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예능과 다큐멘터리 (652)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어린이 프로그램의 레전드 '뽀뽀뽀'는 1981년에 출발해서 지금까지 30년 동안 이어져 오고 있지요. 바로 그 '뽀뽀뽀'의 초대 진행자였고 어린이들의 천사였던 1대 '뽀미언니' 왕영은이 이번 주 '강심장'에 출연했습니다. 그녀는 1959년생으로 탤런트 조형기와 초등학교 동창이라는데 어쩌면 아직도 그렇게 귀여운 얼굴을 하고 있는지... 개그우먼 이성미와 더불어 진정한 동안 종결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녀는 새침하고 귀여운 얼굴로 온갖 자기 자랑을 늘어놓았는데, 불편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유쾌했습니다. 당시 '뽀뽀뽀'라는 프로그램을 기획했던 유명한 PD가 있었는데, "아빠가 출근할 때 뽀뽀뽀~" 라고 시작되는 주제곡 또한 그가 작사 작곡한 것이었다지요. 그런데 왕영은을 초대 뽀미언니로 섭외하면서 그가 말하길..
이번 주 '놀러와'는 '진짜 남자의 자격'이라는 주제로 4명의 중견 남자배우가 출연했습니다. 박중훈, 김정태, 이선균, 이성민이었는데, 사실은 그들이 함께 찍은 영화 '체포왕' 때문이었지요. 박중훈의 예능감이야 원래 자타가 공인하는 바이지만 이번에 특별히 더 빛난 게스트는 김정태였습니다. 그는 아무래도 이번 기회에 제대로 이미지를 쇄신해 보고자 마음을 굳게 먹고 출연한 듯했어요. 원래 이렇게 대놓고 티를 내면 인위적인 느낌 때문에라도 거부감이 들게 마련인데, 원래부터 제가 김정태라는 배우에게 호감을 갖고 있었기 때문인지 좀 오버하는 모습조차 자연스럽고 괜찮아 보이더군요. 오랜 무명 시절을 거친 배우 김정태는 장동건과 함께 출연했던 영화 '친구'에서 악역 유오성의 부하인 '도루코' 역으로 눈길을 끌며 존재..
요즘 '런닝맨'을 보면 유재석 외의 다른 사람은 거의 보이질 않습니다. 하긴 출발할 때부터도 그런 경향이 짙기는 했지만, 한창 화제가 되었던 송지효와 개리의 월요커플도 시들해지고, 김종국의 활약도 예전같지 않은 지금은 완전히 유재석의, 유재석에 의한 프로그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하지만 유재석을 위한 프로그램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째서 다른 사람들의 모습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걸까요? 우선 송지효. '불량지효', '송지욕' 컨셉이 제대로 먹혀들었을 당시부터 그녀는 명실상부한 '런닝맨'의 여신이며 보배이며 에이스였습니다. 주연급 여배우로서 멤버들 중 홍일점인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대접받기는 커녕 끝없이 놀림감이 되고 홀대(?)를 당했지요. 하지만 송지효는 전혀 끄덕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점점 더 ..
'위대한 탄생'의 생방송 2번째 무대는 팝송 경연으로 이루어졌습니다. 신승훈의 제자 조형우, 그리고 김윤아의 제자 백새은이 탈락했는데, 저의 예상과는 좀 다른 결과였습니다. 무대공포증을 극복한 백새은의 무대는 별로 흠잡을 곳 없이 무난했고, 조형우는 이번 주에도 자기 스타일에 썩 어울리지 않는 무대를 선보였지만 데이비드오의 초절정 어색함에 비하면 아주 괜찮은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의외로 이 두 사람이 탈락했군요. 백새은은 아무 여한이 없다는 듯 밝게 웃고 있어서 보는 마음도 편했는데, 조형우는 너무나 애처로울 만큼 눈물을 흘리고 있어서 안타까웠습니다. 그 눈물 속에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겠으나, 멘토들의 무리한 변신 요구에 따르느라 자기가 원래 갖고 있는 매력을 충분히 발산하지 못한 것에 대한 억울함도 포..
연예인들의 사건 사고가 끊이지 않는 요즘, 그들에 대한 비난 여론 못지 않게 늘상 대두되는 문제가 바로 '한국에서는 연예인에게 너무 지나친 도덕성을 요구한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물론 사실이 아닌 루머 때문에 고통받는 연예인의 입장을 생각하면 근거도 없는 말들을 부풀려서 전파하고 비난하는 일부 언론과 네티즌의 행태는 옳지 않습니다. 그러나 루머가 아닌 사실이라면 비판받는 것이 마땅하며, 제가 보기에는 가혹하기보다 오히려 너그러운 수준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 많습니다. 평소 말하고 싶었던 주제인데, 오늘은 간략히 제 의견을 풀어 볼까 합니다. 1. 사람이 먼저인가 예술이 먼저인가? 제가 중학교 1학년 무렵, 김동인 단편집에서 '광염소나타'라는 소설을 읽고 몹시 충격을 받은 적..
이번 주 '강심장'에서는 정말 오랜만에 저의 심장을 제대로 뛰게 하는 토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정선경이 털어놓은 '40세 출산기'였습니다. 제목만 보고는 노산이라서 힘들게 아이를 낳은 것에 대한 체험담일 거라고 단순히 예상했기에 아무 기대가 없었는데, 정작 들어보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정선경은 재일교포 남편과 함께 일본 체류 중에 출산을 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산모 나이 35세가 넘으면 노산으로 분류되어, 그 이전까지는 하지 않아도 되는 기형아 검사 등을 해야 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있었는데, 의사가 그것에 대해 아무 언급이 없기에 자신이 먼저 물어보았답니다. 그러자 일본인 의사는 의아해하며 "왜 그런 검사를 하려고 합니까?" 물었고, 정선경은 "그냥 나이가 많은데 초산이라..." 하고 대답했답니다..
그 자리에 없는 사람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 뒷담화죠. 보통은 뒤에서 남을 헐뜯거나 안 좋은 말을 할 때 쓰이는 단어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이렇게 유쾌한 뒷담화도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밤이면 밤마다'에 출연한 남자 게스트와 MC들이 입을 모아서 아이유의 뒷담화(?)를 했는데, 입으로는 투덜거렸지만 속으로는 너무 예쁘고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는 모습들이었거든요. 아이유의 한 마디 말과 한 가지 행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남자들의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습니다. 공교롭게도 바로 지난 주에 아이유가 출연했었지요. 민효린, 간미연, 현영, 강수지와 함께 나왔는데 그 중에도 단연 대세는 아이유였습니다. 간미연, 현영, 강수지의 토크는 주로 과거의 영광(?)을 추억하는 패턴으로 흘렀고, 민..
정말 아주 오랜만에 '우리 결혼했어요'를 보았습니다. 앤솔커플(앤디와 솔비) 시절에 아주 잠깐 보았던 기억이 나는군요. 그게 벌써 3년 전이네요. 그 무렵 앤솔커플 이외에 알신커플(알렉스와 신애), 개미커플(크라운제이와 서인영), 쌍추커플(김현중과 황보) 등이 인기를 끌었지요. 그 이후 너무 어린 아이돌 스타 위주로 컨셉이 바뀌면서 저는 '우결'을 안 보기 시작했습니다. 스물 한두살의 어린 나이에 가상 결혼이라는 컨셉 자체가 별로 마음에 와닿지 않더군요. 그러다가 지난 토요일, 2011년 4월 9일에 제가 '우결' 쪽으로 채널을 고정한 이유는 오직 김원준과 박소현 커플 때문이었습니다. 그들의 '우결' 출연이 확정되었다는 기사를 읽었을 때 정말 깜짝 놀랐었거든요. 급격한 관심이 끌림과 동시에, 맨 처음 들..
'위대한 탄생'의 생방송 무대가 드디어 시작되었습니다. 이제껏 질기게 살아남아서 여기까지 온 12명의 참가자 중, 생방송 첫 무대에서 2명의 탈락자가 발생했습니다. 탁월한 리듬감을 자랑하며 김건모의 '첫인상'을 무난히 소화해낸 황지환의 탈락은 매우 뜻밖이었어요. 그리고 줄곧 논란의 아이콘이었던 권리세 또한, 이제껏 보여준 무대 중 가장 예쁜 모습으로 김윤아의 '헤이헤이헤이'를 꽤 멋지게 감당해 내기에, 어쩌면 첫 관문은 통과할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역시 여기까지가 한계였군요. 눈물을 감추지 못하는 두 사람을 보니 마음이 아팠습니다. 수개월간 그들이 성장하고 변화하는 과정을 지켜보다 보니 어느 새 정이 들었나 봅니다. 12명이 모두 어찌나 예쁘고 기특한지, 그 동안 좀 마땅찮게 생각해 왔던 권리세와 노지훈..
이번 주 '강심장'에서는 특히 이병진의 활약이 빛났습니다. 초반에는 태진아의 위험한 폭주를 적절히 차단하면서 존재감을 드러내더니, 후반에는 선배 전유성이 자기를 이끌어 주었던 추억을 담담한 어조로 털어놓았는데, 그의 이야기는 감동과 유머가 적절히 어우러진 최고의 토크였습니다. 18년 전, 이병진이 신인 개그맨으로 데뷔하고 얼마 안 되었을 무렵, 녹화가 끝난 후 회식자리에서 한 PD가 이렇게 말했답니다. "병진아, 너는 다른 개그맨들과 좀 다른 것 같다. 진지하고, 목소리도 저음이고, 느리고... 독특한 색깔이 있는 것 같아" 이병진은 칭찬인 줄 알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인사까지 한 후에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그 사이에 PD가 "어우, 답답해.." 하고 중얼거렸다는 소리를 나중에 들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