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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이수근의 빈번한 노출, 염려된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1박2일' 이수근의 빈번한 노출, 염려된다

빛무리~ 2010. 6. 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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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1박2일'은 옥천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났습니다. 충북 옥천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는 것은 아니구요, 기차에 자전거를 싣고 옥천까지 가서, 그곳에 마련된 환상적인 자전거 여행 코스를 달리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1박2일'은 마치 우리 삶의 일부가 된 것처럼 편안하고 친근합니다. 그들이 기차에 오르는 순간부터 우리도 함께 기차에 오르고, 그들이 자전거를 타고 달리며 옥천의 환상적인 풍경을 접하는 동안 우리도 함께 그 풍경을 감상하고 있는 것입니다.

물론 여전히 '1박2일'의 상징인 복불복이 존재하고 각종 게임과 벌칙이 존재하지만, 별다른 재미와 웃음을 창출해내려 억지스럽게 애쓰지 않더라도 그들은 이미 우리 삶 속에 녹아들어서 그 자연스러운 모습만으로도 충분한 행복을 전해주고 있습니다. 저는 지난 주에도 그들과 더불어 산나물향 가득한 여행을 다녀왔고, 이번 주에도 신나는 자전거 하이킹을 즐길 수 있었네요. 아마도 우리나라에 더 이상 방문할 장소가 없어지게 되는 그날까지 '1박2일'은 지속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마저 듭니다.


그런데 요즘 한창 상승세를 타고 있는 이수근을 보며 저는 살짝 걱정스런 부분이 있습니다. 점점 인기가 높아진다 해서 오만해지지 않고, 여전히 매사에 몸을 던져 가장 열심히 임하는 모습 자체는 감동적이었지만, 그가 자기 몸을 노출하는 빈도가 너무 잦을 뿐 아니라 그 정도도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언젠가 "물을 보면 입수하라"는 예능의 정석을 따라 입수할 멤버를 정하는 복불복에서 이수근이 당첨되었을 때, 처음으로 그의 팬티바람 의상이 방송을 탔습니다.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족히 반 년은 지난 일인 듯 싶군요. 작년 가을쯤, 아직은 추워지기 전이었으니까요. 갈아입을 옷을 안 가져왔다고 하면서 이수근은 옷을 벗기 시작했습니다. 거침없이 팬티만 남겨놓고 다 벗어버리는 그의 모습에 경악한 여성 작가들은 여기저기서 "꺄악!" 소리를 질러댔고, 멤버들은 황급히 달려가 그의 몸에 수건을 둘러 주었습니다. 결국 수건을 허리에 두르고 입수했다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그 후에도 이수근의 팬티차림은 한 번 더 볼 기회가 있었습니다. 한 겨울에 얼음물 입수 및 5 바가지 끼얹기 벌칙을 받고 난 직후였습니다. 이승기와 더불어 벌칙에 당첨되었는데 이승기는 옷을 그대로 입은 채 물에 들어가고 5 바가지를 맞았습니다.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이수근은 오늘도 갈아입을 옷이 없는지 팬티만 남겨놓고 옷을 모두 벗었습니다. 지난번에는 그나마 물가였기 때문에 분위기가 덜 민망했는데, 그때는 집안의 마당에서 그 차림이 되었기 때문에 한결 더 적나라하게 보였습니다. 그런데도 작가들의 비명소리는 들리지 않았고, 모자이크 처리도 거의 없었습니다. 이수근은 물에 젖은 팬티 차림으로 마당을 종횡무진 뛰어다니며 멤버들에게 물을 뿌렸습니다.

그리고 오늘도 이수근은 자기 한 몸을 바쳐 대박 웃음을 주고, 김종민까지 구해냈습니다. 이수근과 김종민은 기차 안에서 행했던 게임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둔 탓에 자전거를 타고 무려 70km와 80km를 달려야 했는데, 합세하여 멋진 입수 프로그램을 짜내어 즐거움을 주면 할당량을 감해 주자는 강호동의 절충안을 제작진이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이수근은 고심 끝에 시나리오를 짜내었습니다. 이른바 '아마존의 눈물'이었습니다.


이수근과 김종민은 물 건너편에서부터 연기를 시작했습니다. 누군가에게 급박히 쫓기고 있는 김종민의 모습이 보였고, 그 뒤로는 열심히 쫓아오고 있는 원주민으로 변신한 이수근이 보였습니다. 당연히 팬티바람의 나체였습니다. 앞부분은 풀잎을 엮어서 늘어뜨려 놓았는데, 참으로 실감나는 분장이었습니다. 침입자 김종민은 원주민 이수근에게 잡혀서 물에 처박히는 등 곤욕을 치렀고, 원주민은 뭍으로 올라와 5명의 구경꾼들에게 승리를 마음껏 자랑한 후 다시 돌아갔습니다. 차림새와 더불어 쏼라쏼라 하는 원주민의 언어를 흉내내는 이수근의 능청스러움도 대박 웃음의 한 몫을 담당했습니다.

대박은 부인할 수 없는 대박이었습니다. 충분한 웃음과 재미를 주었습니다. 그런 이수근의 곁에서 평범한 옷차림으로 별다른 제스처도 취하지 않고 뻣뻣하게 도망만 다니는 김종민이 안스러워 보일 만큼, 단연 이수근의 독무대였습니다. 결과적으로 두 사람 모두 자전거 여행의 할당량 중 30km씩을 덜어낼 수 있었으나, 정작 김종민은 한 일이 거의 없었습니다.


그런데 재미는 있었으나, 이렇게 나가다가는 나체 차림조차 식상해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들더군요. 처음에 그가 옷을 벗었을 때는 식겁을 하며 비명을 지르던 작가들도 이제는 그런가보다 하는 듯하고, 역시 모자이크 처리도 거의 없었습니다. 비록 풀잎을 엮어서 앞을 좀 가리긴 했지만 영락없이 팬티차림이었는데 그대로 전파를 탄 것입니다. 하긴 수영복이라고 생각한다면 별로 충격적일 것도 없을지 모르지요. 그리고 다소 충격적이기는 했지만 솔직히 야해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이수근의 노출이 걱정스러운 이유는 그런 행동으로 인하여 예능이 점점 독해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 때문입니다. 한 번 독하고 자극적인 것에 맛들여지면 점점 더 독하고 자극적인 것을 찾게 됩니다. 마치 바닷물을 들이키는 것처럼 마실수록 점점 더 목이 말라오는 거예요. 예전에는 옷을 입고 물에 들어가도 충분히 웃기고 재미있었지만, 앞으로는 옷을 벗어도 더 이상 웃지 않게 될 날이 올지도 모릅니다. 벌써 제작진도 우리도 그의 나체에 많이 익숙해지고 말았어요.


'1박2일'의 다른 멤버들이나 이수근이 출연하는 '개그콘서트'의 동료들이 그의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수근이 지금 한창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만큼, 그를 본받으려고 하는 동료들이 충분히 있을 수 있어요. 많은 사람들의 시선 앞에서 옷을 벗는다는 것은 독한 중에서도 가장 독한 수준의 개그라고 할 수 있습니다. 웬만한 용기로는 실행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 용기를 수차례나 내면서까지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주려고 몸 바쳐 노력하는 이수근의 열정은 존경스럽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그 용기의 결과로 예능과 개그 프로그램이 점점 더 독해지는 계기를 만들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니, 염려를 안할 수가 없네요.


제 생각에는 이쯤에서 방향을 바꾸었으면 좋겠습니다. 독하지 않은 쪽으로 말이에요. 지난 주에 이수근이 보여주었던 애드립 강의와 방 안으로 넘어져 들어가는 몸개그는 간단하면서도 꽤 높은 수준의 웃음을 안겨 주었습니다. 그 정도라면 누구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거예요.

사실 이번에는 이수근의 마음속에 꽤 큰 부담이 있었을 것임은 짐작합니다. 자전거 여행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어떻게든 줄여야 한다는 의무감에 시달렸을 것이며, 더불어 옆에서는 김종민이 애절한 눈으로 자기만 쳐다보고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다시 한 번 독하게 마음을 먹고 노출개그를 선보였던 모양입니다. 그래요, 이번에는 충분히 이해합니다. 하지만 오늘까지만이기를 저는 바랍니다.


이수근 자신을 위해서도, 동료들을 위해서도, 시청자들을 위해서도... 너무 독한 개그에 익숙해지고 길들여져 가는 것은 좋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수근은 무궁무진한 재능을 지녔으며 또한 그 재능보다 더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도 무한하다고 생각합니다. 몸을 아끼지 않는 그의 열정에 다시 경의를 표하며, 다음 주에도 그가 우리에게 전해 줄 웃음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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