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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수' 조관우 장혜진, 자기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아쉬움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나가수' 조관우 장혜진, 자기 노래를 부르지 못하는 아쉬움

빛무리~ 2011. 6. 20.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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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나는 가수다'를 볼 일이 없을 거라고까지 생각했었는데, 지난 번 '놀러와'에 출연했던 조관우의 입담과 노래 실력에 새삼스레 반한 나머지 다시 보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결국은 또 상처만 남았군요..;; 첫 출연에 꼴찌라는 수모를 겪을 뮤지션은 결코 아니건만 결과가 이렇게 된 것은, 제가 보기엔 선곡이 좀 실수가 아니었나 싶어요. 원미연의 '이별여행'은 조관우의 팔세토 창법에 그리 썩 잘 어울리는 노래가 아니었다는 생각입니다. 멋있긴 했지만, 큰 감동은 오지 않았어요. 본인이 꼭 불러보고 싶었던 노래라고 하지만, 하고 싶은 것을 했을 때 반드시 결과가 좋은 것은 아니지요. 말하자면 첫 출연에 과한 모험을 한 게 아니었나 싶습니다.

키를 변경하지 않고 여성 소프라노의 음역대를 그대로 소화하는 조관우의 능력은 그야말로 뛰어난 것이었습니다. 언젠가 김범수는 '늪'의 편곡을 준비하면서 "내가 조관우 선배처럼 가성 창법을 사용하면 무척 힘이 없게 느껴지기 때문에 안되고, 평소대로 진성을 사용하자니 음역대를 소화할 수 없을 것 같다"고 애로사항을 말했었죠. 결국 김범수는 1절에서 가성을, 2절에서 진성을 사용하여 둘 다 성공해내긴 했지만, 역시 가성으로는 조관우와 견줄만한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무력하게 느껴지기 쉬운 가성을 사용하여 아버님이신 조통달 명창께 인정받을 만큼 힘있는 노래를 불러낸다는 것이 조관우만의 특화된 매력이죠.

그런데 사실 이제 와서 이런 말을 한다는 게 좀 어이없긴 하지만, 첫 출연에 그의 대표곡인 '늪'이나 '모래성'을 부를 수만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는 생각이 아주 심하게 들었습니다. 이렇게 어처구니없는 순위가 나오지도 않았을 것이며, 무엇보다 우리 시청자들은 오랜만에 오리지날 명곡을 라이브로 감상하는 특혜를 누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기억하십니까? BMK의 '꽃피는 봄이오면'과 임재범의 '너를 위해'가 우리 마음속에서 얼마나 깊은 반향을 일으켰던지 말입니다. 김연우의 '여전히 아름다운지'는 또 어땠습니까? 그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설레게 하는 가수들이 눈앞에 걸어나와, 그 제목만으로도 향수를 자극하는 자신의 대표곡을 불러 줄 때 우리는 얼마나 행복했습니까?


장혜진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나미의 '슬픈 인연'이라는 노래는 굳이 선곡 미스라고까지 생각되진 않았으나, 역시 많이 아쉬웠습니다. 과도한 긴장으로 인해 마치 눈물이 섞인 듯 가늘게 떨리던 목소리가 오히려 분위기를 살려 준 느낌이 있었지요. 만약 그녀가 자신의 대표곡인 '1994년 어느 늦은 밤' 이나 '꿈의 대화'를 들려주었다면 어땠을까요? 우리 마음속에 가득 차오르는 그리움이 그 노래에 실려 하늘로 떠오르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재녹화에 대한 책임감으로 자진하차한 JK김동욱에 대해서도, 나중에서야 진하게 남는 아쉬움은 그의 대표곡인 '미련한 사랑'을 듣지도 못하고 떠나보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뭐 그 당시에는 임재범의 석연찮은 하차로 인해 분노가 머리끝까지 치솟아서 다른데 신경쓸 여유가 없었지만, 나중에 생각해 보니 참 아쉽더군요. 사실은 JK김동욱도 제가 많이 좋아하는 가수였거든요. 저는 '미련한 사랑' 뿐만 아니라 '가진 것 없는 나'라는 노래도 무척 좋아했었습니다. 그런데 좀처럼 오지 않는 공중파 출연 기회를 잡았음에도 자신의 대표곡 한 번 부르지 못하고 떠나야 했으니 그 마음이 얼마나 허전했을까 싶습니다.

초기 멤버들도 그랬고 중간에 합류한 가수들 역시 첫 출연 때에는 자기 노래를 부르는 것이 원래의 제도(?) 아니었나요?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대표곡'이 없는 옥주현 때문에 그 제도가 사라졌다고 하더군요. 하지만 핑클의 노래 중에서도 잘 찾아보면 있을법한데 말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루비(淚悲)'라는 곡을 좋아하는데, 그 정도 노래라면 편곡을 잘 해서 충분히 나름의 매력발산을 할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소녀시대의 '런데빌런'도 편곡을 통해서 멋지게 재탄생하는 무대가 '나가수'인데요.


좀처럼 브라운관에서 볼 수 없었던 이 귀한 명품 가수들을 애써 불러다 놓고, 정작 그들 자신의 대표곡을 부를 기회를 차단해 버리는 이유가 뭔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먼저 자기 노래를 하고 나서 그 다음에 남의 노래를 해야 뭔가 제대로 되는 거 아닌가요? 처음부터 다짜고짜 남의 노래로 시작해야 하는 그들의 입장이 참으로 안스러워 보였습니다. 설상가상 첫 출연부터 순위도 너무 처참했고... 마음이 안 좋아서 보고 싶은 생각이 다시금 사라져 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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