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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 유재석의 원맨쇼가 되어간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런닝맨' 유재석의 원맨쇼가 되어간다

빛무리~ 2011. 4. 18.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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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런닝맨'을 보면 유재석 외의 다른 사람은 거의 보이질 않습니다. 하긴 출발할 때부터도 그런 경향이 짙기는 했지만, 한창 화제가 되었던 송지효와 개리의 월요커플도 시들해지고, 김종국의 활약도 예전같지 않은 지금은 완전히 유재석의, 유재석에 의한 프로그램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에요. 하지만 유재석을 위한 프로그램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째서 다른 사람들의 모습은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 걸까요?

우선 송지효. '불량지효', '송지욕' 컨셉이 제대로 먹혀들었을 당시부터 그녀는 명실상부한 '런닝맨'의 여신이며 보배이며 에이스였습니다. 주연급 여배우로서 멤버들 중 홍일점인데도 불구하고 그녀는 대접받기는 커녕 끝없이 놀림감이 되고 홀대(?)를 당했지요. 하지만 송지효는 전혀 끄덕이 없었습니다. 오히려 점점 더 악바리 근성을 드러내며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고, 남자 멤버들이 게으름을 피우는 동안 맨 앞에 서서 가장 적극적으로 모든 미션 수행에 최선을 다했지요. 그런 그녀의 모습은 볼수록 호감이고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런데 점점 송지효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항상 당하는 입장이었던 그녀가 어느 새 다른 멤버들 위에 서서 군림하는 형태가 되어 버렸습니다. 예전에는 추격팀인 김종국의 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려서 살려달라 애원하고 심지어는 큰절까지 해가면서 목숨을 구걸하던 그녀가, 이제는 툭하면 김종국을 수하에 거느린 카리스마 여성팀장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입니다. 예전에는 팀이 2개로 나뉘어질 때면 당연히 유재석과 김종국이 팀장을 맡았는데, 이제 김종국의 자리가 송지효에게 절반쯤은 넘어간 상태입니다.

그런데 여왕처럼 군림하는 송지효의 모습은 별로 어울리지 않았습니다. 불량지효나 송지욕의 컨셉도 예전처럼 굴욕당하는 약자의 모습일 때나 호감인 것이지, 지금처럼 강자의 모습일 때는 오히려 비호감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그리고 우두머리의 역할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예능감이 필요한데, 아직 송지효는 그것까지 갖추지는 못했습니다. 이효리와는 확실히 비교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다 보니 현재 송지효는 예전에 갖고 있는 프리미엄을 잃은 상태로 꼭두각시 여왕처럼 어정쩡하게 떠받들어 올려진 상태입니다.

다음은 개리. 송지효에게 쑥스러운 애정을 표시하며 아무리 예쁜 여자 게스트가 나와도 일편단심이었던 개리의 모습은, 비록 컨셉이라 하더라도 커다란 호감을 불러일으키며 '월요커플'의 인기몰이에 견인차 역할을 했지요. 하지만 항상 똑같은 모습에 지루함을 느낀 사람들은 점점 '월요커플'에 대한 관심이 식어갔습니다. 개리도 그런 면에서 위기를 느낀 탓인지 이번 주에는 약간의 변화를 주려고 결심한 듯하더군요. 그러나 완전히 방향을 잘못 잡았습니다.

이번 주의 게스트는 소녀시대의 윤아와 써니였습니다. 모든 남성 멤버가 그녀들의 등장에 헤벌쭉하고 있을 때, 개리 혼자만 독야청청 송지효에 대해 변함없는 충성을 보여 주었다면, 한동안 침체되었던 '월요커플'도 오랜만에 빛날 수 있었고, 개리 본인의 순박한 캐릭터에도 도움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개리는 어설픈 배신남의 컨셉으로 변화를 꾀함으로써 죽도밥도 되지 않는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송지효를 포함하여 3명의 여성멤버가 돌아가며 자기의 팀원을 결정했는데, 송지효는 "그래도 월요일이잖아요~" 하며 개리를 지목했습니다. 하지만 개리는 비쭉거리며 "너 요즘 권태기잖아~!" 하고 투덜거렸습니다. 거기까지는 뭐 그런대로 괜찮았습니다. 그러나 팀별로 야식거리를 사 오는 미션을 수행하면서 보여준 개리의 태도는 지독한 짜증에 비호감의 극치였습니다. 그는 송지효의 바로 옆자리에 앉아서 지루하다는 듯 계속 하품을 해댔고, 계속 방귀가 마렵다고 끙끙댔습니다. 마치 10년된 부부같은 모습이었는데, 그런 것을 재미있거나 유쾌하다고 느낄 사람이 얼마나 될지는 모르겠네요. 이렇게 개리는 자신만이 갖고 있던 순박한 캐릭터를 버리고 어설픈 마초 캐릭터로 변신함으로써 헤어나기 어려운 자기 무덤 속으로 파고들어갔습니다.

물론 제작진의 의도적 설정이 있었을 수는 있습니다. 써니팀은 동대문 시장으로, 윤아팀은 남대문 시장으로 보내서 잠들지 않는 밤거리의 신나는 쇼핑을 즐기게 해주고는, 송지효팀만 새벽 두시에 썰렁한 고대앞으로 보내서 아무것도 살 수조차 없게 만들었으니까요. 아무리 대학가라고 해도 그 시간이면 거의 문을 닫지요. 스스로 선택하게 했다면 송지효와 개리와 김종국이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그들도 동대문이나 남대문 시장으로 갔을 것입니다. 아마도 소녀시대에게 열광하는 남자들의 모습을 부각시키고, 상대적으로 송지효팀의 썰렁한 모습을 보여주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한 모양이지요. 가끔씩 '런닝맨' 제작진의 판단력은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쪽으로 흘러갑니다.

그리고 김종국. 그는 한동안 자기 스타일대로 매우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스파르타국스'의 명성은 인정해줄만 했어요. 생쥐 잡는 고양이처럼 날카로운 후각과 매서운 몸짓으로 달려드는 그의 모습은 마치 브라운관에서 튀어나올 듯했지요. 시청자는 다만 구경꾼일 뿐 도망쳐야 하는 입장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스파르타~" 라는 무시무시한 음향과 더불어 김종국의 모습이 화면에 나타나면 심장이 쿵 떨어질 정도로 놀라곤 했습니다. 그런 김종국, 나름대로 꽤 멋있었어요.

하지만 예능의 재미를 뒤로 한 채 너무 지나치게 승부에만 집착하는 김종국의 자세는 점점 비난을 초래했지요. 특히 지난 주에는 유재석의 스트레스지수를 높이겠다는 일념에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그의 바지를 벗겨버리는 최악의 실수를 범했지요. 방송이 나가고 나서는 시청자들의 원성도 자자했지만, 그 이전부터 벌써 주변 사람들로부터 적잖이 혼났을 거라는 예측이 됩니다. 카메라가 돌지 않는 곳에서 스탭들과 동료들도 모두 김종국을 질책하지 않았을까 싶어요.

게임의 승리에 너무 집착한다는 이유로 자꾸 비난을 받게 되자 김종국도 약간은 힘을 뺀 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힘을 빼고 나니 볼 게 없다는 거예요. 뭔가 다른 방식으로 재미를 줄 수 있는 역량이 현저히 부족한 겁니다. 김종국의 힘이라면 아무리 윤아와 써니가 동시에 달려들었다 해도 팔 두 번만 뿌리치면 그대로 달아날 수 있었습니다. 그건 확실해요. 송중기, 하하, 광수 등 남자들이 서너 명이나 달라붙어봤자 별 힘도 안 들인 채 질질 끌고가던 김종국이니까요.

물론 여자아이들한테 무지막지한 힘을 쓸 수야 없었겠지만 오히려 힘이 월등히 세기 때문에 능란하게 강약을 조절해서 그녀들이 민망하게 나가떨어지지 않도록 적당히 뿌리치는 것도 충분히 가능했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김종국은 처음부터 별로 뿌리칠 생각이 없는 것 같았어요. 승부에 목숨 걸고 집착하던 예전의 모습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상대가 소녀시대라서 일부러 잡혀준 걸까요? 그렇다면 더구나 한심스럽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습니다. 이렇게 김종국은 힘을 계속 쓰자니 비난을 면할 수 없고, 힘을 빼자니 아무 재미도 창출할 수 없는 딜레마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그 외 하하, 송중기, 이광수, 지석진은 예나 지금이나 별 존재감이 없습니다. 하하는 '무한도전'에서와 달리 '런닝맨'에서는 원래부터 활약이 미미했어요. 툭하면 혼자서 영화놀이에 도전하곤 했지만 재미는 커녕 늘상 흐름을 방해하기 일쑤라서 짜증났을 뿐입니다. 그래선지 요즘은 그것도 안하네요. 송중기는 수차례나 컨셉을 바꾸면서 노력을 거듭하고 있지만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지요. 요즘도 수개월째 '적극중기'의 컨셉을 밀고 있지만 그래서 뭘 어쩌자는 건지, 적극적으로 나서기만 할 뿐 거둬들이는 게 하나도 없습니다. 그리고 이렇게까지 말하면 이광수에게 좀 미안하지만, 초기의 '모함광수' 컨셉도 빛바랜 지금 그는 멤버들을 따라다니는 키 큰 그림자에 지나지 않아 보이네요,

개인적으로 지석진의 컨셉은 가장 민망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총각도 아닌 유부남에 애아빠면서 어쩌자고 온갖 여성들에게 그렇게 집적거리는지 말입니다. 수많은 인파 속에 숨은 게스트를 찾아내야 할 때면, 지석진은 항상 부처님보다 젯밥에 관심있다는 듯 지나가는 여성들마다 붙잡아서 혹시 게스트 아니냐며 얼굴을 확인하고는 헤벌쭉하며 "예쁘시다~"를 연발합니다. 연예인도 아닌 일반인들에게 그런 식으로 들이대는 모습, 정말이지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제발 이제 그런 것 좀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설마 본인이 원해서 그런 건 아닐 거라고 믿습니다. 이것도 역시 정말 이해할 수 없는 '런닝맨' 제작진의 판단력 중 하나입니다.

요약하자면 '런닝맨'은 유재석 한 명을 제외하고는 제작진과 출연진이 모두 전체적으로 탄탄한 기반을 갖추지 못했습니다. 제작진은 수시로 심각한 판단미스를 거듭하고 있으며, 출연진은 모두 예능에 있어 초보 수준을 벗어나지 못한 상태입니다. 그래서 초반에 엄청나게 고전했지만, 유재석이 고심 끝에 월요커플을 비롯해 스파르타국스와 유르스윌리스, 하로로 등의 컨셉을 만들어내면서 반짝 인기를 끌 수 있었지요. 하지만 일단 캐릭터를 잡아 주었으면 본인들이 스스로 발전시켜 나갈 수 있어야 하는데 멤버들이 그 정도 역량을 갖추지 못했으니, 그 캐릭터의 유효기간이 끝나가는 지금은 속수무책입니다. 언제까지 유재석이 한 명 한 명을 끌어 줄 수는 없어요.

그러다 보니 요즘 '런닝맨'은 거의 유재석의 원맨쇼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난 주에는 유재석이 혼자 킬러가 되어 종횡무진 활약을 펼치며 모든 멤버를 아웃시켰고, 이번 주에도 다른 멤버들이 어이없을 정도로 싱겁게 윤아와 써니의 손에 아웃당한 후에도 마지막까지 혼자 남아서 고군분투 미션을 수행하며 방송 분량을 뽑았습니다. 심지어 '런닝맨' 멤버들에게 찾으라고 주어진 미션 물품 5개 중 3개를 찾아낸 것도 모두 유재석 혼자의 활약이었습니다. 다른 멤버들은 1개도 찾지 못하고 그냥 어리버리 아웃되어 버렸어요. 솔직히 이번 주 '런닝맨'에서 게스트로 나온 윤아와 써니, 그리고 유재석 3명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한 일이 뭐가 있습니까?

과연 이 난국을 어떻게 타개해 나가야 할까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유재석의, 유재석에 의한 프로그램도 나쁘지는 않습니다. 유재석은 과연 걸출한 인물이라 그 혼자서도 꽤나 쏠쏠한 재미를 뽑아내고 있거든요. 하지만 프로그램 자체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계속 이런 식이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유재석의 혹사가 너무 심합니다. 유재석을 위한 프로그램이라고 말할 수 없는 이유는, 그가 힘들여 노력하는 것에 비해 거둬들이는 것이 너무 적어 보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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