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예능과 다큐멘터리 (652)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1차 경연에서 당당 1위를 차지했던 BMK의 탈락은 꽤 큰 충격이었습니다. 아무리 전체적으로 박빙의 승부였다 하더라도 설마 1위였던 사람이 탈락하게 될 거라고는 전혀 생각 못했으니까요.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을 보면 2차 경연의 득표수는 1차 경연 때와 달리 가수들마다 상당히 큰 편차가 났다는 이야기가 되겠군요. 즉 2차 경연에서는 BMK가 엄청난 차이로 꼴찌 중의 꼴찌를 했다는 이야기인데, 저는 이번 2차 경연도 1차 경연과 마찬가지로 박빙일 거라 생각했기 때문에 정말 의외였습니다. 제작진이 구체적인 득표수를 공개하지 않는다면, 확신할 수는 없지만 속으로 의구심을 품는 시청자가 적지 않을 거라고 예상됩니다. 하지만 아무리 말 못할 사정들이 난무하는 곳이라 해도 설마 득표수를 조작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믿어..
'나는 가수다'에 출연했던 임재범의 모습을 개그맨 정성호가 너무 똑같이 흉내내어서 '도플갱어' 소리까지 듣는다는 기사를 읽었지만 큰 관심은 없었습니다. 비슷해봐야 뭐 얼마나 비슷하겠는가 생각했지요. 그런데 '세바퀴'에 출연한 정성호의 모습을 보고는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얼핏 잠들었다가 눈을 떠 보니 '세바퀴'가 방송되고 있었는데, 순간 진짜 임재범이 출연한 줄 알고 깜짝 놀랐거든요. 단지 옷차림과 머리 모양이 비슷하다는 이유로는 설명할 수 없을 만큼, 저절로 풍겨나오는 아우라마저 흡사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런 줄 몰랐는데 두 사람의 얼굴도 많이 닮은 것 같더군요..;; 처음 도플갱어 운운하는 기사만 읽었을 때는, 제가 좋아하는 가수 임재범을 코미디의 소재로 사용하는 것 같아서 별로 마음에 들지 ..
많은 궁금증과 기대 속에 기다려 온 ‘무한도전’의 야심작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가 드디어 방송되었습니다. 과연 그들은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더군요. 7팀은 모두 제각각의 특성을 살려 최고의 노래를 만들었고 최고의 공연을 했습니다. 비록 현장에 있지는 않았으나 뜨거운 함성과 열기는 제 방까지 전해져 왔고, 덕분에 저도 그들과 더불어 마음껏 신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모든 노래가 다 좋았지만 그 중에도 저를 가장 큰 충격에 휩싸이게 한 것은 첫번째 무대를 장식했던 ‘파리돼지앵’ 팀의 ‘순정마초’였습니다. 정형돈과 정재형이 그 동안 너무나 코믹하고 허술한 모습만을 보여 왔기 때문에, 이 정도 퀄리티의 음악이 탄생할 거라고는 솔직히 전혀 예상 못하고 있었거든요. 뮤지션으로서 정재형의 실력을 과소평가한 건 아..
'해피투게더' 200회 특집에서 가장 제 눈을 사로잡은 사람은 김신영이었습니다. 언젠가 김신영의 선배이자 스승으로서 이영자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신영이는 개그우먼으로서 정말 훌륭한 재능을 지녔고 열심히 하니까 앞으로도 계속 잘 될 거예요. 그런데 신영이가 정말 여자로서도 행복할 수 있을까 생각하면, 대견하면서도 걱정이 돼요. 직업적인 성공도 중요하지만 여자로서의 행복도 중요한데..." 그리고 이번에 함께 출연한 정선희 또한 김신영을 가까이에서 겪어 보니까, 예능인으로서 적합한 성격은 아닌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의외로 내성적이고 어두운 면도 많고, 무엇보다 인생에 대해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한다면서 말이지요. 그토록 깊은 고민을 하는 와중에도 개그를 위한 아이디어들을 무궁무진하게 짜내는 걸 보..
'남자의 자격 - 청춘합창단'이 공식 출범을 앞두고 있지만 대중의 반응은 좋지 못한 편입니다. 남자는 죽기 전에 꼭 두 번씩 합창을 해봐야 하는 거냐고 비아냥거리는 목소리도 여기저기서 들립니다. 최근 '남자의 자격'은 여러모로 힘든 상황이군요. 많은 노력과 비용을 들여 기획했던 대형 프로젝트 '배낭여행'은 결국 별다른 화제를 불러일으키지 못한 채 실패로 돌아갔고, 설상가상 책임자였던 신원호 PD의 종편행이 확정되면서 지휘 체계마저 흔들리고 있습니다. 이 와중에 작년 '하모니'의 성공을 재탕하려는 듯한 중복 아이템이 또 시작되었으니, '청춘합창단'의 운명은 참으로 위태롭게만 보입니다. 하지만 저는 그래도 '청춘합창단'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죽기 전에 해야 할 101가지 일들 중에 '합창'이 두 번이나 들어..
요즘 저의 토요일 저녁은 '무한도전'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부터 '무한도전'이 약간 매니아적 예능의 느낌을 풍기면서 제 취향과 맞지 않는다고 생각될 때도 많았기 때문에 한동안은 시청하지 않고 지냈는데, 얼마 전부터 다시 푹 빠져버렸거든요. '무한도전 가요제'는 '나가수'와 마찬가지로 '음악'과 '예능'의 성공적 결합이면서, '나가수'에 비해 훨씬 웃음이 많이 발생하는 예능적 요소를 더 많이 확보하고 있습니다. 그에 비해 '나가수'는 훨씬 더 진지한 '음악' 쪽에 초점이 맞춰져 있지요. 하지만 '무도 가요제'의 음악이 진지하지 않고 그저 장난스럽기만 하냐 하면 또 그렇지도 않습니다. 예술이란 한없이 무겁고 진지한 것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새털처럼 가볍고 편안한 것일 수도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 멋..
지금은 명실상부한 오디션 예능의 시대입니다. 케이블에서 시작된 '슈퍼스타K' 시리즈의 성공이 그 도화선이 되지 않았나 싶은데요, 가장 간편한 형식으로 승부를 가늠할 수 있는 '노래' 위주의 오디션이 먼저 붐을 이루어 '위대한 탄생'의 스타들을 배출해냈지요. 그 범위는 기성 가수들에게까지 넓혀져 '나는 가수다' 열풍을 몰고 왔으며, 인기 최고의 아이돌 가수들조차도 그 물결에 휩쓸려 '불후의 명곡2' 등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일반인으로서 도전하기 쉽지 않은 피겨스케이팅조차 김연아의 깃발 아래 모여 '키스앤크라이'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그런가 하면 분야의 한계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각자의 재능을 뽐낼 수 있는 '코리아 갓 탤런트'와 같은 프로그램도 생겼습니다. 그리고 이제 또 하..
'위대한 탄생' 출신들의 MBC 출연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시즌2를 준비하면서 '슈퍼스타K3'와 차별화되는 장점을 제시하기 위해서겠지요. 이번 주에는 백청강, 이태권, 셰인, 데이비드오가 '라디오스타'에 출연했군요. 개인적으로 '라디오스타'라는 방송을 그리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4MC들의 거칠고 독특한 진행이 때로는 속을 시원하게 해주지만, 때로는 오히려 속을 박박 긁어 놓기도 하거든요. 전혀 다듬어지지 않은, '제멋대로'라는 말이 꼭 어울리는 '라스'의 진행을 무방비 상태에서 시청하다 보면, 가끔은 순식간에 허를 찔려서 몹시 불쾌한 심정이 되곤 합니다. '라스'의 4MC는 게스트가 있거나 말거나 자기들끼리 찧고 까불며 짖궂은 말들을 한 마디씩 툭툭 주고받는 것이 원래의 특성입니다. 처음 시작할 때부터 ..
'1박2일-명품 조연 특집'은 모든 준비가 철저했던 '여배우 특집' 때와 달리 제작진의 준비 소홀이 너무 심하게 드러나는 바람에, 괜히 애먼 시청자 입장에서마저 모처럼 초대된 배우들에게 좀 미안한 생각이 드는 특집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멋진 형님들은 그 부족한 와중에도 충분히 아름다운 방송을 만들어 주셨군요. 덕분에 '1박2일-명품 조연 특집'은 마치 대학시절의 MT가 그대로 재현된 듯, 깊은 향수를 자극하는 방송이었습니다. MT에서는 항상 '밥 해먹는 일'이 제일 중요하지요. 모두 힘을 합쳐 열심히, 아주 열심히 밥을 지어 먹고 나서는 자유로운 시간이 펼쳐집니다. 한쪽에서는 기타 치며 노래를 부르고, 한쪽에서는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아무것도 규격화되거나 강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릴랙스하게 즐기는 ..
이제 '나는 가수다'를 볼 일이 없을 거라고까지 생각했었는데, 지난 번 '놀러와'에 출연했던 조관우의 입담과 노래 실력에 새삼스레 반한 나머지 다시 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또 상처만 남았군요..;; 첫 출연에 꼴찌라는 수모를 겪을 뮤지션은 결코 아니건만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은, 제가 보기엔 선곡이 좀 실수가 아니었나 싶어요. 원미연의 '이별여행'은 조관우의 팔세토 창법에 그리 썩 잘 어울리는 노래가 아니었다는 생각입니다. 멋있긴 했지만, 큰 감동은 오지 않았어요. 본인이 꼭 불러보고 싶었던 노래라고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했을 때 반드시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지요. 말하자면 첫 출연에 과한 모험을 한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키를 변경하지 않고 여성 소프라노의 음역대를 그대로 소화하는 조관우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