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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무리의 유리벽 열기

'보쌈 - 운명을 훔치다' 이제 화인옹주 수경(권유리)의 존재는 권력 투쟁의 한가운데서 양쪽 모두에게 죽어야만 하는 사라져야만 하는 존재가 되었다. 그 운명이 너무도 아픈 이유는 양쪽 모두가 그녀의 가족이기 때문이다. 임금 광해군(김태우)은 친아버지요 좌의정 이이첨(이재용)은 시아버지다. 자신을 죽이려는 시아버지의 마수를 피해 궁녀로 변장하고 궁궐로 숨어든 수경... 당연히 부모의 품에 안겨 목숨을 구할 수 있으리라 믿었건만 상궁 김개시(송선미)가 나서서 생모 소의윤씨(소희정)와의 만남을 가로막으며 옹주에게 죽어달라 청한다. 너의 생존은 왕에게 누를 끼칠 뿐이라고, 너의 존재를 빌미로 당쟁이 격화되고 끝내는 진짜 역모가 일어나게 될 거라고, 아비인 임금과 종묘사직의 안위를 위하여 너는 죽어야만 한다고 말..

드라마 '모범택시' 11회는 뜻밖에도 왕 수사관(이유준)이 시체로 발견되며 충격적인 엔딩으로 마무리되었다. '시신 없는 살인 사건'을 수사중이던 검사 강하나(이솜)는 시신 유기 방법을 알아내기 위해 용의자 구영태(이호철)의 측근인 심우섭(정강희)을 정보원으로 포섭했다. 심우섭은 구영태를 취하게 만들어 정보를 얻어내는 데 성공하지만 강하나에게 전화로 그 사실을 보고하던 중 구영태와 그 쌍둥이 형인 구석태에게 발각되어 쫓기는 처지가 되고 만다. 통화 중에 위험을 감지한 강하나는 휴대폰 신호가 잡힌 경동시장으로 즉시 심우섭을 구하러 출동한다. 도중에 수사관 왕민호(이유준)와 통화하는데... "지금 무엇보다 중요한 건 심우섭의 안전이에요" "알고 있습니다. 제가 꼭 지키겠습니다!" 언제나 강하나의 곁에서 커다란..

배우 정일우가 2년만에 다시 사극으로 돌아왔다. '보쌈 - 운명을 훔치다' 과부 보쌈을 직업으로 하는 건달 '바우'가 실수로 광해군의 딸 화인옹주(권유리)를 납치하게 되면서 예상치 못했던 여러가지 일들이 벌어진다. 옹주를 보호하지 못했다고 왕에게 추궁받을 것이 두려웠던 옹주의 시아버지는 먼저 죽은 남편을 따라 목을 매었다는 거짓말로 급기야 이틀만에 옹주의 장례식을 치르며 산 사람을 죽은 사람으로 만든다. 제목만 봤을 때는 코믹 터치의 가벼운 퓨전사극인 줄 알았는데 뚜껑을 열고 보니 의외로 무거운 편이다. 수절을 강요당하는 여성들의 힘겨운 삶을 비롯하여 당시의 어려웠던 시대상을 볼 수 있고 권력을 위해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정치인들의 비정한 모습까지 담겨 있다. '보쌈' 모처럼 볼만한 사극이 나온 것 ..

얼마 전 종영한 카카오TV의 웹드라마 '도시남녀의 사랑법'을 매우 인상깊게 보았다. 6명의 청춘 남녀들이 모두 매력적이었지만 특히 남주인공 박재원(지창욱 분)의 캐릭터는 주책맞게도 밤잠까지 설치며 이 드라마를 기다릴 만큼 내 가슴을 설레게 만들었다. (설렘에는 나이가 없는 모양이다..ㅎ ㅎ ㅎ) 이 한 편의 드라마로 나는 배우 지창욱의 팬이 되었다. 참고로 여주인공 이은오 역을 맡은 김지원은 오래 전 '하이킥3 - 짧은 다리의 역습' 때부터 내가 굉장히 좋아하던 여배우였다. 그 두 사람뿐 아니라 다른 네 명의 청춘들... 최경준(김민석 분), 서린이(소주연 분), 강건(류경수 분), 오선영(한지은)... 아, 그리고 경찰 오동식(최민호)까지 그들이 보여주는 풋풋하면서도 어딘가 쓸쓸한 감성이 정말 좋았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님에 이어 한국에서 두번째로 추기경 서품을 받으셨던 정진석 추기경님이 2021년 4월 27일 밤 10시 15분에 선종하셨다. 올해 91세... 연세가 많으시긴 했지만 편찮으신 줄도 몰랐는데, 갑자기 부고를 접하고 보니 마음이 슬퍼졌다. 요즘은 건강하게 100세 넘기는 분들도 적지 않던데, 좀 더 이 세상에 머물면서 가엾은 우리 국민들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주시면 얼마나 더 좋았을까? 그저 이 땅에 함께 계시다는 것만으로 든든한 위로가 되어주는 분이셨는데... 참고 기사 자료 : news.v.daum.net/v/20210427230031906 정진석 추기경 다 주고 떠나다.."모든 이에게 모든 것을" 천주교 서울대교구장을 역임한 정진석 추기경이 27일 오후 10시 15분 노환으로 서울성..

김수환 스테파노 : "우리에게 뚜렷한 것은 '자유민주주의' 통일이야. 우리가 바라는 것은 보다 나은 어떤 자유를 위해서! 자유를 희생하면서까지 동의를 바라는 건 아닐거야." "궁극적으로 우리가 다 바라는 것은 인간이 참으로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것 이것이 아니겠느냐... 참으로 인간답게 사는 것을 위해서의 통일이지 인간답게 사는 것을 포기하고 인간답게 살 수 없는 환경이 될지도 모르는 통일을 우리가 바라지는 않을 것이고 " 추기경님, 눈물나게 그립습니다. 지금도 하늘에서 이 나라를 보며 울고 계신지요? 코로나19 전염병의 비극은 끝을 보이지 않고 자유와 더불어 생존마저 위협받으며 매일 피를 토하듯 외치는 젊은이들의 소리를 듣고 계신지요? 추기경님께서 계시지 않는 이 땅에 서서히 '자유민주주의'가 사라져 ..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지만 나에게 있어 '열혈사제'는 마음 편히 부담없이 볼 수 있는 드라마는 아니었다. 현재 6회까지 (중간 광고로 반토막씩 나누지 않는다면 3회까지) 시청하는 동안 나는 마치 우리 집 내부가 불특정 다수의 대중에게 공개되는 것처럼 불안했고, 그 안에서 언뜻 언뜻 비치는 왜곡된 모습들에 불편했으며, 어쩌면 우리 집 가장(아버지)처럼 느껴지던 이영준(정동환) 신부님이 억울하게 살해당하고 더러운 누명까지 쓰게 되었을 때는 뻔히 픽션인 줄을 알면서도 슬픔과 분노에 손이 떨리고 가슴이 싸늘해질 정도였다. 나는 작품 속 이영준 신부님과 매우 비슷한 느낌을 주던 신부님을 잘 알고 있다. 수십 년 동안 가톨릭 신앙 생활을 해 왔어도 그런 분을 만나 뵙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나는 운 좋게도 무려..
나는 지금껏 드라마나 영화에 '천주교'라든가 '성당'이라든가 '신부(사제)' 라든가 '수녀'라는 존재들이 소재로 쓰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았다. 객관적으로 생각해 보면 대중에게 더욱 친근한 종교로 다가가는 소통의 창구라고 볼 수도 있고, 그렇기에 나쁜 점보다는 좋은 점이 많다고 볼 수도 있었지만,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매우 못마땅할 때가 많았다. 가장 큰 이유는 작품 속에서 뭔가 '왜곡'된 부분이 드러날 때마다 심히 거슬렸기 때문이고, 또 한 가지 이유는 별 것도 아닌 분위기 메이킹을 위해 천주교나 성당 등의 소재를 너무 손쉽고 안일하게 사용한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이를테면 천주교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 주인공이 갑자기 성당에서 결혼을 한다든가, 뜬금없이 고해소에서 신부님에게 고민상담을 한다든가 이런 장면들조..
'봄이 오나 봄'은 한국 드라마에서 이미 식상해져 버린 영혼(육신) 체인지를 다루고 있지만, 그 방식이 조금은 독특하다. 지금까지의 다른 드라마에서는 영혼(육신) 체인지가 이루어질 때, 언제나 영혼이 육신을 따라갔다. 육신은 원래 있던 자리에 그대로 있고 영혼이 그 육신에 들어오게 되는 식이다. 예를 들자면 '시크릿 가든'에서 폐소공포증을 앓고 있는 김주원(현빈)과 공포증 전혀 없는 길라임(하지원)의 몸이 바뀌었다. 그 상태에서 길라임은 (김주원의 몸으로) 아무렇지 않게 엘리베이터를 탔는데 순간 정전이 되어 엘리베이터가 멈추고, 하필이면 그 때 다시 몸이 바뀌어 버린다. 엘리베이터에 갇혀 있는 김주원의 몸 안으로 폐소공포증 있는 김주원의 영혼이 컴백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기존의 공식이다. 몸이 있는 곳..
'눈이 부시게'의 여주인공 이름은 '김혜자'다. 2인 1역이라 두 명의 여배우가 하나의 캐릭터를 연기하고 있는데, 분량이 더 많은 쪽은 젊고 싱그러운 한지민이지만 배우의 이름과 캐릭터의 이름이 겹쳐지는 상황을 보면 왠지 진짜 주인공은 원로배우 김혜자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25세의 꽃다운 나이에, 타인을 배려하다가 몸만 폭삭 늙어버린 비운의 여주인공이라니 정말 슬프고도 특별하고 신비롭지 아니한가! 어린 시절, 우연히 '시간을 되돌리는 시계'를 얻게 된 김혜자는 사소한 일에도 종종 그 시계의 능력을 이용하지만, 곧 시간을 되돌린 만큼 본인의 시간이 빨라져서 급격히 나이들어 간다는 사실을 발견하고는 사용을 자제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25세가 되던 어느 날 자꾸만 신경이 쓰이는 한 남자를 만나게 되고, 도저히..