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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나는 가수다' 에서 중간평가의 중요성은 날로 더 크게 느껴집니다. 가수 동료들이 서로를 판단해 주는 거라서 좀 더 확실한 평가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그렇지만, 더 큰 이유는 이제 청중평가단의 투표가 어느 정도 팬심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입니다. 사실 지금의 분위기라면 윤도현, 박정현, 김범수는 앞으로도 탈락할 기미가 거의 없을 듯합니다. '나가수'의 원년멤버로서 꿋꿋이 자리를 지켜 온 이 세 사람은 이제 각자의 흔들리지 않는 막강한 고정팬층을 확보한 듯 보이거든요. 이번 주 중간평가에서는 장혜진이 바이브의 '술이야'를 불러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장혜진은 지난 주 1차 경연에서 카라의 '미스터'를 불러 나름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였지만, 청중의 입장에서는 별로 임팩트가 느껴지지 않는 무..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가 축제였다면 '조정' 특집은 일상처럼 느껴졌습니다. 이제 '무도'의 멤버들은 검은 밤하늘에 무지개처럼 뻗어가던 가요제의 현란한 조명과 심신을 관통하던 벅찬 함성소리를 뒤로 하고 일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억수같이 퍼붓는 빗속에서 하루종일 힘겨운 조정 연습을 계속하는 그들을 보니, 역시 누구에게나 산다는 건 그리 쉬운 게 아니라는 생각이 (쿨럭~) 들더군요. 입시공부에 짓눌리는 학생들이나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직장인들과 마찬가지로, 화려한 인기와 높은 수입을 얻으면서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사는 연예인들에게도 역시 인생은 고달픈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프로 선수에 버금가는 고된 훈련으로 다들 손바닥에 물집이 잡혀 고생하면서도 웃음과 파이팅을 잃지 않는 멤버들의 모습은 또한 감동이기도 ..
유재석이 이끄는 '해피투게더'는 '개그콘서트' 개그맨들 사이에서 '꿈의 무대'라고 불리워진다는군요. 그런데 모처럼 '달인' 팀과 '발레리노' 팀이 함께 초대받아 무려 6명의 개그맨이 '해투' 출연 기회를 얻었으니 얼마나 기쁘고 설렜을지 짐작이 됩니다. 수차례 출연 경험이 있는 김병만과 류담은 비교적 여유로워 보였지만, 첫 출연인데다가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이승윤과 정태호는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습니다. 어렵게 잡은 기회이니만큼 어떻게든 자신을 드러내야 하는데, 미리 짜여진 대본으로 연기하는 '개콘'과 달리 엄청난 임기응변과 순발력을 필요로 하는 버라이어티에 쉽게 적응하지 못해 조바심내는 모습이 눈에 보였습니다. 개그맨 후배들과 함께 있으니 유재석의 배려심이 더욱 빛났습니다. 원래 한 명의 게스트라도 소..
'라디오스타'와 같이 독한 컨셉의 토크쇼는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회차마다 그 느낌이 매우 달라집니다. 지난 번 '위대한 탄생' 출신의 백청강과 이태권을 불러다가 스승 김태원의 뒷담화를 하도록 유도심문함으로써 배은망덕(?)한 제자들로 만들었던 방송은 매우 불쾌했는데, 비스트 6명의 무대로 꾸며진 이번 주의 방송은 아주 괜찮았습니다. MC들이 던지는 특유의 독한 멘트들도 이번에는 불편하지 않았던 것이,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멤버들에게 시선을 집중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스트의 입장에서는 MC들이 짖궂게 대해주는 것을 오히려 고마워할만한 상황이었지요. 평소 아이돌에게 큰 관심이 없는 편이다 보니, 비스트 6명을 모두 알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각종 예능이..
이소라의 '제발'을 불러서 1위를 차지했을 때, 김범수는 환호성을 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거의 펄쩍펄쩍 뛰며 기쁨을 만끽했습니다. 데뷔 13년만에 1위를 해본 것은 처음이라면서 감격했습니다. 김범수처럼 가창력을 인정받는 가수가 13년 동안 어떤 순위 프로그램에서도 1위를 해본 적 없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이 경악했었지요. 지나치게 아이돌 위주로만 흘러가는 가요계의 현실에 새삼스런 비판이 가해지는 계기가 되기도 했습니다. 꾸밈없이 솔직하게 기뻐하는 김범수의 모습은 보기 좋았습니다. 그로부터 한 달 후, 제작진이 바뀐 '나가수'는 한달간의 정비 작업을 거쳐 다시 시작되었지요. 그런데 김범수는 아직도 한달 전에 했던 1위의 추억을 곱씹으며 자아도취에 빠져 있는 것처럼, 제 눈에는 좀 그렇게 보였습니다. 거의 알..
'1박2일' 200회 특집은 고창에서의 농활 체험으로 시작되었습니다. 잔치 음식을 상다리 부러지게 차려놓은 것을 보고 좋아하기보다는 오히려 불안해하던 멤버들의 우려가 맞아떨어진 셈입니다. 다른 회차보다 훨씬 더 고된 노동이 기다리고 있었던 거죠. 그러나 벅찬 일거리가 주어졌을 때 투덜거리는 멤버는 단 한 명도 없었습니다. 모두 기꺼이 즐거운 마음으로 농사일 돕기에 임하는 것을 보니 얼마나 대견했는지 모릅니다. 나영석 PD는 분명히 게임에 이겨서 늦게 출발할수록 더 쉬운 일거리가 주어진다고 했는데, 상황을 보니 전혀 그렇지도 않더군요. 옥수수 쪽은 일거리가 많았지만 김종민과 이승기가 함께 갔기 때문에 그런대로 할만해 보였고, 수박 쪽은 무게가 장난 아니었지만 천하장사 강호동의 힘 덕분에 크게 힘들어 보이진..
현재 KBS Joy에서 '이소라의 두번째 프로포즈'가 화요일 심야에 방송되고 있습니다. 케이블 프로그램을 시간 맞춰서 기억했다가 챙겨본다는 게 제게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라서 띄엄띄엄 보고 있지만, 이번에는 김범수와 이소라의 '행복을 주는 사람'을 또 다른 분위기에서 다시 한 번 듣고 싶은 마음에 일부러 기다렸습니다. '나는 가수다'의 중간평가 무대에서 들었던 그 듀엣의 감동을 좀처럼 잊을 수 없었거든요. '나가수'에서 이소라가 불렀던 노래들이 다 좋았지만 저는 그 중에서도 '행복을 주는 사람'이 가장 좋았다고까지 말할 수 있는데, 그 무대를 끝으로 그녀가 최하위를 기록하고 하차하게 되었으니 참 허무하기도 했습니다. 김범수의 등장은 다음과 같은 이소라의 소개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분이 프로포즈에 나오신다..
앞으로 2개월하고 12일이 더 지나서 9월 19일이 되면, 김병욱 감독의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이 첫방송됩니다. '지붕뚫고 하이킥'이 2009년 9월에 시작되었으니, 꼭 2년만의 재회(?)로군요. 저는 벌써부터 반갑습니다. 저절로 신명이 나서 어깨가 들썩거릴 정도로 반갑습니다..ㅎㅎ 그런데 오늘은 가수 이적이 '하이킥3'의 음악감독을 맡으며 합류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건 그야말로 금상첨화로군요. '무한도전'에서 유재석이 담담히 털어놓는 인생 스토리를 듣고 '말하는 대로'와 같은 명곡을 탄생시킨 이적이라면, 스토리의 전개와 캐릭터의 특성을 깊이 파악하여 가장 잘 어울리는 음악들로 재미와 감동을 더해 줄 거라 믿습니다. 더구나 이적의 역할은 음악감독에서 그치지 않고 고정출연과 내레이션까지 겸..
"디스(diss) 또는 디스 곡은 respect의 반대인 disrespect의 줄임말로, 주로 다른 그룹이나 사람을 폄하하거나 공격하기 위한 행동 혹은 노래를 일컫는다. 음악적인 풍자와 공격이 항상 존재하는 동안, 디스는 점차 힙합이란 장르에 마치 치열한 경쟁을 하는 듯 보편적으로 자리를 잡아갔다. 친한 사이임에도 장난스레 디스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실제 감정을 표하는 경우까지 수위가 다양하다." - 출처 '네이버 위키백과' 지난 주말은 오랜만에 '정말 좋은 방송'을 즐길 수 있어서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무한도전'의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는 저절로 어깨가 들썩거리는 흥겨움을 선사해 주었고, '남자의 자격'에서 기획한 '청춘합창단'은 저절로 눈물이 흘러내릴 만큼 진한 감동을 선사해 주었습니다. 제..
이번에는 저의 예상이 맞을 듯 합니다. 재탕이라는 우려와 차가운 시선에도 불구하고 '남자의 자격 - 청춘합창단'은 그 출발부터가 심상치 않군요. 폭발적인 시청률을 기대할 수는 없을지 몰라도 그 질적인 면에서는 충분히 대박을 기대할만하다는 것이 '청춘합창단'의 시작을 지켜 본 저의 소감입니다. 하긴 '남자의 자격'은 원래 조용하고 느릿한 예능이지요. '청춘합창단'은 여러모로 '남격'의 컨셉과 가장 잘 어울리는 아이템이었습니다. 오디션 참가자들은 저마다 깊은 사연을 지니고 계셨으며, 한 분 한 분이 모두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평생 노래와 함께 살아온 분들이어선지 선량하고 겸허한 인품과 교양이 그대로 묻어나오는 모습들도 보였습니다. 그 아름다움을 빠짐없이 제 글 속에 담고 싶지만 불가능한지라, 가장 깊이 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