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예능과 다큐멘터리 (652)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밤이면 밤마다'에 출연한 이덕화가 심금을 울리는 추억들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런데 들으면 들을수록 이 사람, 왠지 심상치가 않습니다. 파란만장하고도 특별한 그의 삶은, 하늘이 내린 사람이 아니고서야 이럴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마저 들게 하더군요. 스물 여섯 살 나이에 찾아온 끔찍한 교통사고는 그를 14일 동안 의식불명의 상태로 만들었고, 주변 사람들로 하여금 그를 위한 조의금을 걷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결국 의식을 회복했고, 53차례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으며, 온 몸에 수천개의 흉터를 남긴 채 지금도 건강한 모습으로 살고 있습니다. 게다가 33년이 흐른 지금도 그 때의 은혜를 잊지 않고 날마다 고마워하며 살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기적입니다. 그를 집어삼키려던 죽음의 늪에서 빠져나온 것과, ..
지난 번 '세시봉 친구들' 출연 당시의 방송이 너무도 완벽한 감동과 즐거움을 주었기에, 간절히 다시 보고 싶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막상 또 다시 접하게 되니 그 때만큼의 신선한 충격을 느낄 수 없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번 '놀러와' 출연 이후 쏟아지는 섭외 요청에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그들의 근황도, 물론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했습니다. 그들은 신인가수도 아니고 수십년간 늘 푸른 소나무처럼 변함없이 활동해 온 원로가수들인데, 냄비처럼 끓어오르는 대중의 팬심에 의해 그들이 생활이 좌지우지된다는 현실이 왠지 좀 슬프게 느껴졌달까요. 토크 위주로 꾸며졌던 지난 방송과 달리 '콘서트' 형식을 선택한 이번 방송에서는, 그들이 '세시봉'에서 활동할 당시에 불렀던 올드 팝송..
'무한도전 - TV는 사랑을 싣고' 편은 거의 나무랄데 없이 아주 잘 만든 예능이었습니다. 재미와 감동,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완벽히 잡았어요. 추세로 봐서는 3~4주 정도의 방송 분량이 될 듯한데 앞으로 다른 멤버들의 추억 찾기도 매우 기대가 됩니다. 누구나 켜켜이 덮인 기억을 더듬어 올라가면 한 번쯤 다시 만나보고 싶은, 그리운 사람이 있지요. 그 사람을 찾아가는 과정부터 대책없이 설레이고, 막상 그 사람이 눈앞에 나타나면 왈칵 눈물이 쏟아집니다. 정준하가 찾는 사람은 20년 전, 그의 삼수생 시절에 학원 앞에서 중화요리집을 운영하시던 사장님이었습니다. 친구들까지 우르르 데려가서 한턱 낸답시고 잔뜩 요리를 시켜 먹었는데 돈이 없어서 그냥 도망치고 말았다는, 참으로 미안하면서도 부끄러운 기억 속의 피..
어쩌면 지난 겨울부터 조금씩 힘들어지고 있었습니다. '1박2일'의 고난은 수차례의 굴곡을 겪으며 지난 1년 동안 쉬임없이 이어져 왔어요. 찬바람이 쌩쌩 불던 2009년 12월의 어느 날, 공익생활 동안 예능감을 잃어버린 김종민의 다시 합류했고, 그와 동시에 안정적이던 6인체제는 불안정한 7인체제로 바뀌었지요. 하지만 복잡한 와중에도 그런대로 잘 꾸려나가고 있었는데, 짧은 봄이 지나가고 뜨거운 여름을 맞이하려던 6월의 어느 날, 독특한 캐릭터와 미친 존재감으로 무게중심을 잡아 주던 김C가 본업인 가수 활동에 충실하겠다며 스스로 물러나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6인체제로 돌아갔으니 안정되어야 마땅하건만, 무게중심을 잃어버린 '1박2일'은 오히려 그 때부터 만취한 듯 갈지자 행보를 시작하게 됩니다. 김C는 강..
'미친 존재감 스페셜'이라는 다소 생뚱맞은 주제 아래 특별한 공통점 없이 모인 게스트들이었지만, 어쨌든 이번 주 '강심장'은 거의 최고의 무대였습니다. 각자의 숨겨진 매력을 유감없이 발산하는 그들의 모습에 절로 빠져들었지요. 조필연, 이런 모습 처음이야! 정보석의 소탈한 모습은 예전 '무릎팍 도사'에서도 본 적이 있었지만, 이번에는 더욱 업그레이드 된 버젼을 보여 주시더군요. 미(美)의 기준이 지금과 달랐던 예전에는 주목받지 못했던 외모였지만, 지금은 "언뜻 봐도 잘나긴 했죠?" 라며 거침없는 '지자랑'을 날려 주시기도 하고, 연애 시절 아내를 절절히 사랑하던 이야기를 하다가 지금은 잠잘 때 옆에서 코를 골면 베개를 휙~ 빼어 버린다는 반전을 선사해 웃음을 주기도 했습니다. 심지어 MC들이 요구하는 대로..
저는 방송을 보면서 전혀 느끼지 못했던 부분인데, '남자의 자격'이 당황스럽게도 '동성애 비하 논란'에 휘말렸습니다. 한 명의 남자 고등학생이 이윤석에게 "남자가 가끔 예뻐 보인다"며 성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는데, 그에 대한 이윤석의 상담과 프로그램의 자막이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일각에서 제시된 것입니다. 이윤석은 그 학생에게 "성장기에 흔히 있을 수 있는 일이라는 얘기를 들었다. 우리 때에도 이런 친구들이 있었는데, 멀쩡하게 여자친구 만나고 잘 살더라" 하고 조언했습니다. 그 장면에서, 화면 하단에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서 정상적인 생활을 하고 계신' 이라는 자막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이 '정상적'이라는 단어가 바로 문제가 된 것입니다. 동성애를 다룬 영화 '후회화지 않아'를 제작했으며, 스스로..
원래 저는 '남자의 자격'이 출범할 때부터 팬이었으나 한동안은 '런닝맨' 쪽으로 본방사수를 했었습니다. 한창 상승세를 탈 무렵에는 '런닝맨'이 정말 재미있었거든요.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웃음기가 적은 '남자의 자격'에 비해, '런닝맨'은 빵빵 터지는 웃음과 역동적 레이스를 보여 주었기에 채널은 자연스레 그쪽으로 고정되곤 했었습니다. 과거형으로 말하는 이유라면,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남자의 자격'은 김성민이 빠지면서 큰 위기를 겪을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의외로 별탈없이 순항중입니다. 물론 이제껏 수행해 온 많은 미션들 중에 실망스런 것들이 없지는 않았습니다. 이를테면 '소개팅' 이나 '젠틀맨' 미션은 아주 별로였어요. 하지만 확률로 따지면 그렇게 실망을 주는 경우는 지극히 적은 편이라 꽤나 안..
'시크릿가든 스페셜'에서는 시청자들이 주는 특별한 상이 출연진들에게 주어졌습니다. 그 중 '미친 존재감' 김비서 역의 김성오에게 돌아갔군요. 김주원(현빈)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던 박상무(이병준), 길라임(하지원)의 액션스쿨 선배로서 재벌인 김주원을 "우리 주원이~"라고 부르던 능청꾸러기 황정환(장서원), 짧은 등장에도 성자처럼 강렬한 인상을 남겼던 길라임의 아버지 길익선(정인기)이 김비서와 더불어 물망에 올랐는데, 그 만만치 않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김비서가 소박한 영예를 차지한 것입니다. 따로 시상식도 없이 그냥 개인 인터뷰 중에 트로피가 전달되었습니다. 그런데 무척이나 인상적인 것은 그 트로피를 받고 너무나 진지하게 기뻐하는 김성오의 모습이었습니다. 자기 앞으로 쑥 내밀어지는 트로피를 보더니 그는 ..
드디어 '위대한 탄생'의 본격적 합숙 훈련인 '위대한 캠프'가 시작되었습니다. 훨씬 재미있고 심도있는 방송이 되리라 기대했지만, 예상했던 것보다는 실망스럽더군요. 아무래도 예선에서 워낙 많은 사람을 뽑아 놓았기 때문인 듯 합니다. 본선에 들어와서도 당분간은 북적북적 혼란스럽고, 수시로 튀어나오는 발노래(?)의 향연에 지루함을 느껴야 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5명의 멘토가 만장일치로 호평을 쏟아내며 단박에 합격을 결정지었던 이태권을 제외하고는, 솔직히 '위탄' 8회에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 준 출연자는 전무했습니다. 이상하게도 거의 모두 예선 때보다 오히려 퇴보한 듯한 인상을 주었어요. 그 이유는 대략 2가지 정도로 짐작이 되더군요. 예선 때는 떨어져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또는 멋모르고..
사실 저는 박명수라는 연예인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간단히 말하면 방송에 비춰지는 그의 캐릭터를 무척이나 싫어했다고 표현해도 좋을 것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불성실하고 버럭버럭 화 잘 내는 캐릭터를 잡은 덕분에, 박명수는 아무런 자제도 하지 않고 자기 성격대로 방송한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한편 박명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어디까지나 캐릭터일 뿐 그의 실제 모습이 그런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저는 그의 실제 성격이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방송에 비춰지는 모습은 확실히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에 좋아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악마적 캐릭터 때문만이 아니라, 제가 높이 평가하는 코미디언으로서의 자질을 갖추지 못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를테면 '해피투게더'처럼 토크로 이루어지는 프로그램에서는 적절한 타이밍에 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