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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 주진모, 살아있는 겸손함을 가르치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무릎팍' 주진모, 살아있는 겸손함을 가르치다

빛무리~ 2010. 9. 16.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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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영화배우 주진모는 참으로 독특한 모습을 보여 주었습니다. 이제껏 다른 연예인들도 이 프로그램에 나와서는 되도록 솔직하고 겸손한 모습을 보이려고 노력하는 것이 느껴졌지만, 주진모의 경우는 그 차원이 달랐습니다. 평범한 사람에서 갑자기 인기를 얻고 많은 사람들의 선망어린 시선을 받게 되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건방져지는 시기가 있음을 많은 연예인들은 공통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무렵에 자기가 어떻게 하고 다녔는지를 시시콜콜히 늘어놓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그냥 "제가 철없는 마음에 잘난척을 하고 다녔었지요..." 이런 식으로 가볍게 넘어가는 것이 보통이었습니다. 그런데 주진모는 어쩌려고(?) 자기 자신에게 치명적 슬럼프를 안겨 주었던 그 시절의 교만한 모습을 아주 구체적으로 상세하게 들려주었습니다.


이를테면 영화 '와니와 준하'를 찍었을 당시, 스탭들과의 회식 자리에서 여주인공 김희선에게만 포커스가 맞춰지는 데에 분개해서 감독에게 대들었던 이야기라든가, 심지어는 개봉을 앞두고 당연히 참석해야 했던 무대인사에마저 일방적으로 불참했던 이야기는 쇼킹 그 자체였습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단순한 자만심과 반항심으로 그 기본적인 의무를 저버리고 야구를 하러 갔었다는 놀라운 이야기를 주진모는 담담하게(?) 털어놓았습니다. MC들도 얼마나 놀랐는지, 올밴 우승민은 "마귀에 씌었던 게 아니냐?"고 물었고, '건방진 도사' 유세윤은 자기의 캐릭터를 위하여 주진모를 롤모델로 삼아야겠다고 말했을 정도였습니다. 

그런 행동들로 인해 영화 업계에서는 배우 주진모에 대한 좋지 않은 소문들이 일파만파로 퍼져나갔고, 급기야는 모든 섭외가 중단되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그로부터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기까지 얼마나 방황을 거듭했는지... 자기 자신의 모습을 똑바로 바라보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주진모의 이야기는 물 흐르듯 끊임없이 자연스럽게, 그러면서도 논리정연하게 이어져 나갔습니다. 말을 할 때 미리 준비하지 않고 입에서 나오는 대로 말하는 편임을 그는 지난 주에도 밝힌 바 있지만, 그의 말하는 내용이나 태도를 보면 확실히 그렇다는 것을 느낄 수 있더군요. 타고난 화술(話術)이라고 불러도 좋을 만큼 대단한 말솜씨였습니다. 


사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부분이었으므로, 그렇게까지 솔직해야 할 필요는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주진모는 자발적으로 자기의 부끄러웠던 과거를 낱낱이 털어놓았고, 저절로 흘러나오는 참회의 눈물을 닦았습니다. 지난날을 완벽하게 뉘우치고 새로운 사람이 되지 않았다면 결코 하지 못했을 행동이었습니다.

대중에게서 잊혀져가는 후배를 안타깝게 여기고 격려해 주었던 선배 박중훈에 대한 감사도 잊지 않았습니다. "진모야, 네가 갖고 있는 능력 중에서 지금까지 보여준 것은 1/100도 안 된다. 앞으로 보여줄 것이 아주 많이 남았으니 하나씩 천천히 보여주면 된다." 그 멋진 격려의 말은 일종의 예언이었습니다. 한때는 극도의 건방짐으로 감독과 스탭들의 미움을 샀던 주진모가, 이제는 작품을 함께 한 감독으로부터 "그가 연기하는 모습을 보면 감독으로서 고맙고 행복하다"는 최상의 찬사를 듣는 배우가 되었으니 말입니다.


그는 요즈음 인기를 얻고 있는 후배들을 볼 때, 스탭들을 대하는 태도라든가 말투 등에서 "아, 이 단계구나!" 라는 것이 바로 느껴진다고 했습니다. 들을 귀가 있는 자는 알아들어라, 하는 교훈은 바로 이 대목에서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주진모의 말에 가슴이 뜨끔하다고 느낀 사람은, 인생의 올가미와도 같은 교만함의 단계를 이미 넘어섰거나, 아니면 앞으로 극복해 나갈 가능성을 지닌 사람일 것입니다. 자기의 과거 또는 현재를 제대로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원래 자기 자신의 모습은 볼 수 없는 것이지요. 육신은 거울에 비춰보면 되지만, 내면은 그조차도 불가능하니까요. 그래서 참된 겸손함의 가치는 스스로 경험을 통해 배워야 할 뿐, 근본적으로 타인에게서는 배울 수 없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러나 비록 한계가 있더라도, 사람이 사람에게 가르쳐 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으로 주진모는 인생의 후배들에게 겸손을 가르쳐 주었습니다. 그의 경험담은 생생히 살아 숨쉬는, 고귀한 가르침이었습니다.


관객들이 계속 찾아주는 배우가 되는 것이 꿈이라는 주진모의 말은, 잊혀져 본 사람의 말이기에 더욱 가슴에 깊이 와 닿았습니다. 그가 지금과 같은 마음을 유지한다면, 주진모의 꿈은 매일매일 새롭게 이루어져 갈 것입니다. 부디 그의 진솔한 가르침이 많은 후배들의 심금을 울려, 조금이라도 교만이라는 함정에서 일찍 빠져나올 수 있게 해 주기를, 그래서 그와 함께 겸손한 꿈을 꾸며 발전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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