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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수의 W' 성공적인 출발, 응원하고 싶어진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김혜수의 W' 성공적인 출발, 응원하고 싶어진다

빛무리~ 2010. 7. 1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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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즐겨 보는 편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배우 김혜수가 새로이 'W'의 진행을 맡으면서 화제가 되었기에 궁금증에 시청을 해보았는데, 느낌은 괜찮았습니다. 김혜수라는 배우의 풍부한 경험과 연륜이 프로그램의 이미지와 잘 어울렸으며,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교양 프로그램의 분위기를 조금은 가볍고 부드럽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느 분야에 진출한 신인이, 자기 분야가 아닌 다른 분야를 통해 먼저 얼굴을 알리려는 시도는 좋게 판단하지 않는 편입니다. 그러나 김혜수 정도의 인물이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것은 얼마든지 인정할만 하다는 생각입니다. 일례로 '그것이 알고 싶다'를 진행했던 영화배우 정진영도 교양 프로그램을 매우 성공적으로 이끌었지요.

이미 오래 전에 진행했던 토크쇼 '김혜수 플러스유'를 통해서 그녀는 MC로서 충분한 자질이 있음을 보여 주었습니다. 저는 아직도 '김혜수 플러스유'를 처음 시작하던 날, 그녀가 선언했던 당찬 포부의 한 마디를 기억합니다. "맛있고, 배 안 부른 토크쇼를 만들어 보겠습니다!" 정말 인상적이었어요..^^



첫번째 이야기는 서부 아프리카의 작은 나라 '모리타니아'에서 이루어지는 소녀들의 강제 사육에 관한 내용이었습니다. 국토의 대부분이 척박한 사막인 이 나라에서, 뚱뚱하다는 것은 부유함과 다산의 상징이었다는군요. 그래서 오래 전부터 내려온 미(美)의 기준은 바로 뚱뚱한 여인이라고 했습니다. 그런 이유로 이곳의 소녀들은 10세 이전부터 폭식을 강요당하며 억지로 살을 찌운다고 합니다. 바로 결혼을 하기 위해서, 뚱뚱해야만 좋은 남편을 만날 수 있다는 인식 때문입니다.


우유가 풍부하게 생산되는 계절에는 하루에 무려 25리터 가량의 우유를 먹어야 한다는군요. 무리한 폭식으로 구토를 하는 일도 비일비재한데, 토하고 나면 다시 그만큼을 먹어야 한답니다. 먹지 못하면 구타를 하기도 하고, 기둥에 묶어 놓고 억지로 먹이기도 한답니다. 그렇게 해서 몸집이 커지고 뚱뚱해지면 아직 어린 10대의 소녀를 바로 시집보내 버리는 조혼 풍습도 있다고 합니다.

심지어는 살을 찌우기 위해서 약을 복용하는 일도 잦은데, 사람에게 사용되는 식욕촉진제는 값이 비싸기 때문에, 대부분의 여인들은 가축의 몸무게를 늘리는 데 사용되는 약을 먹고 부작용에 시달립니다. 심지어는 사망하는 일도 있습니다.


저는 이것이 독특한 미적 기준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곳의 사람들이, 사람 중의 절반을 사람으로 보고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 사회의 여성은 가축보다 나을 것이 없었습니다. 십대의 어린 딸이 결혼을 위해서 강제 폭식에 시달리는데, 그것을 보면서도 아버지라는 인물은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딸이 신앙이 깊고 훌륭한 무슬림 남편을 만났으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잘난 사위를 맞이해서 집안의 명예를 드높일 생각뿐, 딸의 고통은 안중에도 없었습니다. 과연 그가 딸을 사람으로, 자식으로 여기고 있는 것일까요?

다른 지역의 문화에 대해서 가타부타 말하는 것이 매우 조심스런 일임은 알고 있으나, 과연 이런 문화가 발생된 원인을 어떤 긍정적 관점에서 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제가 교양 프로그램을 잘 안 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이런 내용을 보고 나서 느껴지는 불쾌감과 자괴감 때문입니다. 그들의 비뚤어진 사회가 만약에 유리구슬로 만들어져 있다면 당장에 쇠망치로 때려 부수고 싶다는 분노가 치밀어 오르는데, 현실적으로는 아무 일도 할 수 없으니 그대로 무력감에 휩싸이고 마음이 어두워지는 것이지요.


다행히 그 다음에 소개된 사연은 아름답고 유쾌했습니다. 웨스트파푸아의 원시부족인 '아스맛'족의 삶은 '모리타니아'인들의 삶과 너무 극명한 대조를 이루었습니다. 아직 선진문명을 접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비슷한데, 어쩌면 살아가는 모습들이 그리도 다를까요? 아스맛 사람들은 결코 자기가 강하다 해서 약자들을 억압하지 않았습니다.

남자들은 거대한 '사고야자' 나무를 찍어 넘어뜨리고, 그 안에서 흘러나오는 녹말 수액을 받아 식량의 재료를 마련합니다. 이 수액은 굳혀서 녹말 덩어리로 보관되고, 여자들은 끼니 때마다 그 녹말 조각을 잘라 가루내어 굽습니다. 잘 구워진 사고야자를 야자즙에 찍어 먹는 것이 전부인 생활이지만, 그들은 행복합니다.


때때로 비가 오면, 물이 부족한 이 곳의 사람들은 신나게 물놀이를 하면서 작은 물고기들을 잡습니다. 강가에는 주로 어린아이와 여자들의 모습만 보이는군요. 아마도 남자들은 먼 곳으로 사고야자 수액을 채취하러 갔나 봅니다. 점점 사고야자 나무의 수가 줄어들어, 가까운 곳에서는 식량을 구하기 어렵다고 하니 걱정입니다.

물고기는 역시 이들에게 매우 귀중한 양식인데, 누가 더 많이 잡았고 적게 잡았는가를 상관하지 않고 모두 똑같이 나눠 가집니다. 남자들이 채취해 온 사고야자 수액도 마찬가지로 공평하게 나눕니다. 아무도 불평하지 않습니다.

아스맛 족의 생활은 '평화' 그 자체였습니다. 수렵을 위주로 하지 않고 야자수액을 주식으로 삼으니, 동물들에게까지도 평화로운 곳이겠군요. 그런데 이곳에도 차츰 문명의 물결이 흘러들어오고 있다 하니, 저로서는 매우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습니다. 문명은 이들에게 고통을 안겨 줄 것입니다. 하지만 피할 수는 없는 일이겠지요.



김혜수의 진행이 아나운서의 진행보다 더 나았다고 말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차분한 태도와 또렷한 말솜씨 등 거의 부족한 점은 찾아볼 수 없었으며, 저와 같이 교양 프로그램에 친숙하지 않은 사람들로서는 한결 편안하게 볼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그녀가 진행하는 'W'를 자주 시청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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