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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과 다큐멘터리

'한국VS우루과이'전은 감동적인 명작이었다

빛무리~ 2010. 6. 2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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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열정만이 아니라, 충분히 승리할 수도 있었을 만큼 좋은 경기를 펼쳤으면서도 결과적으로 패배하여 8강전 진출이 좌절된 경기였습니다. 그래서 많이 아쉬웠고, 선수들의 눈물이 빗물과 함께 흘러 넘칠 때는 저도 가슴으로 함께 울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생각해 보니 '한국VS우루과이'전은 그 자체로 감동적인 걸작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양팀 선수들이 거의 완벽한 스포츠맨쉽으로 상대팀 선수들을 배려해주는 자세를 보였기 때문이었습니다. 후반전에 몇 차례나 심판의 억울한 판정이 계속되면서 저는 조금씩 분노가 치밀어 올랐지만, 결코 우루과이 선수들에게는 뾰족한 시선을 보낼 수가 없었습니다. 2002년 월드컵에서 거칠고 더티한 반칙을 일삼는 이탈리아 선수들을 향해 끊임없이 분노를 터뜨리며 경기를 관람하던 기억과는 아주 상반되는 경험이었습니다.

우리가 공격하는 상황에서 분명히 반칙이 발생했는데도 심판은 모른 척하고 경기를 지속시켰으며, 삽시간에 우루과이의 역공이 시작되었습니다. 반칙을 당한 우리 선수는 너무 기가 막힌지,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잠시 바닥에 주저앉은 채 그 장면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곁에서 한 명의 우루과이 선수가 차마 그를 두고 달려갈 수가 없다는 듯, 얼른 공격에 가담하지 않고 주저앉은 우리 선수를 바라보며 손을 뻗어 위로해 줄 것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굉장히 인상적인 모습이었습니다. 곧 카메라는 자블라니공을 따라갔기 때문에 그 두 선수의 모습은 순간적인 찰나에 지나가 버렸지만, 우루과이 선수의 인간적인 태도는 억울해하던 제 가슴에 따뜻한 기운을 불어넣었습니다. 제가 그럴 정도였으니 정작 억울한 장본인이었던 우리 선수는 훨씬 더했겠지요.

그 이후에도 감동적인 장면은 계속되었습니다. 우루과이 선수들도 판정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느꼈는지, 몸싸움 과정에서 우리 선수가 넘어졌거나 부딪혀서 충격이 있었을 것 같으면, 최선을 다해서 위로하고 어루만져 주려는 태도를 보이더군요.

그리고 우리 편 골문 앞까지 쫓아왔던 한 선수는 정성룡 골키퍼가 재빠르게 공을 잡아내자, 그를 향해 가볍게 손을 들어서 인사하는 듯한 제스처를 보이고 돌아서기도 했습니다. 마치 "잘했어. 멋있군!" 하는 듯한 태도였습니다. 제가 아무리 스포츠에 문외한이긴 하지만, 그런 제 눈으로 보아도 우루과이의 선수들은 진정한 스포츠맨쉽을 실천할 줄 아는, 정말 멋지고 좋은 선수들이었습니다.

우리 태극전사들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몸싸움을 하다보면 어쩔 수 없이 상대방의 몸에 충격을 주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한데, 우루과이 선수가 넘어져서 고통스러워 하고 있을 때, 우리 선수도 역시 그 곁에서 다독이며 위로해 주는 모습이 화면에 몇 차례 잡혔습니다.


선수들이 이렇게 피아(彼我)를 구분하지 않고 인간애를 발휘하며 서로를 배려하는 모습이 뚜렷이 느껴지는 경기는 처음이었습니다. 아무리 스포츠 경기라지만 아무래도 승부욕이 앞서다 보면 상대방이 '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을 법한데, 적이 아닌 친구로 인식하고 있음을 경기 도중에 틈틈이 보여주니, 제 마음은 한없이 흐뭇했습니다.

그리고 인터넷 기사를 살펴보니 우루과이 선수들은 이기고 나서도 "한국이 무척 잘했고 우리는 중원 경쟁에서 패배했으나 운이 좋았다", "골대가 우리를 살렸다", "한국은 지금까지 우리가 상대한 팀들 중 가장 어려운 팀이었다" 라는 말들로 우리 태극전사들에게 찬사를 아끼지 않고 있다더군요.

이로써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한국VS우루과이'전은 승패에 관계 없이, 심판의 판정과도 관계 없이, 그 자체로 감동적인 명작으로 남게 되었습니다. 이 명작을 감상하며 느꼈던 깊은 감동은 오래도록 제 마음에서 떠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최선을 다해 준 모든 선수들, 고맙습니다!

* 사진 출처 : 조이뉴스 및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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