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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은지원과 MC몽의 삭발, 눈물겨운 프로 정신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1박2일' 은지원과 MC몽의 삭발, 눈물겨운 프로 정신

빛무리~ 2010. 3. 14.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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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1박2일'의 힘은 어디까지일까요? 프로그램을 위한 멤버들의 희생정신은 정말 대단했습니다. 사실 저녁 굶기와 하룻밤의 야외취침 정도는 촬영 때마다 수없이 겪어 온 일이니, 프로그램을 위하는 마음이 없었다면 그냥 초저녁부터 아침까지 쿨쿨 잠이나 잤으면 될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열정적인 섭섭이들, 은지원과 MC몽은 '1박2일'을 그토록 밋밋하게 찍을 수는 없다고 생각했던 모양입니다.


은지원의 대형 사기극에 그야말로 모든 것을 다 걸었다가 패배했기에, 이제 그들이 걸 수 있는 것은 남아 있지 않은 셈이었지요. 웬만큼 강한 것이 아니고서는 상대측에서 받아들일 이유도 없었고 말입니다. 강호동, 이수근, 이승기는 이미 승자의 여유를 만끽하며 대중목욕탕에서 뽀얗게 씻고 나와서는 배가 터지도록 돼지고기 파티를 벌이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반면 패자인 김C, 은지원, MC몽, 김종민은 주린 배를 움켜쥐고 추운 텐트 안에서 일찌감치 침낭이나 돌돌 감고 누워 있는 신세였지요.

먼저 입을 연 것은 MC몽이었습니다. "지원이형,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잖아! 형이 모든 책임을 지고, 한 번 다시 시작해 보자." 과연 무엇을 걸고, 어떻게 책임을 질 것인가? 지난 주부터 궁금했던 그 내용이 드디어 밝혀졌습니다. 낮에 잠시 들렀던 고풍스런 그 곳 '교동 이발소'에서 연세 지긋하신 주인 아저씨가 무심히 권하셨던 "빡빡 밀어!"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예정에 없던 삭발... 그야말로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겠지요. 일반인들에게도 삭발은 쉽지 않은 결정인데, 직업상 외모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한 연예인들에게야 얼마나 고민스런 일이었겠습니까?
은지원은 이미 수차례 본인의 뜻으로 삭발을 해본 경험이 있으나 팬들과 대중의 반응도 매우 안좋았던 데다가, 특히 가족들이 너무 싫어해서 최근에 아버지께 "다시는 삭발을 하지 않겠습니다" 하고 각서까지 썼다더군요. 그리고 MC몽은 부족한(?) 외모를 헤어스타일과 패션으로 커버해 왔던 터라, 처음으로 해보는 삭발의 공포가 더욱 심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과감히 결심하고, 실행했습니다.

처음에는 설마, 설마, 하는 마음도 있었겠지요. 그러나 은지원의 삭발을 걸고 다시 시작한 첫 탁구시합에서 그나마 좀 약한 상대인 승기에게 어이없이 패하고, MC몽의 삭발을 걸고 도전했던 두번째 게임에서 강호동에게 예정된 패배를 당하면서 그들의 앞날에는 온통 먹구름이 끼는가 싶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김종민보다도, 과연 김C가 삭발을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가 더 궁금하더군요. 상상이 되십니까? 길고 지저분하게 늘어뜨린 머리카락이 트레이드 마크인 김C가 빡빡머리를 한 모습이... 그런 머리를 해가지고 기타를 치며 '봄바람 따라간 여인'을 부르고 있는 모습이 말입니다..ㅎㅎ 사실 궁금했는데, 유감스럽게도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김종민의 삭발을 걸고 도전했던 세번째 게임에서 은지원이 승기에게 3:0으로 완승을 거두며 그들의 설욕전(?)은 끝나 버렸기 때문입니다.

저녁식사뿐만 아니라 이수근의 장인어른께서 보내주신 특별 야식, 치킨과 피자까지 든든히 먹고 따뜻한 실내에서 취침할 수 있게 된 것은 좋았으나, 먹으면서도 잠자면서도 은지원과 MC몽의 마음이 어찌 편했을까요? 그러나 그들은 진정한 프로였습니다. 다음날 아침 '교동 이발관'을 찾아간 그들은 약속대로 거침없이 삭발을 감행했습니다. 에누리 하나도 없이, 두피가 훤히 들여다보이고 두상이 또렷이 드러나도록 완벽한 삭발이었습니다.


그런데 염려했던 것과는 달리 은지원과 마찬가지로 MC몽도 삭발이 꽤나 잘 어울리더군요. 그리고 무엇보다 둘 다 굉장히 어려 보였습니다. 교동의 고풍스런 거리에서 초등생용 가방을 옆구리에 끼고 티격태격하는 섭섭 브라더스의 모습은 정말 오래된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자연스러웠습니다. 물론 두 사람이 초등학생처럼 보이지는 않았고, 철없는 고등학생처럼 보였지요..^^


프로그램을 위해 몸을 아끼지 않고, 연예인으로서의 외모관리마저 과감히 포기할 줄 아는 그들의 프로정신에 새삼 박수를 보냅니다. 곱상한 두상을 드러내며 더욱 어린아이로 돌아간 듯한 은지원과 MC몽을 보며, 저는 오늘도 그들의 손을 잡고 뛰어노는, 그들의 친구가 된 기분을 만끽할 수 있었습니다...^^


* 덧붙이기 : 사실 저는 '1박2일'의 남극행을 내심 찬성하지는 않고 있었습니다. 물론 재미있을 것 같기는 했지만, 그렇게 막대한 비용을 들여 가면서까지 꼭 남극에 가야만 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국내에서만 촬영해도 얼마든지 재미있는 방송을 만들 수 있으니, 되도록이면 비용을 아끼는 것도 좋다는 것이 제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남극 프로젝트에 큰 기대를 걸고 있던 많은 사람들의 모습이 화면에 비치니, 왠지 마음이 아프더군요. 세종기지에 파견되어 1년 동안이나 그 추운 곳에서 외로운 삶을 버텨나가야 하는 연구원들과, 한국에 남아서 그들을 염려하고 그리워하는 가족들의 입장에서는 '1박2일' 팀의 남극행 자체가 무척이나 커다란 선물이 될 수 있었을텐데 말입니다. 제가 미처 몰랐던, 사람들의 사랑과 그리움과 아픔이 이번 일에 얽혀 있더군요.


지금보다 모든 사정이 훨씬 더 좋아졌을 때에, 다시 기회를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하며 저도 그들과 함께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언젠가 그 추운 곳에서도, 우리의 친구를 만날 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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