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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조작논란, '1박2일'이 명심해야 할 것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끝없는 조작논란, '1박2일'이 명심해야 할 것들

빛무리~ 2011. 1. 28.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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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지난 겨울부터 조금씩 힘들어지고 있었습니다. '1박2일'의 고난은 수차례의 굴곡을 겪으며 지난 1년 동안 쉬임없이 이어져 왔어요. 찬바람이 쌩쌩 불던 2009년 12월의 어느 날, 공익생활 동안 예능감을 잃어버린 김종민의 다시 합류했고, 그와 동시에 안정적이던 6인체제는 불안정한 7인체제로 바뀌었지요. 하지만 복잡한 와중에도 그런대로 잘 꾸려나가고 있었는데, 짧은 봄이 지나가고 뜨거운 여름을 맞이하려던 6월의 어느 날, 독특한 캐릭터와 미친 존재감으로 무게중심을 잡아 주던 김C가 본업인 가수 활동에 충실하겠다며 스스로 물러나는 것을 막지 못했습니다. 6인체제로 돌아갔으니 안정되어야 마땅하건만, 무게중심을 잃어버린 '1박2일'은 오히려 그 때부터 만취한 듯 갈지자 행보를 시작하게 됩니다.

김C는 강호동과 비슷한 또래이면서, 강호동과는 전혀 상반된 온유한 캐릭터였습니다. 다른 동생들은 겉으로만 깐족거릴 뿐 사실은 강호동의 품에 안겨 있는 '강호동의 아이들'이라고 할 수 있는 반면, 김C는 강호동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고 대등한 입장에서 그를 제지할 수 있는 유일한 멤버였지요. 분위기가 너무 거칠게 흘러가면 적절히 부드럽게 만들었고, 모두들 지나친 개그 욕심에 무식일변도로 흘러갈 때면, 혼자 점잖은 브레인의 면모를 과시하여 중화시켰습니다. 따지자면 이승기도 브레인이지만, 그는 허당 캐릭터도 갖고 있는데다 팀의 막내이기 때문에 점잔을 빼기보다는 귀여워야 할 의무가 있지요. 김C의 역할과는 확연히 달랐습니다.


사람이 든 자리는 몰라도 난 자리는 단박에 안다고 '1박2일'은 빠져나간 김C의 자리를 메꾸지 못하고 속절없이 비틀거리기 시작했습니다. 무려 6개월 동안 김종민의 무활약을 참고 지켜봐 주던 시청자들이 가시돋힌 소리를 하기 시작한 것도 그 무렵이었습니다. 커다랗게 뻥 뚫린 김C의 자리가 눈에 보여서 가뜩이나 불편한데, 그 공백을 메꾸어야 할 김종민은 아무 역할도 하지 못한 채 오히려 다른 멤버들의 짐만 되고 있으니, 눈엣가시가 되지 않을 수 없었지요. 하지만 비난이 거세질수록 더 주눅이 든 김종민은 좀처럼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그 후로도 무려 8개월이나 흐른 지금에 와서야 조금씩 열정을 회복하는 것 같긴 한데, 아직도 안심할 수준은 아니군요.

강호동의 폭주를 적정선에서 부드럽게 막아 줄 김C가 없으니 제작진과의 조화도 계속 불안하게 삐그덕거렸습니다. 그 와중에 실무를 담당해 온 나영석 PD가 다른 업무를 맡아 잠시 자리를 비웠고, 오랜만에 이명한 PD가 돌아와서 '혹서기 캠프'를 맡았는데, 그야말로 최악의 방송이었지요. 굳이 협상 카드를 꺼내지 않아도 되었을 상황에서 강호동은 계속 무리한 협상을 제시했고, 까칠하게 거부해야 마땅했을 이명한 PD는 물러터진 것처럼 그대로 받아들이며 강호동에게 휘둘리더군요. 덕분에 '혹서기 캠프'는 편하게 차를 타고 돌아다니며 실컷 배터지게 먹고 물놀이하는 방송이 되어 버렸습니다. 말만 혹서기 체험이지, 사실은 출연료를 지급하면서 신나게 여행을 즐기도록 해 준 셈이었지요. 꼴불견이었습니다.


힘겹게 여름을 보내고 가을을 맞이했는데 설상가상 악몽같은 'MC몽 사건'이 터졌습니다. '1박2일'에 있어 MC몽의 존재감이란, 이승기와 더불어 강호동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는데 말입니다. 조용한 여백같은 김C가 너른 마당을 펼쳐 주면, MC몽은 그 안에서 신나게 뛰어놀며 시선을 끄는 역할이었습니다. 지은 죄는 밉지만... '1박2일'이 MC몽 덕분에 참 오랫동안 재미있었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그것을 알기에 제작진은 어떻게든 끝까지 그를 감싸안으려 했지만 불가능한 일이었지요. 재판 결과에 상관없이 MC몽은 이미 국민의 신뢰를 완벽히 잃었습니다.

'1박2일'은 최강 존재감의 두 멤버, 김C와 MC몽을 잃었고 김종민은 여전히 별다른 역할을 해주지 못한 채, 또 그렇게 가을과 겨울이 지나갔습니다. 무너지지 않고 버텨 온 것만도 다행이다 싶을 정도입니다. 한창 물이 올랐을 당시인 2009년의 방송들을 가끔 케이블 채널에서 보게 되면, 지금의 방송과 끝없이 비교가 됩니다. '1박2일'의 6인체제가 그 때는 스스로 살아 움직이는 생명체 같았는데, 지금은 간신히 인위적으로 산소호흡기를 달고 목숨을 부지하는 것 같아요. 2010년 KBS 연예대상에서 강호동이 무관의 제왕에 머무른 것은, 물론 다른 이유들도 있겠지만 '1박2일'의 부진과도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은지원, 이수근, 이승기는 각자의 활약을 인정받아 수상을 했지만, 프로그램에 대해 언제나 가장 큰 책임을 지는 것은 메인 MC니까요.

2011년을 맞이하면서 제작진이 준비한 회심의 카드는 '외국인 노동자 특집'이었습니다. 5명의 외국인 게스트를 초빙하고, 출연료를 지급하고, 그들 각자의 나라에 방문해서 촬영을 하고, 가족들을 초청하고, 3일 동안의 관광 일정을 꾸려서 대접하고, 다시 돌려보내고... 이런 모든 과정을 생각해 본다면, 지금까지 5년 동안 '1박2일'을 촬영하면서 사상 최대의 제작비가 들어갔다고 추측해도 무리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하다못해 비행기표 값만 해도 장난이 아니었을 테니까요. 노동자의 가족들만이 아니라 촬영을 위해 제작진도 무려 5개국을 다녀왔을 게 아닙니까?


저는 눈물로 가족들과 상봉하는 까르끼, 칸, 예양, 아낄, 쏘완의 모습을 대략 3~4번 정도나 돌려 보았고, 그 때마다 함께 눈물을 흘렸습니다. 까르끼의 첫째 딸 유니사는 볼 때마다 어찌나 귀엽고 예쁜지 저절로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더군요. 참으로 많은 시청자들이 저와 같은 감동을 받았을 것이고, 제작진이 준비한 회심의 프로젝트는 이만하면 대성공이라고 할만했습니다. 그러나 거짓말처럼 그 감동은 채 일주일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져내렸습니다. 지난 주에 그토록 감동의 눈물을 흘렸으면서, 이번 주의 '겨울 산장 여행' 편을 본 시청자는 다시금 '조작 논란'을 일으키며 '1박2일'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쏘기 시작한 것입니다. 뿌리 깊은 불신의 늪에 또 다시 퐁당 빠져 버렸으니, 이렇게 되면 온갖 정성을 기울이고 최대의 제작비를 들여서 일구어 냈던 지난 주의 업적마저 빛이 바래게 된 셈이지요. 허무했습니다.

이처럼 계속되는 '1박2일'의 수난을 지켜보며, 한때는 몹시 불만을 가졌고 때로는 분노하기도 했었습니다. 특히 '시청자의 보수적 잣대' 운운하던 PD의 인터뷰는 좋지 않은 감정을 최고조로 끌어올렸지요. 그러나 역시 오랫동안 애정을 갖고 시청하던 프로그램이라 그 마음을 끊어내기가 쉽지는 않군요. 그래서 생각해 보았습니다. 끝없는 수난 속에서 그들이 명심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1. 시청자에게 책임을 돌리지 않는다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동료간의 우애와 의리도 물론 좋지만, 동료를 감싸기 위해 노골적으로 시청자에게 맞서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드라마건 예능이건, 연예인이건 제작진이건 마찬가지입니다. '1박2일' 제작진은 김종민을 감싸기 위해 "시청자들이 너무 보수적인 잣대로 그를 바라본다"는 인터뷰를 했다가 사상 최악의 자충수를 두었습니다. 고현정은 겁도 없이 연말 시상식장에서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과정 자체가 아름다운 것이니, 그 과정을 모르는 사람들은 시청률만 갖고 저 배우가 어떻다고 하지 마세요" 라는 말을 했다가, 데뷔 이후 최대의 안티를 끌어모았습니다.

그건 명백히 잘못한 일입니다. 그렇게 억울해서 견딜 수 없다면, 차라리 힘들더라도 인터넷 기사를 일일이 찾아다니며, 악플러들에게만 구체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낫습니다.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를 향해서 던지는 말은, 악플러들만이 아니라 모든 시청자를 겨냥한 셈이 되어, 호의적이었던 시청자마저 적으로 돌리는 결과를 가져옵니다. 예를 들면 '1박2일'의 김종민을 말이나 글로써 비난한 적 없는 시청자라도 속으로는 못마땅하게 여겼을 수 있습니다. '보수적 잣대' 운운하면서 책임을 시청자에게 돌리면, 속으로 맘에 안들면서도 조용히 참아주고 있던 시청자마저 그 화살이 자기를 향한 것으로 느끼게 됩니다.


'대물'에서 고현정의 연기를 좋게 평가하고 별다른 불만이 없던 시청자라도, 이제껏 많은 드라마를 시청하면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분명 있었을 것이며, 그럴 때 어떤 식으로든 불만을 표현했던 경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것은 모든 시청자의 당연한 권리입니다. 그런 불특정 다수의 시청자에게 "드라마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모르는 분들은 마음대로 판단하지 말라"고 이야기했으니, 연예인을 가족이나 친구로 둔 사람이 아니고서야 누가 공감하겠습니까? 그야말로 "알지도 못하면서 떠들지 말고, 닥치고 우리가 하는 것을 순순히 보기나 해라" 뭐 이런 거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그럴 거라면 무엇 때문에 대중에게 방송을 틀어서 볼 수 있게 합니까? 그들끼리나 보면 되지요.

주제를 강조해서 글을 쓰다 보니 제가 과격하게 표현한 점이 있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연말 시상식에서 더없이 오만한 자세로 외쳐대던 고현정의 수상 소감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을 만큼 불쾌한 것이었습니다.


휴게소에서 이승기의 음식값 조작 논란이 일어난 이유도 그 책임은 제작진의 편집 실수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의 특성상, 밥을 먹는 장면은 아무리 메인 미션이 아니라 해도 중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을 명확히 알 수 없도록 애매하게 처리한 것은 어떤 변명으로도 설명되지 않습니다. 이를테면 용돈에 제한이 없이 얼마든지 받아 쓸 수 있는 거였다면, 이수근이 왜 청테이프 2개만 사고 식사를 포기했던 걸까요? 시간이 없어서 그랬을까요? 물론 모든 멤버가 용돈을 받고 남김없이 쓰는 과정을 일일이 다 보여 줄 수는 없었겠지만, 최소한 중요 부분만이라도 빠짐없이 방송해서 오해의 여지를 주지 않아야 했던 것입니다.

시청자로 하여금 오해하게 만들었다면, '억울하다'가 아니라 '죄송하다'라는 반응이 나와야 마땅합니다. 속으로는 억울한 면이 있더라도 반응은 그렇게 하면 안됩니다. 시청자의 관심과 사랑이 없다면 방송은 살아남을 수 없지요. 그 고마움을 잊지 않고 겸허한 자세를 취하는 것이 출연자와 제작진이 명심해야 할 첫번째 과제입니다.

2. 초심으로 돌아가라


제작진도 출연진도 초심을 잃었습니다. 오랫동안 인기를 누려 온 덕분에, 너무나 의기양양해져 버렸어요. 오히려 2008~2009년도에는 지금보다 위기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훨씬 더 고생을 많이 했었지요. 그 당시의 방송을 다시보기한다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부분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절체절명의 위기상황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오히려 그들은 예전보다 편하게 방송할 뿐만 아니라 불평과 항의마저 늘어가고 있는 상태입니다. 출연진이 제작진을 향해 불평한다면, 제작진은 시청자를 향해 불평을 합니다.

뒷말이 나오지 않도록 실수를 최소화하고, 매사에 우직하게 최선을 다해야 할 것입니다. 문제가 발생했다면 깨끗하게 인정하고, 변명을 하거나 책임을 전가하려 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예전처럼 우직하게 곧이곧대로, 박터지게 고생을 하더라도 불평하지 않는 자세가 필요할 때입니다. 편하게 돈 쓰고 요령부리는 것은 눈에 다 보여요. 결코 득될 게 없습니다.

3. 김C의 역할을 맡아 줄 새 멤버를 영입한다

새 멤버 영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1박2일'입니다. 이 부분에서는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저는 김C의 역할을 대신해 줄 수 있도록, 어느 정도 나이도 있고 진중한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의견입니다. 강호동보다 나이가 많으면 곤란하겠지만 아주 조금 어리거나 동갑이라도 좋겠습니다.


송창의가 물망에 올랐다는 이유 때문에, 이승기의 하차를 염두에 두고 그의 자리를 메꾸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예측도 대두되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런지도 모르지요. 하지만 이승기는 한 번도 대외적으로 '1박2일'에서 하차하겠다는 의사 표현을 한 적이 없습니다. 벌써 반 년쯤 전부터 이곳 저곳에서 이승기 하차설이 흘러나왔지만, 아직도 이승기는 '1박2일'을 놓을 생각이 없어 보이네요. 이런 상황에서 섣부른 예측은 또 다른 루머를 양산하는 지름길일 뿐입니다.

MC몽의 몽장금의 캐릭터는 부족하나마 일단 김종민이 이어받았습니다. 까불까불하면서 웃음을 뽑아내는 것은 이수근, 은지원이 분담해서 좀 더 노력하면 어떻게 될 것도 같습니다. 그렇다면 결정적인 빈틈은 바로 김C의 자리입니다. 그의 자리는 현재 누구도 메꾸지 못하고 있어요. 그런 인물을 구하기가 쉽지는 않겠지만, 방향을 그쪽으로 정해야 한다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만약 김제동이 합류할 수만 있다면 참 괜찮을 것도 같군요.

'1박2일'의 수난이 너무 오래 지속되니 안타까운 마음에, 쓰다보니 예상보다 너무 길어졌습니다. 부디 제작진과 출연진이 정말 중요한 점들을 명심하여 위기를 벗어나고, 따뜻한 명품 예능으로 오랫동안 우리의 즐거움이 되어 주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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