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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골든벨' 너무나 귀여운 정답소녀 수정이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스타골든벨' 너무나 귀여운 정답소녀 수정이

빛무리~ 2010. 9. 19.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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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제동이 하차하면서 1차로 김이 빠졌고, 몇 차례 개편을 거치면서 계속 김이 빠지기는 했으나, 그래도 토요일 오후가 되면 특별히 다른 일이 없는 한은 꼭 시청하게 되는 프로그램이 '스타골든벨'입니다. 이번 주에는 추석특집으로 꾸며졌는데, 모처럼 만족스러운 웃음과 재미를 느낄 수 있어서 흐뭇하더군요.

이수근에 이어 1일 MC로 초청된 지상렬이 특유의 시원스럽고 선량한 태도로 선보인 진행은 나쁘지 않았고, 출연자들이 각각 털어놓은 에피소드들도 깨알같이 재미있었습니다. 이계인의 출연에 젊은 후배들은 저마다 괄괄하게 목소리를 긁어 '모팔모 성대모사'로 웃음을 주었고, 박은영 아나운서는 스스로 황정음보다 훨씬 낫다고 자부하는 수준급 요들송 실력을 보여주었지요.


그리고 은지원은 오늘따라 일부러 그러는 건지, 끊임없이 4차원적이고 초딩스런 모습을 보여서 또 계속 웃게 만들어 주더군요. 이를테면 뮤지컬 '위대한 캣츠비' 팀이 출연했는데 "그럼 다 고양이 분장을 하고 공연해요?" 이런 질문을 던지는 식이었습니다. (캣츠비 = 캣츠? ㅎㅎ) 

전체적으로 만족스러운 방송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마음에 들었던 것은 돌아온 정답소녀 김수정 양이었습니다. '스타골든벨 1학년 1반'이라는 제목으로 개편이 되면서 수정이의 꼬꼬마 퀴즈가 사라진 것이 저는 무척 아쉬웠는데, 몇 주 전에 그 코너가 부활했더군요. 덕분에 개그맨 김태현과 꼬마 수정이의 불꽃튀는(?) 대결을 다시 즐길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번 주에는 수정이가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네요. 아무리 속 깊고 어른스러워도 역시 어린애는 어린애였습니다. 안스럽긴 했지만 우는 모습도 너무 귀여웠어요.


꼬꼬마 퀴즈가 처음 생겼을 때, 저는 김태현이 수정이를 상대로 심리게임을 하는 것이 못마땅했습니다. 그런 짖궂음을 넉살좋게 받아넘기기에는 수정이가 너무 어렸기 때문에 조금은 잔인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하지만 의외로 수정이는 갈수록 의연하고 능란한 태도로 받아들이더군요. 때로는 만만치 않게 받아치기까지 하면서 말이지요. 그 어린 나이에도 게임은 어디까지나 게임일 뿐이라는 프로의식을 꽤나 투철하게 지니고 있는 듯 했어요. 그런 모습을 보고는 수정이가 진짜 상처라도 받을까봐 염려하던 마음은 접을 수 있었습니다.



일단 염려하는 마음에서 즐기는 마음으로 돌아서자, 김태현과 수정이의 대결은 그야말로 볼만했습니다. '스타골든벨'을 시청할 때마다 제일 손꼽아 기다리는 코너가 되어 버렸어요. 재치와 영민함이 번뜩이는 김태현의 추리력은 볼수록 감탄스러웠고, 그에 대응하는 7살 소녀 수정이의 모습은 똑똑하면서도 어쩔 수 없는 어린애의 순진함을 드러내는지라 볼수록 너무나 귀여웠습니다. 어떻게든 태현 삼촌을 이겨 보겠다고 최대한 어렵게 힌트를 주는데도 만날 지니까 속으로는 꽤나 약이 올랐을 텐데, 심통 한 번 부리지 않고 의연해서 매우 기특하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패배하고 나서 처음으로 울음을 터뜨리던 날, 김태현은 당황해서 물었습니다. "수정아, 삼촌이 어떻게 하면 돼? 어떻게 하면 안 울 거야?" 그러자 수정이가 눈물을 뚝뚝 흘리면서 대답했습니다. "정주리 언니랑 결혼해요!" 삽시간에 온 스튜디오는 웃음바다가 되었고, 김태현은 표정을 바꾸며 "아무리 아(애)라도 그렇지 그게 할 말이가?" 하며 거부하더군요. 삼촌을 놀려준 것이 통쾌했는지 수정이는 눈물 맺힌 얼굴로 환하게 웃고 있었습니다.


이번 주에는 추석이라고 예쁜 한복까지 입고 나왔는데, 살짝 방심했는지 태현 삼촌과의 심리게임이 시작되자마자 너무 쉽게 말려들어가고 말았습니다. 언제나 실망시키지 않는 김태현의 추리 능력도 감탄스러웠으나, 그가 "너 오늘 완전히 정답을 향해 가는 네비게이션이다!" 라고 말했을 정도로 수정이의 실수가 잦았어요.

그렇다 보니 점점 안타깝고 속이 타들어갔던 모양입니다. 꼼짝없이 코너에 몰리자, 태현 삼촌이 정답을 말하기도 전에 눈물이 글썽해지더군요. "수사 결과 나왔다고 할까봐 무서워요, 으앙~~!" 제가 기억하는 바로는 '스타골든벨' 녹화 중에 두번째로 수정이가 울음을 터뜨리는 순간이었습니다.


그래도 태현 삼촌이 일부러 져 주니까 금새 울음을 멈추고 살짝 좋아하는 표정으로 바뀌어 가더군요. 어린애다운 그 모습이 또 어찌나 귀여운지 한참을 웃었습니다. 그나저나 김태현은 정말 대단했어요. 그 추리력과 화술에는 웬만한 어른도 당해낼 수 없겠더군요. 앞으로도 태현 삼촌이 일부러 져 주지 않는 이상, 수정이가 승리할 확률은 채 1%도 되지 않을 거예요.

그래도 저는 여전히 그들의 귀여운 대결을 기다립니다. 점점 더 선정적이고 자극적으로 변해가는 예능 프로그램의 틈바구니에서, 이 정도의 맑은 웃음을 찾아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귀한 즐거움이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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