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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남자의 자격' 사상 최대의 미션이었던 '하모니'가 드디어 8주간의 대장정 끝에 막을 내렸습니다. 도저히 말로는 그 감격을 표현할 수 없어서, 그들도 울고 저도 울었습니다. 날마다 똑같이 고되고 답답한 일상 속에서 마음에 쌓였던 응어리와 찌꺼기들은, 합창이 끝난 후 뜨겁게 넘쳐흐르던 눈물로 말끔히 씻겨 내려갔습니다. 그저 아름다웠다는 말 외에는 아무런 수식어도 필요치 않은, 완벽한 하모니였습니다. 그들은 헤어지면서 좋은 스승이셨던 박칼린 감독에게 선물을 드렸습니다. 합창단원들의 마음을 담은 사진들과, 찬란한 미래를 기원하는 지휘봉이었습니다. 누구의 아이디어였을까요? 주는 이에게나 받는 이에게나 더 이상 좋을 수 없는 최고의 선물이었습니다. 물론 함께 수고해 주셨던 최재림 선생님과 반주 선생님들께도 고마운..
도대체 왜 그녀가 "나는 싱글입니다" 하고 공개적으로 해명까지 해야 하는 것일까? 박칼린 음악감독의 인상은 자기의 사생활을 수다스럽게 늘어놓는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녀는 프로 중의 프로이며, 음악을 통해 대중과 만나고 싶어할 뿐이다. 결혼을 했든 안 했든, 지금 누구와 살든, 굳이 그녀가 나서서 밝힐 필요는 없었다. 그런데 박칼린은 현재 삽살개와 단둘이 살고 있는 싱글이라고 밝히며, 더불어 '싱글'이라는 단어의 뜻이 외국에서와 한국에서 다르게 통용되는 점을 예로 들어 자세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겉보기에는 유쾌한 어조의 문장이었지만, 해명해야 할 필요도 없는 일을 구차스럽게 해명하면서 결코 유쾌하지만은 않았을 그녀의 기분이 나에게는 약간이나마 전달되는 듯했다. 누군가를 좋아하게 되면 상대방에 대해 관..
'강심장' 추석특집은 쉴새없는 웃음과 재미를 전해 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에서 감동을 준답시고 눈물을 짜내는 방송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 그런 부분이 없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번 주의 '강심장'은 한류스타로서의 체험담을 털어놓았던 류시원이 차지했으나, 박광현의 시트콤같은 인생도, 왕돈가스에 얽힌 윤두준의 데뷔 실화도, 피겨퀸 김연아와의 듀엣을 꿈꾸었던 윤하의 소망도 모두 깨알같이 재미있는 이야기들이었습니다. 매주 이렇게만 진행된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특집인데, 욕심이겠죠? ^^ 그 중에서도 특히 제 마음 속에 남았던 이야기는 조성모의 토크였습니다. 컴백 후에 그가 무대에 서면 대부분 후배 아이돌의 팬인 관객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스타가 아니면 아무리 열심히 노래를 불러도 ..
요즘 '런닝맨'은 확실히 재미있어졌습니다. 날마다 바뀌는 랜드마크의 특징을 살림으로써 답답한 느낌을 없애고, 단조로워 보였던 게임의 패턴에도 수시로 변화를 주면서 착실히 발전해 나가고 있어요. 특히 서울중앙우체국에서 촬영한 이번 주의 방송은 그 중에서도 압권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주 마음에 들었던 부분이라면, 게임 중에 가장 재미도 없으면서 가혹하다고 느껴졌던 '차 한 잔의 여유' 코너가 사라진 것이었습니다. 커피든 레몬차든 쌍화차든 한꺼번에 10인분 가량의 많은 양을 마시는 출연자들의 모습은 보기 불편했거든요. 계란 노른자도 한꺼번에 8개씩을 먹어서는 몸에 좋을 리가 없었고, 무엇보다 뜨거운 차를 빨리 마시느라 식도를 크게 델 위험이 있어 보였기에 보면서도 굉장히 불안했습니다. 없어진 것이 아주 다행..
김제동이 하차하면서 1차로 김이 빠졌고, 몇 차례 개편을 거치면서 계속 김이 빠지기는 했으나, 그래도 토요일 오후가 되면 특별히 다른 일이 없는 한은 꼭 시청하게 되는 프로그램이 '스타골든벨'입니다. 이번 주에는 추석특집으로 꾸며졌는데, 모처럼 만족스러운 웃음과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흐뭇하더군요. 이수근에 이어 1일 MC로 초청된 지상렬이 특유의 시원스럽고 선량한 태도로 선보인 진행은 나쁘지 않았고, 출연자들이 각각 털어놓은 에피소드들도 깨알같이 재미있었습니다. 이계인의 출연에 젊은 후배들은 저마다 괄괄하게 목소리를 긁어 '모팔모 성대모사'로 웃음을 주었고, 박은영 아나운서는 스스로 황정음보다 훨씬 낫다고 자부하는 수준급 요들송 실력을 보여주었지요. 그리고 은지원은 오늘따라 일부러 그러는 건지, 끊임없..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영화배우 주진모는 참으로 독특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제껏 다른 연예인들도 이 프로그램에 나와서는 되도록 솔직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느껴졌지만, 주진모의 경우는 그 차원이 달랐습니다. 평범한 사람에서 갑자기 인기를 얻고 많은 사람들의 선망어린 시선을 받게 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건방져지는 시기가 있음을 많은 연예인들은 공통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무렵에 자기가 어떻게 하고 다녔는지를 시시콜콜히 늘어놓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제가 철없는 마음에 잘난척을 하고 다녔었지요..." 이런 식으로 가볍게 넘어가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그런데 주진모는 어쩌려고(?) 자기 자신에게 치명적 슬럼프를 안겨 주었던 그 시절의 교만한 모습을 아주 ..
개인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저에게 있어 '1박2일 - 지리산 둘레길' 편은 솔직히 지루함 그 자체였습니다. 예전에는 멤버들이 일반인들과 어울리며 만들어내는 그림이 더없이 정겹고 따뜻하게 다가왔었는데, 이번에는 그것마저 식상하더군요. 제각각 흩어져서 다니다 보니, 이쪽 저쪽에서 거의 비슷한 현상이 발생했습니다. 그들은 주야장천 힘들게 걷다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하고 친한 척을 했지요. 내용이라고는 거의 그게 모두였습니다. '남자의 자격'에서 감동을 담당한다면 상대적으로 '1박2일'은 빵빵 터지는 웃음을 담당해 주어야 지루함을 막을 수 있는데, '지리산 둘레길' 편에서는 웃음이라고는 존재하지 않았어요. 그리고 제 식구를 감싸기 위해서 잘못된 방법을 선택한 그들의 어리석음은 그저 한..
평소에도 그렇지만 이번 주 'TV동물농장'에서는 더욱 더 신기한 일을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요즈음 경주의 한 목장 내에 있는 아카시아 나무에는 요즈음 밤만 되면 새하얗고 몸집이 큰 새 떼가 날아와 잠을 청하는군요. 그들은 바로 성격이 예민해서 사람들의 주변에는 얼씬도 안한다는 귀한 새 백로입니다. 그런데 이 목장 앞에는 주인 아저씨의 살림집이 있고 뒤편으로는 고속도로가 있습니다. 하루에도 쉴새없이 사람과 차량이 오가는 이 번잡한 곳으로, 밤마다 수백마리의 백로는 떼를 지어 날아와서 아주 편안하게 쉬고 잠을 잡니다. 중백로와 쇠백로, 그리고 가장 몸집이 큰 왜가리와 머리 부분이 황갈색인 희귀한 황로까지... 종류도 다양하게 밤마다 이 곳으로 날아옵니다. 평생 보기 힘든 이 장관을 구경하려고 주변에 사람들..
개인적으로 신정환을 좋아하는 편이었지만, 사회자로서의 능력은 솔직히 높이 평가할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 결정적인 해외도박 및 뎅기열 거짓말 사건이 발생하기 이전부터 느껴왔던 것이지만, 신정환은 패널로 출연해서 틈틈이 날카로운 개그를 날려주는 스타일이 훨씬 어울리는 인물이었지요. MC로서 갖춰야 할 자질은, 첫째로 게스트를 포용하고 아우르는 능력인데 신정환은 그 면에서 많이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저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며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상상플러스'를 즐겨 시청하던 저로서는, 그래도 그 중에서는 신정환이 가장 타인에 대한 배려심을 지닌 MC라고 느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오래 전에 노현정 아나운서가 진행할 당시의 일이었습니다. 여름 공포 특집을 찍을 때, 녹화는 으슥한 장소에서 진행..
가수 MC몽이 현역 판정을 받은 후 7년간 7번에 걸쳐 석연치 않은 이유로 입대 연기를 했다는 사실이 MBC의 뉴스보도를 통해 알려졌습니다. 그 동안 경찰은 MC몽이 일부러 생니를 뽑아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올해 초부터 조사를 벌여왔는데, 이제 그의 병역기피 의혹은 무조건 부인할 수도 없는 국면에 이르른 게 아닌가 싶군요. 1998년 8월, 첫 신체 검사에서는 분명 1급 현역판정을 받았으며 치아도 정상이었던 MC몽은 그 이후 대학진학, 직업훈련, 해외여행, 국가고시 응시 등의 이유를 들어 입영 연기 신청을 해 왔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황당한 부분은 그야말로 왕성하게 가수 활동과 연예 활동을 하던 2005년과 2006년에 '공무원 시험 준비'를 이유로 연기 신청을 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