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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 비스트, 요절복통할 비주류의 반란 본문

예능과 다큐멘터리

'라디오스타' 비스트, 요절복통할 비주류의 반란

빛무리~ 2011. 7.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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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스타'와 같이 독한 컨셉의 토크쇼는 방향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회차마다 그 느낌이 매우 달라집니다. 지난 번 '위대한 탄생' 출신의 백청강과 이태권을 불러다가 스승 김태원의 뒷담화를 하도록 유도심문함으로써 배은망덕(?)한 제자들로 만들었던 방송은 매우 불쾌했는데, 비스트 6명의 무대로 꾸며진 이번 주의 방송은 아주 괜찮았습니다. MC들이 던지는 특유의 독한 멘트들도 이번에는 불편하지 않았던 것이, 그렇게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낮은 멤버들에게 시선을 집중시키는 긍정적 효과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스트의 입장에서는 MC들이 짖궂게 대해주는 것을 오히려 고마워할만한 상황이었지요.

평소 아이돌에게 큰 관심이 없는 편이다 보니, 비스트 6명을 모두 알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각종 예능이나 시트콤에서 낯익은 이기광과 윤두준, 그리고 최근 '불후의 명곡2'를 통해 존재감을 드러낸 양요섭, 이렇게 3명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그 얼굴들이 참 낯설게 느껴지더군요..;; 그래도 용준형은 최근 구하라와의 열애설 때문에, 장현승은 한 때 빅뱅의 멤버였다는 것 때문에 얼핏 이름을 들어 본 기억이 났지만, 특히 막내 손동운의 경우는 이름조차 한 번도 들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게스트가 착석을 하자마자 김구라는 노골적으로 독한 멘트를 날렸습니다. "그룹 안에서도 차이가 좀 있잖아요?" 말하자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이기광, 윤두준, 양요섭은 메이저(주류)이고 그렇지 못한 용준형, 장현승, 손동운은 마이너(비주류)라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시청자들이 얼굴만 보고는 이름을 알 수 없을까봐 염려한 제작진은 비주류 3명에게만 특별히 '명찰'을 준비해 주었더군요..;; 

비스트는 그 동안 미니앨범으로만 활동해 오다가 이번에 정규앨범 1집이 나왔는데, 비록 좁은 무대지만 6명이 나와서 맛보기처럼 살짝 보여준 시건방 군무가 꽤나 절도있고 멋있었습니다. 뮤직비디오에는 여배우 박보영이 출연했는데, 그녀의 상대역을 뜻밖에 이기광이나 윤두준이 아니라 용준형이 맡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윤종신이 대뜸 묻더군요. "비주류의 반란인가요?" 역시 독한 멘트였지만 한편으로는 아주 예리하고 정확한 지적이었습니다.

용준형은 비스트의 많은 히트곡을 작사 작곡했기 때문에 저작권료 수입이 상당하다고 합니다. 저작권료가 너무 많이 들어와서 스스로 감당이 안 될 정도라 하니 아마도 지드래곤에 버금가는 수준이 아닐까 싶은데, 팀 내에서 최고 소득을 올리면서도 창작물 수입이라는 이유로 다른 멤버들과 나누지도 않는다 합니다. 이기광과 윤두준의 CF 수입이나 예능 출연료는 활동하지 않은 멤버들과도 모두 똑같이 나누는데 말이죠. 대세녀 구하라의 남자치고는 인지도가 낮은 것 같아서 좀 의아하게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용준형은 비스트 내에서 최고의 실속파였습니다. 무엇보다 뛰어난 작사 작곡의 능력이 있으니 그의 탄탄한 입지는 앞으로도 거의 흔들리지 않을 것 같습니다.

저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 또 한 명의 멤버는 손동운이었습니다. 얼굴은 커녕 이름조차 몰랐던 친구인데, 외모도 눈에 띄게 훤칠한데다가 예능감도 만만치 않아 보였습니다. 낮은 인지도 때문에 방송국 출입이 어렵지 않았냐고 MC 김국진이 묻자 망설이지도 않고 대뜸 "막지는 않아요. 잘생겼으니까" 라고 대답하는 바람에 빵 터졌습니다. 그걸로 부족했는지 진지한 표정으로 한술 더 떠서 "얼굴은 제가 제일 연예인같이 생겼죠?" 라고 반문까지 하더군요..ㅎㅎ 

막내인데도 '귀여움'의 포지션은 양요섭에게 빼앗긴 것 같다는 김국진의 말에 손동운은 "이제는 제가 귀여움을 담당하고 있어요. 뭐라도 해야 할 것 같아서..." 라고 대답했습니다. 나이는 가장 어린지 몰라도 외모는 선이 굵고 남자다운 편이라 귀여운 컨셉이 썩 잘 어울릴 것 같지 않았는데 좀 의외였습니다. 동방신기의 막내 최강창민도 결코 귀여운 이미지는 아니잖아요? 음... 그런데 MC들은 손동운에게 귀여움을 증명할 기회를 주겠다면서 제대로 애교를 부려 보라고 멍석을 깔아 주었습니다.

그러자 손동운은 양손을 머리 위로 올려 토끼 흉내를 내면서 입으로 "뿌우우~" 소리를 냈습니다. 너무 갑작스러워서 놀람과 당황과 충격이 이만저만 아니었습니다. 방송을 보신 분들은 모두 공감하시겠지만 그 느낌을 도저히 글로는 표현할 수가 없네요..;; 다만 저 독한 4MC들이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몇 장의 캡처 사진으로 짐작이나 해보시길 바라겠습니다. 놀람과 충격의 순간이 지나가자 걷잡을 수 없는 웃음이 터져나왔습니다. 그야말로 요절복통이었습니다.

한 번으로 그치지 않고 손동운의 거침없는 애교는 계속 이어졌습니다. 두 손으로 양 볼을 감싸는 등 여성적인 동작들을 하면서 입으로는 계속 희한한 소리를 내는 것이었습니다. 애교 자체만 놓고 보면 그리 특별한 건 아니었는데, 카리스마 넘치는 남성적인 외모에서 느닷없이 텔레토비의 '뽀'와 같은 목소리가 나오는 바람에 가장 놀랐던 것 같습니다. 오죽하면 자타공인 4차원 MC 김희철이 한참이나 멍한 표정을 짓고 있더군요. 저는 그런 김희철의 모습이 너무 웃겼어요. 

이렇게 용준형과 손동운은 '라스' 출연을 계기로 자신들의 이름을 알리고 존재감을 급상승시키는 데 성공했습니다. 비스트의 소속사에서 6명을 모두 '라스'에 출연시킨 이유 자체가 비주류 3명의 반란을 보여주려는 의도였던 것 같고, 그만큼 이 친구들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제대로 마음먹고 나온 듯 싶군요. 개인적으로 이렇게 상큼하고 재미있는 반란이라면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저는 원래 이렇게 웃음이 많지 않은 편인데, 손동운의 애교 퍼레이드와 MC들의 리얼한 반응은 반복해서 계속 돌려봐도 그 때마다 웃음을 참을 수가 없네요 ㅎㅎ) 이번 주에는 장현승의 활약이 비교적 부족했지만, 다음 주에는 전체적으로 더욱 업그레이드 된 비주류의 반란을 감상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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