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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저는 원래 이 문제에 대하여 언급하지 않고 조용히 넘어가려 했습니다. 제가 나서지 않아도, 저와 같은 의견을 말씀해 주실 분들이 워낙 많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볼수록 가관이다 싶을 만큼 나날이 변명만 늘어가는 김영희 PD의 구차스런 모습을 보니, 결국 한 마디 거들지 않고는 참을 수 없게 되어 버렸습니다. '나는 가수다'를 기획할 당시부터 김영희 PD는 참 이상할 만큼 위험한 발언을 일삼았습니다. 프로그램을 재미있게 만들기만 하면 동시간대 '해피선데이'의 시청률을 빼앗아 오게 될 것은 당연한 일인데, 미리 김칫국을 들이켜서 무슨 영광을 보겠다고 굳이 "1박2일에 타격을 주겠다!"며 큰소리를 쳤는지 알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괜히 '1박2일' 팬들과 관계자들의 기분만 상하게 했을 뿐, 정작 '나가수'에는..
'1박2일'의 신입생 엄태웅은 등장하자마자 영웅이 되었습니다. 새벽에 팬티 바람으로 끌려나왔던 첫 등장에서부터 본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빵빵 터뜨리더니, 의외로 구구단 게임에 유난히 약한 모습을 보이면서 무(無)당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첫 촬영부터 낙오가 되었는데도 당황하지 않고 시민들과의 친화력을 자랑하며 정해진 시간내에 다음 촬영 장소를 찾아오는 미션에 너끈히 성공하면서 아낌없는 박수갈채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사실 지난 2주간의 방송에서는 신입이라는 이유로 엄태웅에게만 대놓고 초점이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본인이 자발적으로 큰 역할을 수행하지 않아도 그냥 짜여진 프로그램에 열심히 따르기만 하면 얼마든지 돋보일 수 있었을 거라는 의구심도 존재했습니다. 그래서 신입에 대한 아무 혜택 없이 모두 똑같은 상황..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그토록 순수해 보였던 청년 노지훈이 자신의 중요한 경력을 속이고 대국민 오디션 프로그램에 지원해서, 최종 10인의 엔트리에 포함될 때까지 천연덕스런 연기를 해 왔다는 사실은 너무나 충격입니다. 지금껏 그의 이미지가 꾸밈없고 거짓없어 보였던 만큼, 이제 와 돌이켜 보면 그 모든 모습들이 가증스럽게만 느껴질 뿐입니다. 드라마 '허준'에 '예진아씨'로 출연했던 황수정이 불륜과 마약으로 구속되었을 때, 유독 다른 연예인들보다 더욱 큰 질책에 시달렸던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올곧고 청순하고 단아한 이미지로 어필하던 사람이 실제로는 전혀 다른 인물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대중은 배신감에 치를 떨며 더욱 차갑게 등을 돌렸던 것입니다. 처음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처럼 보이다가, 점차 놀라운 발..
글쎄요. 제 생각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가수다'가 오랜 침체의 늪에 빠진 '일밤'을 조금은 끌어올릴 수 있을지 몰라도 '1박2일'의 아성을 위협하기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지난 주의 1회 방송이 나름 괜찮았기 때문에 아마도 짐작컨대 2회의 시청률은 나쁘지 않았을 듯 합니다만, 저는 솔직히 다음 주에 이어지는 3회 방송을 별로 보고 싶은 생각이 없습니다. 첫방송이 나간 후 제작진이 시청자들의 반응을 모니터링하여 훨씬 더 좋은 방송을 내보내주리라 기대했던 마음은 삽시간에 배신감으로 바뀌었습니다. 시청자를 최우선에 놓고 위하는 마음으로 프로그램을 만든다면... 이럴 수는 없습니다. 김영희 PD를 비롯한 제작진은 아무래도 뭔가 단단히 착각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 그들에게 근본적으로 중요한 일은 '1박2일'..
제가 많이 좋아하는 배우 엄태웅이 '1박2일'에 합류하게 되어서 매우 기쁩니다. 그래서 모처럼 이 기회에 배우 엄태웅의 존재를 세상에 널리 알린 드라마, 저를 엄태웅의 팬으로 만들었던 드라마, 그리고 엄태웅에게 처음으로 '엄포스'라는 별명을 붙여주었던 드라마, '부활'을 추억하며 포스팅을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현재 입원중이며 수술 후 회복중이(겠)지만, 이 글은 미리 써 두고 예약 발행된 것입니다..^^ 엄태웅은 그 자체로 매력적인 배우이고 맡는 역할마다 수준급의 연기를 보여 주었지만, 솔직히 2005년 여름에 방송되었던 '부활' 이외의 작품에서는 그때만큼의 매력을 발산하지 못한 것 같습니다. 일례로 '선덕여왕'에서도 답답하도록 우직하기만 했던 김유신의 캐릭터는 엄태웅의 이미지에 큰 도..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임권택 감독은 일제 치하에서 보냈던 어린 시절, 6.25 전쟁통에서 보냈던 사춘기, 어린 나이에 가출해 부산 영도다리 밑에서 극도의 궁핍을 견디며 연명하던 젊은 시절 등, 파란만장한 이야기를 털어놓았습니다. 당시로서는 수입이 좋았던 군화 제작일을 시작하면서부터 그에게 새로운 인생이 시작되었군요. 군화 제작일을 하던 선배들은 나중에 어느 정도의 돈이 모이자 서울로 진출하여 충무로에 영화사를 차렸고, 장사에 소질이 없던 젊은 임권택도 그들과의 연을 붙잡고 제작진의 막내로 영화판에 뛰어들었습니다. 그의 연륜은 이미 76세에 이르렀지만, 날카로운 언변과 위트는 젊은이 못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그의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파란만장한 일대기는 그 자체가 한 편의 대하드라마처럼 흥미롭더군요. ..
오랫동안 기다려 온 새 멤버 엄태웅이 성공적인 예능 신고식을 치르면서 '1박2일'은 재도약의 발판을 다졌고, 이에 자신만만하게 도전장을 내민 '나는 가수다' 역시 최근 TV에서 좀처럼 볼 수 없던 명품 중견가수들을 대거 등장시키며 결코 만만치 않은 출발로 포문을 열었습니다. 이로써 당분간 일요일 저녁 예능은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전쟁터가 될 듯 싶군요. 새로운 기획에는 언제나 두 가지의 함정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식상하거나, 또는 재미없거나 둘 중 하나의 경우에 해당되기 쉽다는 것이지요. 이제껏 다른 프로그램에서 다룬 적 없는 모험적인 아이템을 선택한다면 물론 신선하기는 하겠지만, 검증된 바가 없다 보니 제작진의 예상과 달리 대중의 기호에 맞지 않아 '재미없다'는 냉정한 평가와 더불어 조기 폐지될 수가..
때로는 무언가를 보고 들은 감동만으로 충분할 때가 있습니다. 완벽에 가깝게 아름다운 것을 보거나 들었을 때에 그렇습니다. 그것에 대해 무슨 말을 하거나,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거나, 사진을 찍는 일 등이 무의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어차피 그 실체에서 느끼는 감동을 그대로 담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나의 턱없이 모자란 표현으로 그 날카로운 감동이 오히려 무디어질까봐 두렵기도 합니다. 윤형주는 평생 수천 곡의 노래를 작곡했으나 오직 육촌형인 윤동주의 시만은 건드리지 못했다고 합니다. 멜로디를 입혀보고 싶은 마음은 간절했지만 "시 다칠라~" 하시는 아버님의 말씀에 번번이 포기했다고 합니다. 아마도 그와 같은 마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나 망설이고 또 망설이다가 그래도 부족한 글이나마 지금 남..
솔직함은 물론 좋은 것이지만, 드러내지 말아야 할 것까지 모두 다 드러내는 것은 올바른 방식의 솔직함이 아닙니다. 우리는 적당히 숨길 것을 숨길 줄 알아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를 넘어선 솔직함을 강요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그런데 시청률 경쟁에 목마른 방송들은 갈수록 출연자에게 지나친 솔직함을 강요하고, 인기에 목마른 연예인들은 스스로 무덤을 파듯 그 솔직함의 유혹에 빠져듭니다. 연인들 사이에서 절대 주고받지 말아야 할 대화가 바로 지나간 사랑에 대한 것이라고들 하지요. 차라리 상대가 믿지 않더라도 네가 첫사랑이라고 거짓말을 하는 게 낫다지요. 설령 지나간 사랑이 있었다는 사실을 안다 하더라도, 구체적으로 어디서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손을 잡았고 어떻게 키스를 했는지... 미주알고주알 늘어놓을 필요는 ..
갑작스런 서해바다의 기상악화로 인해 은지원이 호도에 고립됨으로써, '1박2일 - 5대섬 특집'은 결과적으로 '은지원의 호도 3일 특집'이 되었고, 더 정확히 말하면 '1박2일 - 의리 특집'이 되었습니다. 지난 주의 방송만 보았을 때는 미션 수행의 순서를 정하는 과정이 미심쩍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은지원을 고립시킨 것이 아닌가 생각도 했지만, 이번 주의 방송을 보니, 더 이상 의심하기에는 그들의 보여 준 우정과 의리가 너무 감동적이더군요. 릴레이 미션 수행이 실패함으로써 5명의 멤버 전원의 야외 취침이 결정되었으나, 홀로 섬에 고립된 은지원을 야외취침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던 다른 멤버들은 과감한 결정을 내립니다. '멤버들 전원의 저녁식사'와 '은지원의 실내 취침'을 맞바꾸는 것이었지요.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