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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2일' 의리의 향연에 정점을 찍은 나영석 PD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1박2일' 의리의 향연에 정점을 찍은 나영석 PD

빛무리~ 2011. 2. 2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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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작스런 서해바다의 기상악화로 인해 은지원이 호도에 고립됨으로써, '1박2일 - 5대섬 특집'은 결과적으로 '은지원의 호도 3일 특집'이 되었고, 더 정확히 말하면 '1박2일 - 의리 특집'이 되었습니다. 지난 주의 방송만 보았을 때는 미션 수행의 순서를 정하는 과정이 미심쩍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은지원을 고립시킨 것이 아닌가 생각도 했지만, 이번 주의 방송을 보니, 더 이상 의심하기에는 그들의 보여 준 우정과 의리가 너무 감동적이더군요.

릴레이 미션 수행이 실패함으로써 5명의 멤버 전원의 야외 취침이 결정되었으나, 홀로 섬에 고립된 은지원을 야외취침하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던 다른 멤버들은 과감한 결정을 내립니다. '멤버들 전원의 저녁식사'와 '은지원의 실내 취침'을 맞바꾸는 것이었지요. 그래서 동료들이 맛있는 낙지 파티를 포기하고 저녁을 쫄쫄 굶은 댓가로 은지원은 따뜻한 실내 취침을 획득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도 복불복은 예정대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미 날아가버린 저녁식사 대신 다음 번 촬영의 전원 야외취침을 걸고 벌이는 게임이었습니다. 강호동은 복불복에 실패할 경우 다음 번 촬영을 울릉도에서 진행하며, 눈 내린 나리분지에서 모두 야외취침을 하겠다는 초강수를 두었습니다. 멤버들의 입장에서는 정말이지 '우울한 복불복' 아닐 수 없었습니다. 성공한다 해도 어차피 저녁 굶고 야외취침하는 것은 확정되어 있었으며, 게다가 실패할 경우는 다음 번 촬영에서 최악의 야외취침을 경험하게 될 판이었으니까요. '이겨봐야 본전'이라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암울한 상황이었지만, 그들은 혼자 있는 은지원에게 따뜻한 잠자리를 제공해 주기 위해서 이 모든 희생을 감수했습니다.

예전에도 은지원은 가위바위보에 져서 어떤 섬에 하룻밤 내내 고립된 적이 있었고, 그 때도 실내 취침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그 섬은 호도보다 훨씬 삭막한 무인도(?)였고, 은지원은 그 썰렁한 곳에서 카메라 감독과 한참 동안 묵찌빠 놀이를 하며 방송 분량을 뽑았습니다. 나중에는 "나도 대한민국의 전도유망한 연예인인데, 나를 왜 이렇게 만들었냐!" 며 바다를 향해 홀로 절규하기도 했습니다. 다음 날 아침, 한쪽 뺨에 점을 붙여 '민소희'로 분장하고는 "복수할거야!" 다짐하며 돌아왔는데, 나머지 멤버들의 상황도 최악이었습니다. 잠자리 복불복에서 처참히 패배하는 바람에 텐트 등 야외취침의 도구조차 지급받지 못하고 종이박스 안에 들어가서 잠을 자야 했던 것입니다. '은소희'는 그 몰골을 보고서 그냥 쓴웃음을 지으며 복수를 포기했었습니다.


이번이 처음도 아니기 때문에, 고립된 은지원을 위해 모든 멤버들이 기꺼이 저녁을 굶기로 합의하는 것은 사실 좀 의외였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의도했던 것이 아니라 예정에 없던 일이었고, 더구나 기상 악화로 인해 언제 배가 뜰지 알 수 없는 상황이었으므로 더욱 염려가 컸던 모양입니다. 제작진 역시 걱정되는 마음 때문에 기상미션조차 없애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은지원을 맞이하러 모두 함께 보령으로 갔으나, 역시 사나운 바다 때문에 호도를 향하는 배는 출항하지 않았습니다. 은지원과 통화하면서 눈물까지 글썽이는 강호동을 보니 가슴이 짠해 오더군요. 

원칙대로라면 '이심전심 게임'으로 진행된 복불복은 실패였습니다. '울릉도'라는 단어를 듣고 각자 연상되는 단어를 적었지만, 강호동과 이승기의 답이 다른 멤버들과 일치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나영석 PD는 아무 댓가도 없이 "저는 성공하셨으면 좋겠어요. 꼭 성공하시기 바랍니다!" 라는 말과 함께 한 번의 기회를 더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어진 게임에서 '겨울 - 눈'이라는 연상 단어가 모두 일치함으로써 그들은 성공할 수 있었지요. 멤버들의 감동적인 동료애를, 울릉도의 혹독한 야외취침으로 보답(?)해 주고 싶지는 않았던 나PD의 마음이 느껴지는 장면이었습니다.


어쨌든 '호도 3일'로 인해 은지원은 강호동의 말대로 '자신이 헛되이 살지 않았다는 것을' 느끼는 기회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를 위하는 멤버들의 희생 정신도 그러했지만 '1박 2일 - 의리 특집'의 정점을 찍은 것은 바로 나영석 PD였습니다. 3일 동안 호도에서 본의 아닌 다큐멘터리를 찍으며, 자신의 별명처럼 '초딩'이 되어 섬 아이들과 놀기도 하고, 때로는 민박집 아들처럼 밥상을 차리기도 하면서 지내던 은지원은 드디어 꿈처럼 저 멀리 배가 들어오는 것을 보면서 환호성을 지르는데, 그 뱃머리에는 생각지도 않은 나영석 PD가 서 있었습니다. 멤버들과의 촬영을 마친 나PD는 서울에 가서 1차 편집을 마치고, 배가 들어오는 시간에 맞춰 다시 그 먼 거리를 되돌아와 직접 은지원을 데리러 왔던 것입니다.

생각해 보니 나영석 PD가 오지 않았다면 홀로 섬을 떠나는 은지원의 모습이 굉장히 쓸쓸해 보였을 것 같습니다. 그와 함께 있던 제작진은 이미 촬영 테이프도 거의 다 써 버린 상태였기 때문에, 섬 사람들과 작별 인사를 나누는 장면도 충분히 찍지 못했겠지요. 하지만 나영석 PD가 마중을 나옴으로써 '은지원의 호도 3일'은 감동적인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의 프로그램 '1박2일' 때문에 개인적 스케줄까지 희생하며 섬에 갇혀 있던 은지원을 배려하는 나영석 PD의 마음은 듬직한 친형 같았습니다. "그 동안 우리 지원이를 잘 보살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섬 사람들과 나누는 인사도 행복하고 따뜻했습니다.

'은지원의 호도 3일'은 우연히 주어진 선물과도 같았습니다. 은지원은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과 가장 긴 시간 동안 마음을 나누었고, 염려해주는 그들의 온정을 느꼈습니다. 더불어 '1박2일' 멤버들과 제작진의 동료애와 의리 또한 절절히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일부러 양희은까지 섭외해서 내레이션을 맡기며 공을 들인 것으로 보아, 어떻게든 그 감동을 극대화하고 싶었던 제작진의 소망이 느껴지는데 이만하면 성공했다고 보아도 좋지 않을까 싶습니다. 크게 재미있는 방송은 아니었지만, 리얼과 감동면에서는 거의 최고 수준이었으니까요.


그 감동적인 의리의 향연에 정점을 찍은 것은 나영석 PD였습니다. 역시 대단한 사람이에요. 이제 서열 2위로서 강호동을 적당히 제어해 줄 엄태웅이 합류하게 되었으니, 나영석 PD의 부담감도 많이 줄어들겠군요. 가볍고 기쁜 마음으로 앞으로 더욱 좋은 방송을 만들어 주리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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