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ISTORY 2014 우수블로그
TISTORY 2012 우수블로그
TISTORY 2011 우수블로그
TISTORY 2010 우수블로그
Recent Posts
Recent Comments
Link
관리 메뉴

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차인표... 이 사람, 볼수록 참 아름답다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차인표... 이 사람, 볼수록 참 아름답다

빛무리~ 2011. 6. 16. 16:53
반응형




차인표는 최근 '오늘예보'라는 제목의 소설을 발표했는데, 이 소설을 쓴 이유는 바로 생명의 소중함을 말하고 싶어서였다는군요. 6월 14일, 소설 출간과 관련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차인표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간 삶의 메뉴에 여러 가지가 있지만 자살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자살은 결코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세상을 끝까지 살아내는 것,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생명을 계속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이어서 또 말했습니다. "(연예인들이) TV 프로그램에서 힘들어서 자살하려고 했다는 말을 너무 쉽게 하는 걸 보고 깜짝 놀랍니다. 얼마나 힘들었을지는 공감하지만, 방송에서 해서는 안 될 말이죠. 자살을 하려고 했다는 것은 살인하려고 했다는 말과 같은 것입니다."

차인표의 위 발언들은 그 자체로 너무나 숭고하고 완벽한 것이기 때문에, 제가 감히 무슨 말을 덧붙일 엄두조차 나질 않는군요. 그냥 수백 수천 번을 입 속에서 되뇌이며 그 감동을 깊이 간직할 뿐입니다.

*******

제 기억으로 2010년 SBS 연기대상은 그 해의 마지막 날 밤 10시쯤에 시작했는데 시상식이 예정보다 엄청나게 늘어지면서 새벽 2시를 훌쩍 넘겨서 끝났던 것 같습니다. 너무 길어서 지쳤던 데다가 대상을 받은 고현정의 오만하기 짝이 없는 무개념 수상소감을 듣는 바람에, 막판에 기분 좋게 끝나기는 커녕 신년벽두부터 짜증만 잔뜩 남은 채로 잠들어야 했던 사상 최악의 시상식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무척이나 기분을 좋게 만들어 준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배우 정보석은 수많은 시청자의 바램과 달리 대상은 커녕 최우수상도 아닌 우수상으로 만족해야 했지만, 더없이 행복한 표정과 겸허한 수상 소감으로 마음을 편안하고 즐겁게 해 주었지요. 그리고 또 한 사람은 바로 차인표였습니다.

프로듀서상을 받은 차인표는 마이크를 잡고 이렇게 말했습니다. "새해가 밝았는데 행복한 일들을 하셔야죠. 여러분, 컴패션을 통해 세계의 가난한 어린이들과 1:1 결연을 맺으십시오. 결연하시는 순간부터 여러분의 인생이 더욱 더 행복해질 것입니다!"

어찌 보면 생뚱맞은 소리라고 생각할 수도 있었지만, 나른하던 눈꺼풀을 확 떠지게 할 만큼 신선한 충격이었습니다. 새해 덕담의 종류는 수없이 많이 보았지만, 타인을 돕는 것에서 부터 자신의 행복이 비롯된다는 내용의 덕담은 처음 듣는다 싶었습니다. 특히 연예인이 연말 시상식장에서 저런 말을 할 거라고는 전혀 예상을 못했었지요.


차인표는 아내 신애라를 통해 처음 컴패션과 인연을 맺게 되었다고 합니다. 신애라가 가기로 되어 있던 컴패션 해외 홍보 촬영을 피치못할 사정으로 대신 가게 되었는데, 그 때 차인표는 마지못해 비행기에 타며 1등석을 요구했었다지요. 그렇게 그저 일로만 생각하고 갔던 현장에서 순수한 눈빛의 아이들을 만나면서 인생이 완전히 변화되었다고 차인표는 나중에 말했습니다. 그 후로 차인표와 신애라 부부는 열심히 컴패션을 통한 결연 후원을 홍보할 뿐 아니라, 본인들 스스로 아이를 2명이나 공개입양하는 실천까지 보여주었습니다.

*******

2001년 5월, 차인표가 아내 신애라에게 띄운 편지가 참 유명했죠? 글솜씨도 유려할 뿐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진심이 너무도 절절하여, 읽을 때마다 사람의 마음을 울립니다.

"며칠 전 노래방에 갔을 때, 당신은 '요즘 노래를 아는 게 없다' 면서 당황해 했었죠? 나는 속으로 더 당황했어요. 당신이 모르는 최신곡들을 나는 알고 있었으니까요... 연애할 때, 두시간을 불러도 다 못 부를 정도로 많은 노래를 알던 당신이었는데, 왜 노래를 못 부르게 되었나요? 그 동안 무얼 했나요? ...내가 운동하고 노래 부르는 동안, 당신은 무얼 했나요? 당신은 정민이 낳고, 놀아주고, 밥 먹이고, 목욕시키고, 동화책 읽어 주고... 그러면서 내 얼굴 피부 나빠졌다고 억지로 피부과에 데려가 마사지 받게 하고, 젊게 보여야 한다고 백화점 데려가 청바지 사 주고......


나는 당신을 작년보다 올해 더 사랑합니다. 어제보다 오늘 더 사랑하구요, 오늘보다 내일 더 많이 사랑할 겁니다. 당신은 어느새 존경하는 내 어머니의 모습을 닮아 있네요. 나 당신 옆에 오래 있을게요. 당신은 오래만 살아주세요. 더 많이, 더 깊게 사랑할 수 있도록......"


그 잘생긴 남편이 마음씨마저 이렇게 진국이니, 신애라는 참으로 행복한 여자입니다. 너무나 행복이 흘러넘치다보니 타인에게 나눠주고 싶은 마음도 저절로 우러난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

차인표는 미국 영주권을 포기하고 29세라는 늦은 나이에 군대를 갔습니다. 더구나 그 때는 신애라와 결혼해서 얼마 안 된 신혼이었습니다. 솔직히 그 때는, 저럴 거면 군대 다녀와서 결혼을 하지 왜 신혼의 아내를 2년 넘게 생과부 신세로 만드나 하는 생각도 좀 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와 생각하니, 두 사람의 흔들림 없는 사랑을 일찌감치 세상에 확실하게 외치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그 때는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지만 연예인들의 사생활이 대중의 입방아에 오르내리는 것은 마찬가지라, 그들의 결혼을 두고도 세상은 참 많이 시끄러웠으니까요. 

'야심만만'이었나? 언젠가 토크쇼에 나와서 했던 이야기입니다. 입대하자마자 차인표가 배정받은 숙소에는 약간 정신연령(?)이 낮은 동료가 포함되어 있었는데, 어느 날 그 동료가 모두 잠든 캄캄한 밤에 불현듯 외치더랍니다. "야, 신난다~! 제대까지 758일 밖에 안 남았다!" 차인표는 곤한 몸으로도 이런저런 생각에 잠을 못 이루고 있었는데,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왈칵 눈물이 쏟아지더라고 했습니다. 셀 수 없을 만큼 까마득한 제대 날짜... 세상의 차가운 시선 속에 홀로 남겨두고 온 아내... 그의 착잡했던 심경을 왠지 이해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참 많은 연예인들이 사랑하면서도 아니라고 부인하지요. 심지어는 결혼하고서도 안했다고 잡아떼는 사람들도 있지요. 또 어떤 사람들은 아이가 다 커서 학교에 갈 때까지 혼인신고조차 안 하고 살기도 한다더군요. 군대 문제는 또 어떻습니까? 군대에 가지 않으려고 수단방법을 안 가리는 사람들이 연예인뿐만 아니라 얼마나 많습니까?


그런데 차인표는 미국 영주권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합법적으로 군면제를 받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그 혜택을 포기하고 늦은 나이에 당당히 현역 입대를 했습니다. '사랑을 그대 품안에'로 센세이션을 일으키며 데뷔해서 한창 인기를 얻을 무렵에 열애설이 터졌지만, 그는 한 번도 부인하지 않고 즉시 인정했으며 곧바로 결혼까지 감행함으로써 이런저런 의혹이 일어날 여지조차 남기지 않았습니다. 삶의 중요한 문제에 있어, 그의 결정은 참으로 단호하고 깨끗했습니다.

오늘 문득 생명의 소중함을 말하는 그의 인터뷰 기사를 읽으니, 오래 묵은 감동마저 다시 들고 일어나서 저로 하여금 이런 글을 쓰게 하는군요. 눈만 뜨면 자살이 난무하는 이 세상에서... 툭하면 자살하겠다는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세상에서... 심지어 자살하겠다고 남을 협박까지 하는 이 세상에서... 차인표의 간절한 외침은 사막의 오아시스처럼 느껴졌습니다.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 세상을 끝까지 살아내는 것, 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생명을 계속하는 것뿐입니다."



반응형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