었습니다.


모두가 친한 사이도 아닐테고, 오늘 초면인 사람도 많을텐데... 이 여자 저 여자가 저마다 한 남자의 가슴에 얼굴을 기대고 있다가 울끈불끈 요동치는 근육을 얼굴로 느껴보고는 좋아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들은, 제가 보기엔 상당히 민망했습니다.

물론 요즘의 이런 추세는 강심장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몸짱 연예인이 출연하기만 하면 남자에게는 상의를 들춰서 식스팩을 공개하라고 악을 써대며, 이미 어깻죽지와 허벅지가 훤히 드러나는 옷을 입고 등장한 여자 연예인에게는 어김없이 섹시댄스를 요구합니다. '몸을 드러내는 것'이 부끄러움이 아니라 자랑거리가 되어버린 시대이지요. 하지만 '강심장'은 그 제목답게 더욱 강해야만 한다는 부담에서인지 한발짝 더 나아가는 무리수를 둔 것으로 보입니다.

*******

* 사례1.
언젠가 인터넷 기사에서 '지하철에서 한 여성의 엉덩이 밑에 손을 넣어 성추행을 한 남성이 재판에서 이러이러한 형을 선고받았다' 는 내용의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기막힌 것은 그 아래에 줄줄이 달려 있는 댓글들이었습니다. 지금도 기억나는 단 한 줄의 댓글로 그 분위기를 표현해 보겠습니다. "솔직히 만져주면 여자도 좋은 것 아닌가? 뭐가 문제라고 이 난리지?"

아무래도 어린 청소년일 것 같은데, 차라리 악플러 본능 때문에 진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냥 해본 소리라면 다행이지만, 자기가 저런 말을 하면서 저게 진실이라고 믿고 있다면 그건 정말이지 큰일입니다. 낯선 남자인 강지섭의 가슴에 저마다 얼굴을 파묻어 보겠다고 줄을 서며 눈까지 지그시 감고 느끼는 여성들의 모습을 익숙하게 보고 자라난 세대라면 그런 착각을 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지 않을까요?

* 사례2.
역시 인터넷에서 보았던 기사입니다. 남녀공학인 중학교에서 한 여학생을 서너명의 남학생이 집단성폭행하는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가해자인 남학생들은 평소에 모범생으로 불릴 만큼 얌전하고 성적도 좋으며 별다른 문제를 일으키지 않던 아이들이었습니다.
자기 아들이 그렇게 끔찍한 범죄를 저질렀다는 사실을 도무지 믿을 수 없던 한 아버지는 아들에게 다그쳐 물었습니다. 그랬더니 아들은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그렇게 나쁜 일인 줄 몰랐어요. 그 여자아이가 다른 곳에서 우리 험담을 하고 다녔다길래 어떻게든 혼을 내줘야겠는데, 여자니까 남자와는 좀 다른 방식으로 혼을 내주려고 했던 것뿐이예요."

그 아이는 그게 얼마나 나쁜 행동인지를 정말 몰랐던 것입니다. 아버지의 간곡한 타이름에 뒤늦게 정신을 차렸지만 이미 저질러진 범죄는 돌이킬 수가 없었습니다.

*******

요즈음 예능은 지나친 사생활 파헤치기도 모자라서, 사회풍조를 점점 왜곡된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있는 위험성을 보입니다. 이성의 멋진 몸을 보고 감탄하는 마음이야 솔직한 것이라 할 수 있겠지만, 잘 알지도 못하는 이성과의 스킨쉽을 꿈꾸는 것은 누구나 그렇다고 볼 수 없습니다.


남성들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여성들은 상대가 아무리 몸짱이라 해도, 낯선 이성과의 포옹이나 접촉을 원하지 않습니다. 정신적 친밀감이 없는 상태에서의 신체 접촉은 오히려 혐오감을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아줌마도 아닌 아가씨들이 떼지어 우르르 몰려나와서 한 남자의 가슴에 기대거나 안겨 보려고 난리를 치는 모습을 공중파 방송에서 보여준다는 것은 아무래도 부적절하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드라마는 엄연히 '허구로 창작된 작품' 이라는 것을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사극에서 지나치게 역사를 왜곡하면 시청자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높입니다. 100%의 사람들이 "저건 사실이 아니야" 라고 생각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으나, 소수의 사람들이라도 그것이 사실이라고 믿어버릴 수 있다는 문제 때문입니다.

예능에서 보여주는 연예인들의 모습이 엄청 과장되어 있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모두 자기가 원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는 사실도 압니다. 예능에도 대본이 있으며, 그대로 따라야 하는 것이 출연자들의 의무일 테니까요. 그러나 이 경우는 진심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가 상당히 애매합니다. 그러므로 출연자들의 행동을 진심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훨씬 더 많아질 수가 있습니다.


청소년 성 범죄가 날로 늘어가고 있는 마당에, 이런 방송이 그들에게 미칠 악영향은 적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남학생들의 머릿속에 "솔직히 만져주면 여자도 좋은 것 아닌가?" 라는 왜곡된 관념을 심어주지 않는다고 누가 자신할 수 있겠습니까?

'강한 이야기' 라는 명목 아래에 이런 식으로 이끌어간다면 '강심장'의 앞날은 그리 밝지 못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런 부분 이외에도 솔직함이라는 미명으로 포장한 부적절한 토크들이 갈수록 난무한다는 느낌을 받고 있거든요. 게다가 여전히 입도 못 떼며 머릿수만 채우고 있는 게스트들도 많구요. 더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기 전에 방향을 전환하고 곁가지를 쳐내는 등, 전체적인 재정비를 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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